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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폭발

한보라 지음
마카롱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3년 07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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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0.77MB)
ISBN 9791159098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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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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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발생한 의문의 폭발, 이를 둘러싼 수많은 용의자
누군가를 죽이고 싶었던 그들의 살해 직전의 발걸음에 대한 진실

평생 자신과 할머니를 괴롭힌 엄마, ‘성미’와 카페에서 만난 주인공(진원)은 카페에서 발생한 의문의 LPG 폭발사고로 인해 평생을 증오했던 엄마의 죽음을 맞이한다. 정말 내가 원했던 것이 이것이었나? 기묘한 감정에 휩싸인 것도 잠시, 카페가 원래 LPG를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한 고등학생, 선호가 그를 찾아온다.
“형은, 형은 엄마가 죽었는데 억울하고 분하지도 않아요?”
함께 범인을 찾자는 선호를 무시하려 하지만, 뜬금없이 할머니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진원은 반드시 범인을 찾아내야하는 상황에 몰린다.
어떻게든 엄마가 만든 굴레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 진원이 카페의 상황을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그 폭발을 일으킬 수 있었던 수많은 용의자들이 나타나고…!
과연 진원은 엄마를 죽인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1
카일룸 1
2
3
4
카일룸 2
5
카일룸 3
6
7
8
9
카일룸 4
10
11
12
13
카일룸 5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앉아 있어. 뭐 범인을 찾으러 다녀? 네가 뭔데? 너 경찰이야?”
“아, 아, 아프잖아요!”
“엄살 부리지 마라. 아무튼 너 한 번만 더 찾아오면 진짜 때린다.”
진원이 무섭게 엄포를 놓고는 선호를 내버려 두고 등을 돌렸다.
“하, 하지만 가, 가, 가스통이, 가스통…….”
가스통? 뒤에서 선호가 중얼거리는 말에 미간을 찌푸린 진원이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곧 집 안으로 들어가며 현관문을 세게 닫았다. _ 35쪽

성미가 죽은 이후로 슬퍼 보였고 지쳐 보였고, 또 유독 감상적인 것 같긴 했지만, 그게 이상한 점이 될 수는 없었다. 장례를 치른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누구라도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터였다.
그런데 할머니가 대체 누굴 죽였다고?
“그러면 김진원 씨는 아무것도 모릅니까?”
진원은 최근 들어 가장 바보 같은 표정을 지으며 가장 멍청한 대답을 하는 것밖엔 도리가 없었다.
“모릅니다, 아무것도.”
그는 심지어, 할머니가 아프다는 것도 모르고 있던 손자였다. _42쪽

“여기 나오는 주인공은요, 늘 자기를 혼자로 만들잖아요. 그게…….”
“시끄럽다.”
누군가가 자신의 소설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언제나 부끄러웠다. 특히 누구도 그가 썼는지 알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너무도 솔직하게 그의 마음을 그대로 옮겨 썼던 ‘카일룸’에 대해서라면 더더욱 그랬다. 진원은 선호의 말을 막으며 컴퓨터 화면을 꺼 버렸다. 오래된 중고 컴퓨터는 지지직거리는 화면을 몇 초간 비추다가 꺼졌다. _118쪽

처음에는 선호도 말했다.
하지 마.
더는 때리지 마.
제발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
하지만 선호의 말을 듣고 멈춰주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 선호가 하지 않겠다고 혹은 하지 말라고 반항을 하면 그나마 별로 없던 자존심조차도 부서져 가루가 될 정도로 치욕스러운 방법으로 뺨을 쳤다. _129쪽

‘진원이니?’
예전보다 낮아진 목소리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정말 그것으로 되었다.
낮게 웃음을 터트리는 성미의 목소리와, 곤란한 듯 아주 살짝 웃고 마는 민재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어렴풋이 들렸다.
알고 있어? 사실은 우리도 좀 괜찮은 가족이 될 수도 있었어.

그리고 진원은 그제야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_284쪽

그날, 그 카페 안에는 누군가가
죽이고 싶었던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적막한 폭발』은 각자 살해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머뭇거림을 섬세하게 직조해낸 이야기이다. 주인공 ‘진원’은 카페에서 일어난 LPG 폭발로 엄마를 잃는다. 그 LPG 폭발은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일으킨 사고라는 것이 밝혀지고, 그 범인으로 진원의 할머니가 지목된다.
평생 자신 대신 엄마, ‘성미’만을 지켜온 할머니가 엄마를 죽였을 리 없다. 그러나 할머니는 엄마를 “진작 죽였어야 했다“는 이상한 말까지 경찰에 전한다.
할머니가 엄마를 죽였을 리가 없다는 논리적인 확신을 근거로, 진원은 LPG 폭발 사건의 범인을 찾아 나선다. 함께 범인을 찾자는 고등학생 선호, 과거 연인 사이였던 할머니의 간호사 유정, 카페 알바생이었던 현진, 그리고 그날 카페를 들이 받았던 트럭 기사 까지... .
만나는 사람 모두가 범인을 잡게 도와주는 조력자이자 용의자인 상황. 그리고 주인공 진원조차, 그 용의자라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할머니, 내가 잘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줄 알아?“
”진원아.“
”그 여자가 내 인생에서 사라져야 해.“

내 안에 존재하는 살의가 있다면
우리는 그 자체로 이미 악한 의도를 가진 살인자다

<적막한 폭발>은 거대한 폭발 이면의 조용한 사연들을 급박하게 쫓아가며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살의의 결과에 집중하게 한다. 그저 카페에 모였을 뿐인 평범한 사람들 모두가 타인에 의해 죽을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었으며, 진원 자신 또한, 엄마인 성미가 차라리 죽기를 바란 사람이었다.

과연 이 모두의 악의 속에서, 진짜 폭발사고를 일으킨 사람은 존재하기는 할까. 악의 직전에 발길을 돌린 사람들과, 한 발을 내딛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소설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죄’의 의미를, 치열하게 직조된 용의자들이 만들어내는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한보라

현실에 존재하는 누군가를 위해 이야기를 쓰는 사람.
월간 문학웹진 <비유>에 <꼬리>와 <굿모닝>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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