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문화와 예술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장태상 지음

한국외국어대학교 지식출판콘테츠원 2023년 07월 0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아프리카는 평화의 땅이다. 간혹 종족 간의 다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프리카가 유라시아 대륙의 70%에 달하는 방대한 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다툼의 정도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프리카는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광기와 야만이 지배하는 땅이 아니었다. 400개가 넘는 종족과 2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나이지리아가 독립 후 지금까지 구성원들 간의 내적 갈등을 극복하면서 발전해 올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몸속에 흐르는 평화와 공존의 정신 때문이었다. 이 책의 상당 부분은 이 문명화된 의식에 대한 객관적 서술이다.
이 책은 필자가 지난 28년 동안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학부에서 강의한 과목들의 강의 노트를 수정, 보완해 아프리카문화 개론서로 읽힐 수 있도록 편집한 것이다. 아프리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집필했지만 내용 중 일부는 인문학과 세계문화사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으면 읽기가 좀 더 수월할 것이다. 각 장과 절은 내용상 서로 독립적이거나 느슨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독자에 따라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읽을 수 있다. 국내의 아프리카 관련 서적이 대부분 여행서에 치우쳐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 책이 독자들의 아프리카에 대한 이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목차

머리말 7
서론 11

제1장 자연환경과 인문지리 19
1.1. 자연환경 21
1.2. 인문지리 38
1.3. 니제르강과 니제르강 유역의 도시들 80

제2장 종족과 역사 91
2.1. 하우사족과 하우사 칠 왕국 95
2.2. 풀라니족과 이슬람 성전 107
2.3. 익보족과 개인주의 134
2.4. 요루바족과 오요 제국의 분열 141
2.5. 만데 어군(語群)의 종족들과 서(西) 수단의 흑인 제국들 148
2.6. 송가이 제국과 이슬람 문화의 만개(滿開) 163
2.7. 천 년의 제국 카넴-보르누 176
2.8. 아산테(아샨티) 제국과 앵글로-아산테 전쟁 190
2.9. 베닌 제국과 베닌 예술 201
2.10. 다호메이 왕국 211
2.11. 월로프족과 세레르족 220

제3장 언어와 커뮤니케이션 227
3.1. 아프리카의 언어 상황 229
3.2. 아프리카의 언어지도 236

제4장 영어권 소설문학 267
4.1. 전통의 부활: 아모스 투투올라 272
4.2. 고전의 탄생: 치누아 아체베 279
4.3. 아프리카 문학의 세계화: 월레 소잉카 293
4.4. 대중문학: 오니짜 시장 문학과 씨프리안 에크웬시 311
4.5. 동아프리카 현대문학의 태동과 발전 324
4.6. 저항문학과 언어 선택의 문제: 응구기와 씨옹고 342
4.7. 남아공의 칼라드 문학: 알렉스 라 구마, 피터 아브라함스, 에제키엘 음팔렐레 350
4.8. 아프리카 문학의 정체성과 언어적 실험: 개브리얼 오카라 364
4.9. 또 다른 문화충돌: 티모시 알루코 379

제5장 구전 전통과 현대 사회 391
5.1. 찬양시 394
5.2. 서사시 413
5.3. 속담 442
5.4. 구연설화 479
5.5. 아프리카의 구전 전통과 현대 사회 489

제6장 조형 예술 507
6.1. 아프리카의 조형 예술과 현대 미술의 탄생 509
6.2. 미학적 기준, 작품의 관찰, 가면 512
6.3. 서아프리카 주요 종족의 조형 예술 516

제7장 음식과 음식 문화 587
7.1. 서아프리카의 주된 음식 재료 591
7.2. 서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음식 594
7.3. 서아프리카의 발효 음식 599

외래어 표기 602

색인 619

책 속으로

제1장 자연환경과 인문지리
본 장의 목적은 아프리카의 자연환경과 인문지리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있다. 제1절은 아프리카의 자연환경을 지형, 사막, 기후를 중심으로 소개하며, 제2절은 아프리카의 주요 국가를 개관하고, 인종과 종족, 지역 구분을 위한 다양한 기준들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제3절에서는 앞으로 수십 번 이상 언급될 니제르강의 역사적, 지정학적 의미와 더불어 니제르강 유역의 문화적 고도(古都)와 주요 도시들을 살펴볼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단원은 아프리카의 문화와 예술을 본격적으로 배우기에 앞서 알아야 할 최소한의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일례로, 베르베르인과 투아레그족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누구이며, 어디에 살고 있고, 어떤 역사적, 문화적, 인종적 배경을 가지고 있고, 인구는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른다면 글의 전후 문맥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제1장 자연환경과 인문지리는 이러한 어려움을 막기 위한 것이다.

1.1. 자연환경
아프리카 대륙의 크기가 유라시아 대륙의 70%에 달하며 남북미 신대륙을 합친 면적과 비슷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표시된 아프리카는 러시아 북쪽이나 캐나다와는 달리 실제의 크기를 그대로 반영한다. 원구의 형태를 띠는 지구를 종이 위에 펼쳤을 때 적도에 가까운 지역일수록 확대 비율이 영(零)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30,321,130평방킬로미터에 이르는 아프리카 대륙의 면적은 중국, 미국, 인도, 유럽, 아르헨티나, 뉴질랜드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 남한의 면적이 99,720평방킬로미터이니 아프리카는 우리나라의 약 304배에 달하는 거대한 땅임을 알 수 있다.

1.1.1. 지형(地形)
아프리카 대륙의 평균 해발고도는 600m이며, 3,000m 이상의 고지대와 180m 이하의 저지대는 극히 제한적으로 존재한다. 전체적으로 완만하게 융기된 탁자 모습을 취하는데 대륙의 동부와 남부가 서부와 북부에 비해 높은 동고서저, 남고북저의 형태를 띤다. 해안의 저지대가 내륙으로 길게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며 해안을 벗어나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지형이 완만하게 높아진다. 남부와 동부의 평균 해발고도는 1,000m 안팎이며 600m 이하의 지역은 많이 관찰되지 않는다. 특히 동부 내륙은 지대가 높기 때문에 적도상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온난한 기후대가 자리 잡고 있다. 동고서저의 지형적 특성은 빅토리아 폭포가 있는 잠베지강을 제외한 대부분의 강들이 동쪽 인도양이 아닌 서쪽 대서양으로 흘러들어 가게 만든다.

작가정보

저자(글) 장태상

1959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나 1987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어과를 졸업하고 1988년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1994년 영국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학대학(SOAS)에서 문학박사(하우사문학)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기획조정처장, 어문대학장, 국제지역대학장, 한국아프리카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주요 저서로는 하우사어문법, 네이버 하우사어 사전(https://dict.naver.com/hakodict)이 있다. 이 외에도 국내외 학술지에 아프리카 현대문학과 구비문학 관련 논문 수십 편을 발표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아프리카학부 서아프리카전공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