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승천을 못한 이유

희웅 지음

젤리빈 2023년 06월 1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서양풍 #판타지물 #궁정물 #운명적사랑 #귀족/왕족 #인외존재 #오해/착각
코기 제국 아론 황제가 올란도 제국을 정벌했을 때, 올란도 궁녀가 궁의 보물들과 함께 국새를 왕궁 뒤편 폭포 속에 던져버리고 도망갔다고 했다. 아론 황제는 그 국새를 꼭 찾아야만 했다. 그러나 그 폭포 속에는 신수가 살고 있다는 신화가 내려오는 것을 귀담아 듣지 않았던 황제 앞에 물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으며 커다란 괴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모두 혼비백산하여 숨고, 도망치는 와중에 겁 없는 항제는 괴수를 향해 큰소리를 치다 그만 괴수의 입속으로 삼켜지고 말았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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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분량: 약 4.9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약 103쪽)

책 속으로

올란도 왕국을 점령한 젊은 황제 아론이 왕궁 뒤편에 자리한 폭포를 바라보고 섰다.
나라가 망한 와중에도 패물 챙길 정신은 있었는지, 후궁 하나가 온갖 패물을 이곳에 숨겼다고 한다.
그깟 보석 조금 잃는다고 해서 아쉬운 것 없으나 황제가 오밤중에 여기까지 온 이유가 있었다.
후궁이 주워 담은 보물 속에 이 쥐꼬리만 한 왕국 국새도 끼어있었다는 게 문제였다.
국새를 가지고 다니다가 아무 데나 두는 무개념 국왕이나 국새와 보석들을 구분 못 하는 후궁이나. 어쩌면 만나도 그토록 못난 것들끼리 눈이 맞았을까. 곱씹을수록 울화가 치미는 한 쌍이다.
'아무리 나라가 쥐꼬리만 해도 그렇지, 뭐 하나 수월하게 되는 일이 없어?'
아론 황제는 신경질이 나서 눈앞에 있던 돌멩이를 발로 확 찼다.
물 위를 통통 스치던 돌멩이가 꼬르륵 가라앉았다.
그래, 백날 보면 어쩌겠어. 빨리 찾아서 내려가고 말지.
그가 스스로 마음을 달래고 호수를 가리켰다.
"호수를 샅샅이 뒤져라!"
책사가 쭈뼛거리며 다가와 그를 말린다.
"저, 저 폐하-, 포로들 말로는 이 호수에 올란도 왕국의 신수가 잠들어 있다고..."
"뭐라?"
하얗게 치뜬 눈동자는 '감히 네가 내 뜻에 반대해? 처형시켜줘?'라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황제는 신화나 전설 따위를 믿지 않는다.
후궁이 신수가 보물을 지켜주리라 믿어서 계곡까지 왔더라도 황제에게 달밤의 체조를 한 이유를 보고하면 역대급 지랄발광을 보게 될 거다.
책사는 제 목숨을 소중히 여기기로 했다. 입을 새초롬하게 다물고 속으로 빈다.
'조상님, 조상님. 여기 28대손이 출장 나왔습니다. 상사가 이런 놈인 줄 알았다면 출세하게 해달라고 빌지 않았을 텐데. 엎질러진 물이니 이 똥오줌 못 가리는 불쌍한 놈 목숨만 건사하게 해주십시오.'
책사는 티 나지 않게 한 발짝 물러서서 운무에 가린 달을 아련하게 올려보다가 안 들어가고 뭐 하냐고 황제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병사들이 군화를 신고 호수에 첨벙첨벙 들어갔다. 올란도 왕국 포로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론 황제는 어서 빨리 국새를 회수해서 궁으로 돌아가 쉴 생각뿐이었다.
쿠르르르-.
그때 갑자기 굉장한 소음이 울려 퍼지면서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역행해서 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기이한 현상에 병사들은 발 담갔던 호수에서 너도나도 물러났다.
물이 허공에서 한곳으로 모여 형체를 갖추고 투명한 괴수의 머리 모양이 되었다. 괴수가 아가리를 쩍 벌리고 위협적인 이빨을 보였다.
"으악! 신수가 나타났다!"
"사람 살려-!"
올란도왕국 포로들은 자기 처지도 잊고 냅다 줄행랑을 쳤다.
쿠아아아아앙-!
괴수가 마침내 산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울부짖었다.
두려움에 휩싸인 병사들은 엉덩방아를 찧고 살려달라고 싹싹 빌었다. 심장이 약한 병사는 그대로 먼저 잠이 들었고, 쉬가 마려웠던 병사는 옷에 실례하고 말았다.
물론 모든 사람이 똑같이 두려운 반응을 보인 건 아니다.
아론 황제가 공무를 방해하는 괴수를 향해 똑같이 소리 지르며 허공에 대고 칼을 흔들었다.
"크아아악! 덤벼!"
번뜩이는 눈동자는 전설 속의 드래곤한테 당장이라도 덤벼들어 칼침을 놓겠다는 광기마저 엿보였다.
시선을 강탈하는 주군을 보느라 병사들은 괴물이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는 광경을 보지 못했다.
주군이 객기 부려서 깜짝 놀란 장군과 저 혼자 살겠다고 나무 뒤로 몸을 숨긴 책사가 같은 마음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폐, 폐하! 괴수를 도발하시다니요! 위험합니다."
"장군의 말이 맞습니다. 뒤로 물러나셔야 해요."
"그대들은 물러나 있게."
말리기엔 이미 늦었다. 황제는 완전히 눈이 돌아갔다.
황제는 괴수건 후궁이건 본인을 고생하게 만드는 자식들은 모조리 매운맛을 보여주겠다고 독이 오른 상태였다.
"네 이놈-, 덤비거라! 내 너를 상대해 줄 것이야!"
황제가 다시 괴수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출판사 서평

<한뼘 BL 컬렉션>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먹고 또 먹기_희웅
크리스마스가 다 가기 전에_희웅
놀이_희웅
파괴와 창조 그리고_따노르
달빛 블라인드_육호선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희웅

잠자고 일어났더니 비엘소설에 들어왔다]를 쓴 희웅입니다. 계속 새로운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