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1 프로젝트 20주년 기념판

노여래 지음

스튜디오내일 2023년 03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최초의 국산 훈련기 개발과 수출에 얽힌 비화]

맨 주먹으로 만든 비행기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군용기가 되기까지,
땀과 눈물로 헌신한 과학자와 조종사, 엔지니어들의 가슴 벅찬 감동 스토리!

'KT-1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최초로 개발된 군용기 KT-1의 개발과 생산에서 벌어진 파란만장한 사건들,
여기에 얽힌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큐 형식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항공공학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일 뿐만 아니라, 방산분야에서도 유례가 드물게 실제 무기개발사례가 100% 그대로 일반에 공개된 논픽션이다.

군용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만들어진 항공기는 어떻게 그 성능을 인정받는가?
세계의 인정을 받는 항공기로 만들고 수출하기까지는 어떠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가?
항공기의 개발과 제작, 시험과 인증, 계약과 판매에 이르기까지,
항공산업과 무기개발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할 모든 주제를 이 책은 다루고 있다.

목차

축사
모든 것의 시작에 KT-1이 있었다 - 강구영/한국항공우주산업(주) 사장
‘KT-1 프로젝트’ 발간 20주년을 축하하면서 - 안동만/한서대 석좌교수, 전 국방과학연구소장

1. 프롤로그
2. 밝아오는 여명 1983-1991
3. 난관 속에 도전은 계속되고 1992-1995
4. 위대한 비행 1995-1996
5. KT-1, 그 속에 우리 꿈이 1996-1998
6. 우리의 하늘을 위하여 1998-2000
7. 세계의 하늘을 날다 2000-2002
8. 에필로그 2003-2006

20주년 기념판 발간을 축하하며 - 구관혁/전 KT-1 개발백서 TF 팀장
20주년 기념판에 대해 - 노여래/작가
연대표

책 속으로

먼저 이륙한 T-37 제트기가 내는 소음이 머리 위를 지나쳤다. 이환수 중령이 조종하는 T-37기는 KTX-1이 첫 비행을 하는 동안 추적기(chaser) 역할을 하기 위해 하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엔진 시동이 걸린 KTX-1은 곧 미끄러지듯 조용히 활주로 위로 나섰다. 그러다 문득 조종석에 장착된 리어 미러(rear mirror, 後面鏡)를 쳐다본 순간, 이 소령은 멀리 하얗게 바랜 듯 보이는 사람들의 윤곽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활주로를 따라 흐르는 차가운 겨울바람에 떨면서도 자신이 비행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하게 귀환해 줄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연구원과 참여업체 임직원들의 모습이었다.
이 소령은 그들을 보며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여러분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꿈은 현실로’ 중

“MIC control, zero four(04).”
“Go ahead(말씀하십시오).”
“Emergency, Emergency(비상, 비상)!”
“Say again(다시 말씀하십시오).”
“Emergency. 캐노피가 날아갔다.”
교신을 받는 통제실에서는 이 소령의 교신내용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바람 때문에 조종사의 헬멧에 장착된 마이크에 잡음이 심한데다가 다급한 말투 때문에 정확한 발음을 파악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한 것은 조종사가 비정상적으로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었다. 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이 소령이 ‘훅 훅’하면서 가쁘게 숨을 쉬는 소리는 어찌나 크게 들리는지 조용하던 통제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통제실은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다. 이윽고 조종사로부터 다음 교신이 들어왔다.
“Echo, Mike, Echo......※"
이 중령이 불러주는 알파벳을 받아 적던 이충환 소령의 손에 어느새 땀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가 말하고 있는 단어는 ‘Emergency’. 비상사태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이 소령은 다시 한 번 조종사에게 물었다.
“내용이 뭡니까?”
“......Loss of canopy(캐노피 손실).”
이제야 상황을 파악한 통제실 요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200노트로 비행중인 항공기에 캐노피가 없다니!
- ‘위대한 비행’ 중

12월 12일. 공교롭게도 이 날은 정확히 10년 전인 1991년, KTX-1 시제 1호기가 첫 비행에 성공한 날이었다. 이제 이 날은 인도네시아 수출이 다시 한 번 확정된 날로 또 다시 KT-1 역사에 새겨지고 있었다.
백악관의 공동발표가 있은 후에도 미국의 부품 공급업체들은 국무성의 공시가 없다는 이유로 몸을 사리느라 쉽게 부품공급 재개를 약속하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EL 확보팀은 다시 한 번 미국을 방문해 일일이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전후상황을 설명해 줘야 했다. 나중에는 국무성에서 나서서 아직도 머뭇거리는 부품업체들을 설득해 주기도 했다.
마침내 이듬해 5월, 수출형 KT-1B에 필요한 모든 EL이 확보되었다.
보고를 받은 전 이사는 지난 1년간 EL 확보를 위해 미 대륙을 누비며 벌였던 활동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가는 것을 느꼈다.
‘세상에 안 되는 일은 없구나......’
미국 정부와 의회의 관계자들을 만나며 수없이 좌절하고 낙심했던 일들도 이제는 아스라한 추억으로만 남아 있었다.
- ‘복병으로 나타난 EL’ 중

2005년 10월 4일, 성남의 제15혼성비행단으로 KO-1이 인도되어 실전배치가 되던 날. 인수비행 행사 현장에서 국과연의 김영한 박사는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 반가운 악수를 나눌 수 있었다.
“참 이런 우연이 있나......”
“그러게 말이야. 정말 이렇게 기막힌 인연이 있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잡는 사람은 KO-1을 운용하게 될 237 비행대대의 대대장 김대중 중령이었다.
김대중 중령과 김영한 연구원은 초등학교 시절 절친한 친구사이였다. 둘이 가까워진 데는 두 사람의 꿈이 같다는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두 사람의 꿈은 바로 비행기 조종사. 하지만 소년 김영한은 시력이 나빠 꿈을 포기해야 했고 사정을 들은 친구 김대중은 안타까운 마음에 한 가지를 약속했다.
“네가 항공기를 설계하면 내가 조종사가 되어 네가 만든 비행기를 탈게.”
1980년, 두 사람이 고등학생 때의 일이었다.
이후 김 연구원은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국방과학연구원에서 KT-1의 개발에 참여했고, 김대중 중령은 공군사관학교에 입교한 뒤 파일럿이 되어 공군 작전사령부 작전계획담당, 공군 15비행전대 작전과장 등을 거쳤다.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가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것은 1999년, KO-1이 한창 개발 중이던 어느 날이었다.
“아니 이게 누구야!”
“허허, 여기서 만나다니!”
한 사람은 설계자, 또 한 사람은 파일럿. 하늘에 꿈을 두었던 친구들이 그렇게 20년 만에 다시 만난 것이었다. 자신이 만들고 있는 KO-1의 기술자문을 위해 온 공군의 조종사가 다름 아닌 친구인 김대중 중령이라는 안 김 연구원은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 ‘무장형 KA-1의 개발’ 중

출판사 서평

[최초로 공개된 항공무기 개발의 전 과정]

‘KT-1 프로젝트’는 지난 2003년 초판이 발간된 후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2006년 개정증보판이 발간되었으나,
매진 이후 절판된 상태로 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는 책으로 존재했다.
2023년 초판 발간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추가된 내용을 반영해 전면 원색 편집으로 기념판 출간이 결정되었다.
출간 20주년 기념판으로 새롭게 태어난 ‘KT-1 프로젝트’를 통해 오랜 시간 기다렸던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최초의 국산 군용기 KT-1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함께 새겨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노여래

월간항공 기자, 다큐멘터리 구성작가를 거쳐 현재 연출 겸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SBS 과학드라마 극본공모 최우수상 수상(‘Fly to the sky’)
저서 | ‘KT-1 프로젝트’ ‘수리온’ 외
영화 | ‘연극하는 날’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