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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마감 컴퍼니

김현용 지음
마카롱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3년 1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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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0.59MB)
ISBN 9791159098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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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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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짓을 해도 취업이 안 된다. 갑갑해서 한강을 찾은 김우철에게 이상한 취업의 길이 열렸다.
사람에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지를 계획하고 이를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세상과 작별하게 도와주는 회사, <인생마감컴퍼니>의 대표 이인조가 그를 캐스팅한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던 김우철은 ‘마감지원팀’에 배정된다. 고객과의 상담을 통해 진정 고객이 원하는 마지막 일을 찾아내고 계획한 후, 약을 선사해주는 일이다.
회사일에 큰 감흥이 없는 우정환, 회사일에 감화되어 열정적으로 근무하는 최건웅이라는 두 직속 선배 사이에서 첫 마감 업무를 진행한 김우철은 화려한 여배우의 ‘마감’에서 그들의 부모에게 엄청난 질책을 받고 죄책감과
위화감에 시달린다. 반면 두번째 마감지원에서 김우철은 고객인 할아버지가 자신 인생의 마무리를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편안하게 진행하는 것을 목도하고 묘한 뿌듯함과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과연 김우철은 사형을 수행하는 사형집행인일까, 인간에게 평화를 선사하는 구원자일까?
Prologue

1장 얘는 개새끼. 쟤는 쌍놈의 새끼.

2장 유리 구두

3장 한강에서의 헌팅

4장 첫 번째 마감

5장 인조 이궁

6장 사형 집행인

7장 성장통

8장 김윤경

9장 두 번째 약 배송

10장 허수아비

11장 중 2병을 심하게 앓는 것 뿐이야.

12장 둘 중 하나

13장 안유희

14장 세 번째 마감

15장 불편한 대화

16장 낭떠러지

“너도 알다시피 인조 이 대표님께서 ‘인생마감컴퍼니’를 세웠을 때 전 세계가 떠들썩했잖아. 백수였어도 뉴스는 봤을 거 아니야. 너무 뜬금없는 사업인 데다가 우리 회사 대표 상품인 ‘SPlan’ 때문에 말이야. 솔직히 난 SPlan 설명 듣고 상용화는 절대 불가능할 줄 알았는데 대표님이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합법으로 만들더라니까. 내가 그걸 보고 입사를 결심했지. 저렇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면 평생을 따라가도 좋다고 말이야.”

SPlan은 임사체험을 통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다시 열심히 삶을 살아가자는 것을 대외적으로 표방했지만 속 뜻은 3일에 걸쳐 약을 먹고 죽기 전까지 최대한 자유롭게 살아 보고 죽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3일에 걸쳐 한 알씩 전달되는 약 중 첫 번째를 배달하는 중이었다. ‘SPlan’이 출시되기 전부터 지금까지도 자살을 용인하면 안 된다는 주장과 그것은 개인의 선택이며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 중인데 인조 이 대표는 ‘SPlan’이 출시되기 전 상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유언장 또는 유언 영상을 만든다거나 관에 들어가 본다거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살려는 의지를 드높여 삶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상담 프로그램이자 죽음을 대비하는 인생 설계이며 최후의 수단으로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획기적인 상품입니다.”

인조 이 대표는 ‘최후의 수단’과 ‘개인의 선택’이라는 말을 강조하며 홍보했다.

Splan이 나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정부의 복지 정책 실패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기대 수명은 계속 증가하고 이에 따라 노인 인구도 증가,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저조한 출산율. 정부는 복지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정년을 늘렸지만 효과는 미미했고, 이런 가려운 곳을 긁어 준 것이 인조 이 대표였다. 국회 의원들은 연기를 해 가며 격렬히 반대했지만 실제로 법을 개정할 때는 당연히 통과해야 하는 사안처럼 아주 매끄러웠다.

결과적으로 인조 이 대표는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었다. ‘인생마감컴퍼니’는 인지도는 높았지만, 애초에 논란을 피할 수 없어 항상 여론은 시끄러웠고, 그만큼 부정적인 의견들도 많았기 때문에 회사의 마케팅팀은 부정적인 여론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지금도 부단히 애쓰는 중이다. 그 노력 중 하나로 대표와 마케팅팀은 가입자 중에서 몇 명을 뽑아서 그 유명한 인조 이 대표의 저택을 마감을 위해 무상으로 며칠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원래 호텔로 변경할 계획이었지만 마케팅을 얹었다고 김우철이 설명했다. 인조 이 대표는 잠깐의 이벤트인 척, 호텔로 리모델링한 자신의 저택을 개방했고 오늘의 주인공인 라이진 배우가 첫 사용자였다.


*


“혹시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대답하지 않고 맥주 캔을 바라보았다. 적당히 무시하면 갈 거라고 기대했는데 나의 침묵이 대답이라고 생각했는지 낯선 이는 말을 이어 갔다.

“죽음에는 많은 비용이 들죠. 장례비, 남은 재산을 정리하는 일, 그것을 처리하는 누군가의 시간, 갑작스러운 죽음이라면 누군가의 슬픔까지도 말입니다.”

낯선 이는 나와 상관없이 계속 혼자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당신네 회사에서 장례를 치르라고요?”

안 그래도 나빴던 기분에, 나의 평화로운 시간을 방해하는 사람에게 짜증이 올라와서 나도 모르게 상대를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빈정거렸다. 말 상대를 해줬다간 더 끈질기게 말을 걸 걸 알았기에 ‘아차’ 싶었다.

“아니요.”

낯선 이는 단호했다. 나의 반응에 흥이 올라온 것 같았다.

“당신 인생의 마지막을 당신이 원하는 장면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습니다. 심사는 있겠지만(작은 목소리로 말해서 심사 얘기는 잘 안 들렸다.) 남은 인생을 누구보다 멋지게 계획하는 겁니다! 누구와 보낼지! 마지막에 어떤 모습으로 세상과 작별할지 말이죠! 자살보다 훨씬 멋지지 않습니까?”

그는 말하면서 점점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그가 무엇을 파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말하는 내내 술 냄새가 풍기는 데다 별로 말을 하고 싶지도 않은데 더 이상 나를 귀찮게 하는 것을 참아 줄 수 없었다. 그에게 욕이나 해주고 떠날 생각으로 얼굴을 보았는데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낯선 사람에게 향하던 분노는 당혹감으로 대체되었다.

“저를 아시나 보군요.”

바뀌는 나의 표정을 보고 ‘Who Knows’의 대표였던, 그리고 지금은 인생마감컴퍼니라는 회사의 대표인 인조 이는 예상했다는 듯이 말했다.

“예… 유명하시니까요.”

“참 피곤한 일이죠. 대부분 사람들이 먼저 대화를 걸어오곤 하는데, 저는 제가 말하고 싶을 때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말이죠.”

아저씨의 술주정이라고 생각했던 그의 말은 그가 대표라는 배경이 보이자 자신감 넘치는 설득으로 들렸다.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를 하니 술 냄새가 더 심했다. 그는 파티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많이 전해지는 사람인데 전날에도 열심히 파티를 즐겼는지, 그의 특징적인 올백 머리 스타일은 엉망으로 흘러내려 와 있었고 수염이 거뭇거뭇하게 자라 있었다. 그는 하얀색 바탕에 자수로 장식된 화려한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목 부분 단추 2개를 풀어서 칼라가 재킷 위로 나와 있었다. 새파란 재킷은 더블로 되어 있었고 단추는 채우지 않았고, 하얀색 바지에 로퍼는 재킷과 같은 파란색이었다. 그가 걸치고 있는 것은 전부 화려했고 어느 하나 단정한 것이 없었다. 나의 눈으로 가치를 알 수는 없지만 분명 비싼 것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때요? 마음이 기우셨나요? 저는 당신의 마지막이 만족스러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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