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의 끝에서 - 육아하는 남자들 앤솔로지

너울아래 지음

젤리빈 2023년 06월 1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현대물 #친구>연인 #나이차이 #재회물 #오해 #육아 #잔잔물 #애절물
하준의 아버지는 새로운 사랑과 함께 하준과 그의 어머니 곁을 떠났다. 어머니는 그날부터 술로 마음을 달래다 간경화로 돌아가신다. 하준에게 꼭 한 사람만을 사랑하라 해놓고, 그렇게 저주하던 남편을 찾으며. 하준은 어머니의 간병으로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어 자퇴를 했고, 자기 곁에서 늘 염려하며 따뜻한 온기를 주던 승찬도 떠나버려 혼자가 된다. 장례식장에 승찬이 여자친구와 함께 나타났을 때, 흔들리지 않으려 아직 남아있는 승찬에 대한 마음을 다잡고 검정고시로 무난히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서 안착했는가 싶었다. 그런데 승찬 부부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고, 장례식장에서 홀로 남겨진 그의 아들을 만난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4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약 29쪽)

책 속으로

아버지는 내가 어릴 적부터 밖을 자주 돌아다니더니, 결국 집을 나갔다. 당신이 좋아하던 사람은 어머니가 아니라 유독 친하게 지내던 남자라고 했던가. 그 남자와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하며 이혼서류를 내밀었을 때, 어머니의 표정은 아직도 잊히지 않았다. 모멸감과 수치심, 이런 남자와 함께하겠다고 마음먹었던 스스로에 대한 실망.
짐을 싸서 나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끝까지 본 건 고개를 숙여 울고 있던 어머니가 아니라 나였다.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는 행복감에 당당하게 떠나가는 모습은 나로서는 붙잡을 생각조차 못 할 정도로 방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위자료에 양육비까지 제대로 줬지만, 어머니의 마음에 남아있던 상처는 치유가 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돈이 들어오는 날이면 어머니는 소주를 한 병 사드시고는 밤마다 날 끌어안으셨다. 그 밤에 어린 나는 그저 어머니의 등을 두드리며 유독 긴 밤을 함께 보내드릴 수밖에 없었다.
"너는 주변에 상처를 주면 안 된다. 사람은 인생에 한 명만 사랑해야 해. 엄마는 항상 널 사랑해. 버리지 않을 거야. 하준이 너도, 엄마를 버리면 안 된다."
밤마다 들려오는 흐느낌 섞인 그 말을 듣지 않아도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점점 시간이 가며 작아지는 어머니와 함께할 때마다 그저 사랑에 눈이 멀어 떠나버린 아버지를 떠올릴 때면 종종 궁금해지곤 했다. 사랑이 과연 뭐길래 그렇게까지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는 것인가. 어떤 마음이 생겨나길래 서로만을 맹목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가. 어째서 주변의 상처를 무시하면서까지 이어 나가는 것일까.
나는 그저 그것이 궁금했을 뿐이었다. 결코, 결단코 그것을 직접 느끼고 싶지는 않았다.
그 애는 중학교 3년, 고등학교 2년을 함께한 5년 지기 친구였다. 학교 교칙보다 조금 더 긴 머리카락 길이는 언제나 선생님께 혼나기 일쑤였고, 축구며 농구 할 때마다 불려 나갈 정도로 운동을 잘했다. 공부는, 조금 못하는 편이었지만 오히려 내가 도와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여름 바람에 섞여 나던 땀 냄새는 한참 지난 지금도 코끝을 종종 간질이곤 한다.
어느 날 지루하게 길던 국어 시간에, 멍하게 천장의 물결 모양을 보고 있을 때였다. 그 검은 무늬는 점차 그 애의 짙은 눈썹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살짝 일자인 형태는 집중할 때의 앙다문 입술, 사이사이 찍힌 점들은 턱 즈음과 목덜미에 남겨진 까만 자국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던 얼굴은 점차 천장 전체를 채워갔고, 천장을 채우다 못해 내 머릿속과 몸속까지 한껏 채우기 시작했다.
눈을 마주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졌고, 장난스레 안기라도 하는 날엔 온종일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럴 때면 괜히 밀치면서 장난치지 말라고 하곤 했는데. 하하, 그래서 걔는 내가 스킨십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걸지도 모른다.

출판사 서평

<한뼘 BL 컬렉션>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나의 유령 도련님 - 육아하는 남자들 앤솔로지_김필립
반복의 끝에서 - 육아하는 남자들 앤솔로지_너울아래
산등성이 넘어서 - 육아하는 남자들 앤솔로지_모픽
육아만 하는 남자들 - 육아하는 남자들 앤솔로지_비노
망돌의 다이어트법_대흉근강화주간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너울아래

저 먼 바다, 파도 아래에서 글쓰고 있는 너울아래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