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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작음악사 (하권)

전인평 지음
아시아문화

2022년 12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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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57.62MB)
ISBN 9791192666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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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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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을 회고해 보니 필자는 음악대학 교수로서 작곡도 하고 글도 쓰고 학생 지도도 하며 한 평생을 지냈다. 다른 사람에 비하여 비교적 창작국악의 초기 상황도 알 수 있고 그 동안의 변화 양상을 지켜보며 지내왔다. 그래서 그동안 국악 전공 교수로서 무엇인가 남겨야 되겠다는 사명감과 함께 국악계에 대한 빚을 감는 심정으로 이 책을 쓰려고 마음먹었다.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누가 할 사람이 앞으로 상당 기간을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우선 이 책은 일반 사람의 관심이 떨어지는 지극히 전문적인 책이어서 수요가 없어 팔리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도서관 서가에나 몇 권 꽂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다만 몇 권이라도 도서관에 들어가면 인터넷으로 검색도 될 것이고, 도서관이 불타 없어지기 전까지는 살아남을 것이다. 그러면 이후 50여년이 지나고, 지금의 세대가 세상을 떠나고 없을 즈음, 이 책이 옛날 음악계를 알려 주는 자료가 될 것이다.
이 책의 출판 작업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게 된 계기는 제2대 신악회 회장이셨던 한양대 명예교수 김용진 교수와의 대화에서 시작되었다. 몇 년 전부터 신악회 50년사를 써 보겠다는 다소 막연한 계획을 김교수에게 이야기를 하였던 바, 이 분이 이 계획을 귀담아 들으셨던 모양이다. 하루는 현 신악회 회장인 단국대 윤명원 교수와 나를 부르더니 근사한 점심을 사 주시고, 거금을 출판비에 보태라고 주신 것이다. 이렇게 점심도 대접받고 격려금까지 받았으니 이제는 완전히 코를 뀐 신세가 되어 약속을 지켜야한 할 형편이었다. 그런데 글재주가 부족하고 치밀하지 못한 성품 때문에 차일피일 계획은 늦어지고 있었다. 가끔 김용진 교수를 뵐 때가 있었는데 이때마다 이 짐을 언제 벗나 하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앞으로 먼 후일 50년 정도 지나면, 지금 활약하고 있는 세대가 모두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앞으로 창작국악이 어떤 모양으로 변화할지 알 수 없다. 아니 창작국악이 살아남을지도 알 수 없다. 이 책을 통하여 1900년대 중반에 싹이 튼 창작국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작곡가들이 어떤 계기에 어떤 생각으로 작곡을 하였는지 알 수 있는 역사적 자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시장에 내 놓지만 팔리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 먼 후일 한국 음악계를 뒤돌아보는 자료로 활용되리라 생각하면서 작업을 하였다.
하권 차례
넷째 시대: 창작음악의 대중화 및 월드뮤직 진출기(2001-2011)

1. 시대 문화적 배경 590
2. 국악방송국의 개국 592
3. 2000년 이후의 국악계 변화 596
4. 퓨전 음악의 유행과 창작국악의 평균율화 601
5. 작곡층의 다변화 610
6. 종교계의 국악 수용 611
7. 국악관현악단의 다양한 실험 612


작곡가와 작품 연구(Ⅲ)

1. 이준호(1960): 작곡 해금 독주곡 <그 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616
2. 양방언(1960): <Frontier> 617
3. 이혜성(1961): <고즙>(苦汁) 619
4. 원일(1967): 국악관현악곡 <달빛 항해> 625
5. 김대성(1967): 관현악곡 <여림> 630
6. 박병오(1967): 거문고 독주곡 <해죽>(海竹) 634
7. 정동희(1967): <찬기파랑가> 640
8. 조원행(1968): 해금협주곡 <상생>(相生) 641
9. 김만석(1965): 아쟁과 관현악 <정선 그리고 태백산> 645
10. 황호준(1972): <국악관현악곡 ‘공.간.이.동.’> 648
11. 임준희(1959): <댄싱 산조> 654
12. 변계원(1969) 작곡: <양금 협주곡 타(打)> 659
13. 안현정(1973): 남창가곡과 국악 관현악을 위한 <흐르고 흐르노니> 662
14. 강상구(1973): 관현악 <아침을 두드리는 소리> 666
15. 고은영(1979): <심사정의 강상야박도> 671
16. 강주리(1984): 관현악곡 <꿈속에서> 672

나의 삶, 나의 음악(Ⅲ)

1. 정대석(1950): 동보 정대석의 국악 여정 677
2. 황의종(1952): 나의 작곡이야기 689
3. 이재경(1954): 내 인생의 열정-창작과 찬양- 706
4. 문재숙(1953): 끊임없이 꿈꾸는 가야금연주가 송향(松香) 문재숙 710
5. 윤명구(1953): 피리 전공에서 관현악 지휘자로 720
6. 주성희(1953): 나의 창작음악 738
7. 이재화(1953): 뫼비우스의 띠; 재현과 창작 770
8. 문성모(1954): 우리가락 찬송가와 나 780
9. 오용록(1955-2012): <발해성> 811
10. 최상화(1955): 대금에서 작곡, 지휘로. 813
11. 변성금(1957): 나와 거문고 819
12. 임수철(1957): 나의 작곡 인생-주체적 음악 언어를 찾기까지 825
13. 심진섭(1958): 국악인보다 더 국악을 사랑하는 작곡가 852
14. 임준희(1959): 내 마음의 노래 861
15. 이혜경(1959): 나와 현대음악 880

다섯째 시대: 창작음악의 국악과 양악의 융합기(2012 이후)

1. 시대 문화적 배경 886
2. 2010년 이후의 창작국악 연주계의 경향 887
3. 서양음악 바탕 작곡가와 지휘자의 참여 899
4. 경기도립국악단의 국악관현악 영역 확장 900

작곡가와 작품 연구(Ⅳ)


1. 서양악기와 국악기의 융합 작품 906
2. 국악계의 여러 가지 실험 910
3. 외국인 작곡가의 활동과 작품 913

나의 삶, 나의 음악(Ⅳ)

1. 이혜성(1961): 사유하는 작곡가 이혜성 918
2. 이지영(1965): 가야금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위한 여정 934
3. 신동일(1965): 작곡마당 그리고 국악 942
4. 이복남(1965): 나의 음악 여정 ‘그리움, 소리 위에 얹다’ 952
5. 김승근(1967): 창작에 대한 소고 976
6. 조원행(1968): 예술가로서의 삶, 작곡가의 삶.. 985
7. 이신우(1969): 만남과 작품- 2017년에 돌아본 나의 음악 994
8. 성수현(1969): 나의 초적 연구와 활동 1017
9. 윤혜진(1970): 작곡가 윤혜진의 작업 1026
10. 허지영(1973): 새옹지마(塞翁之馬) 1030
11. 안현정(1973): 전통과 창작의 줄다리기 1045
12. 김혜란(1980): 나는 국악작곡가이다 1051
13. 강은영(1984): 나와 창작 음악 1054
14. 양미지(1984): 국악 작곡계의 떠오르는 별 1059

맺음말: 창작음악의 미래를 위하여

1. 창작음악에 대한 시선 1071
2. 창작국악의 다양성을 위하여 1088
3. 국악관현악을 보는 시선 1090
4. 이영조: 작곡 전공 학생들에게 심도 있는 국악교육 필요하다. 1092
5. 한국음악의 미래: 창작음악, 과연 살아남을 것인가? 1094
참고문헌: 1101

<부록>
저자 전인평 년보와 활동 / 1110
눈의 비늘을 떼어내 준 인도음악 – 전안평/ 1141

1. 이재숙(1941): 서울대 국악과 초기 학교생활

전인평: 1959년 서울대학교 국악과 1회 입학생으로 첫 졸업생이 되시고 또 국악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오셨습니다. 어떤 계기로 국악을 접하게 되셨나요 본 인터뷰는 2017. 2. 20. 12시 레스토랑 이딸라시안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되었고, 한양대 권오성 명예교수가 동석하였다.
2) 고교 재학시 서울대학교 콩쿠르에 입상 하였고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 갔으며 미국에서 성악가로 활동하였음.
?
이재숙: 참 옛날이야기이군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선생님 복이 많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이혜구 장사훈 선생님을 비롯한 저를 지도해 주신 여러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1959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국악과가 창설되게 된 것은 당시 현제명학장님과 이혜구교수님의 선견지명(先見之明)의 덕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국악과는 만들었지만 학생을 모으는 것이 급한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음대 교무과장이셨던 성악가 김학상 교수님이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 같습니다, 김교수님은 자신에게 성악 렛슨을 받던 권오성 조위민 김동필
등 몇 학생을 ‘국악과가 새로 생겼으니 성악보다 국악이 더 장래성이 있다’라고 설득하여 국악과를 지망하도록 하셨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는 국악과 신입생 50명을 뽑으려고 공고를 하고는 신입생이 모자랄까봐
제1지망에 합격 하지 못한 학생들을 제2지망으로 국악과를 선택하도록 하는 제도를 두었습니다. 나는 성악을 전공 하려고 당시 일본에서 유학하시고 돌아오신 내 모교 음악선생님이신
황임춘 선생님께 성악 렛슨을 받았는데 제1지망인 성악과에 합격하지 못하고 제2지망인 국악과에 합격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음악을 전공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환영 받지 못하던 시절이라 더군다나 국악을 전공하게 되니 아버지의 반대가 극심하셨습니다, 음악대학에서는 굉장히 배려를 하여서
제2지망으로 합격한 사람을 1.2지망 구분하지 않고 음대 합격자로 신문에 발표해 주어 아버지는 “얘 너 성악과에 합격하였더라. 정말 잘되었구나.” 하시며 사정을 정확히 모르시어
아버지의 반대 위기를 모면 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국악과로 합격한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2학년이 되자 다른 대학교 성악과로 편입시험을 치러보라고 권유하였으나 성악을 지도해 주신 황임춘 선생님이 아버지를 만나 앞으로 국악을 전공하는 것이 훨씬 더 비젼이 있으며 내 앞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여러번의 설득에 동의하시고 대학교 졸업 할 때 까지 그냥 방관 하셨습니다, 사실 나는 대학 들어오기 전에는 가야금을 보지도 못하였습니다. 유행가 가락으로 들었던 노래 가사에서 가야금이 12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정도지요.

전인평: 본인이 원하는 제1지망이 아닌 국악과를 다니게 되니 갈등이 많았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이재숙: 당시 신입생을 50명을 뽑았습니다. 대부분이 제2지망으로 학교를 다니게 되니 모두들 흥미가 없었습니다. 대학에서는 제2지망으로 입학한 학생을 붙들어 두려고 특별한
유인책을 썼습니다. 부전공 제도를 두어 부전공으로 자신이 애초에 하려던 전공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부전공을 위해서 교수를 배정하고 매주 렛슨을 받도록 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서양 성악을 전공하려던 학생에게 매주 국악 렛슨 40분, 부전공으로 서양 성악 렛슨 40분을 4년 동안 공부하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그래서 ‘국악과를 다니면 두 가지 전공을 배울 수 있다.’라고 학생을 설득한 것입니다.
테너로 유명하여 연주도 많이 하고 유명 대학의 성악과 교수로 활동한 박성원 교수와 당시 KBS 교향악단의 수석 혼 연주자 신홍균씨도 사실 국악과 출신입니다. 또 지금 생각하면 서울 음대 대학 당국에서 국악과를 어떻게 하든 키워 보려고 정말 많은 궁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대학 4년의 이수 학점이 140 학점으로 줄었지만 당시는 정확한 기억인지 모르겠으나 거의 180학점이었던 것 같고 본인이 희망하면 186학점까지 수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교육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2학년이 되었을 때 아버지는 또 다시 국악을 전공 한다는 것이 못내 아쉬워 숙명여대의 편입시험을 볼 것을 권유 하였습니다,
그 때 성악을 처음 지도한 황임춘 선생님은 서울음대 학생과장이셨던 성악과 김학상선생님과 또 교무과장이셨던 첼로의 전봉초 교수님 등과도 가까웠던 모양입니다. 이 여러 선생님들의 조언이 아버지를 설득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황임춘 선생님께서는 아버지에게 ‘따님이 국악 공부를 계속하면 1회 졸업생이니 교수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시창 청음을 잘하니 국악을 계속하면 할 일이 많을 것이란 말씀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나에게는 ’나중에 교수가 되거든 매달 커피 한 병씩 사와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버님도 설득 당하셨고 나도 마음 놓고 국악에 전념할 수가 있었지요, 당시는 커피가 귀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런
농담을 하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인평: 이렇게 부모님이 원하지 않던 국악을 전공하게 된 교수님은 어떻게 이 갈등을 해결하셨나요?
이재숙: 아버지는 입학 후에도 마음이 내키지 않으셔서 ‘국악과 다닌다고 하지 말고 서울대 음대 다닌다고만 이야기해라’고 할 만큼 갈등이 많았지만 내 자신은 제2지망으로 들어오기는 하였지만 한번 열심히 해 보자는 결심을 처음부터 했습니다. 그래서 방학 때에는 종로 3가에 있었던 조선정악원에서 양금도 배우고 국립국악원에서 장구 강습도 받고 몇 명의 친구들과 모여 국악 이론에 대하여 토론도 하고 합주도 하며 국악을 가급적 빨리 이해하려고 노력 했습니다. 내가 장구를 배우면서 장구를 사야만 되었어요. 나는 장구를 사달라는 것이 부모님께 부담도 되고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아서 우리 집에 아코디언이 있었는데, ‘아코디언 팔아서 장구를 샀으면 좋겠어요’ 하고 어머니에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아코디언은 팔지 말고 그냥 장구를 사도록 해라 그런데 장구는 집에 가지고 오지 말고 다른데 둘 수 없겠니?’하고 말씀하실 정도였고 당시에는 국악을 공부하는 것을 ‘가문 없는 집안사람들이나 하는 공부’라는 사회적 관념이 팽배한 터라 당신 집 딸이 장구를 배운다고 장구를 들고 다니는 것이 몹시 불편하셨던 모양입니다. 이처럼 당시 사회에서는 국악 전공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매우 힘들었던 분위기였습니다,

전인평: 자 이렇게 입학을 하신 다음에 수업을 어떻게 받았습니까?
이재숙: 학교를 입학하고 보니 국악기를 처음 보는 학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국악을 미리 공부한 학생은 단 몇 명에 불과하였습니다. 그래서 1학년 학생에게 한 악기를 8주씩 가르쳤습니다. 이렇게 일년동안에 단소, 피리, 가야금, 거문고를 돌아가며 배웠습니다. 그리고 2학년에 비로서 전공학기를 선택하도록 한 것입니다.

전인평: 당시 대학에는 어떤 분들이 강의를 나오셨나요?
이재숙: 이혜구 선생님은 교수셨고 강사로 장사훈 선생님이 거문고를, 김기수 선생님이 단소를, 김연준 선생님이 피리를, 황병기 선생님이 가야금을 가르쳤던 기억이 납니다.

전인평: 교수님은 최초의 가야금 독주회를 개최하셨는데 학교 다니면서 공부하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재숙: 학교 다니면서 내 나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대학교 때 황병기선생님께 방학 때도 쉬지 않고 배웠고 대학원 때에는 당시 실기 전공이 없었으므로 이론으로 대학원에 들어가서 개인적으로 황병기 선생님께 계속 공부했습니다. 대학원 3학기 때부터는 대학원 논문을 쓰기위해 김병호 선생님, 성금련 선생님, 김윤덕 선생님 등 세 선생님께 동시에 공부를 하며
채보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니 아버지께서 당신이 타고 다니시던 자동차를 내 주고 당신은 다른 차를 타고 다니시며 내 전공을 이해하시려고 노력 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 󰡔가야금 산조󰡕 이재숙 채보, 󰡔가야금산조󰡕(서울: 사단법인 한국국악학회, 1971).
사람들이 흔히 ‘빨간책’이라고 부르는 그 책입니다.

전인평: 그러면 아버님께서 언제부터 국악전공에 대한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뀌셨나요?
이재숙: 아버지가 그다지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으신 내 전공에 결정적으로 인식이 바뀐 것은 가야금 독주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대학원 2학년 때 최초의 가야금 독주회를 연다고 하니 주위의 여러 사람들이 많이 도와 주셨습니다. 특히 이혜구 교수님은 초청장을 언론사에 보내시며 최초의 국악 독주회라는 소식을 알리어 많은 중요 신문사에서 나에게 인터뷰를 요청해서 기사로 크게 다뤄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신문에 내 독주회 소식이 난 것을 아버지께서 보시고 굉장히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초청장 봉투를 잘 써야 하니 내가 써주마’하시고는 봉투를 일일이 붓글씨로 써서 돌렸습니다. 이혜구 교수님은 부부가 함께 음악회장 앞에서 손님을 맞아주셨고, 음악대학 교수 대부분이 참석할 만큼 큰 관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평론을 하시는 이상만 선생님께 평을 써서 일간지에 싣도록 도와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당시는 내가 너무 어리고 예법을 잘 몰라 이상만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조차도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이 기회를 통해 감사 말씀 드립니다.

전인평: 대학 졸업 후에 신국악예술인회를 결성하게 되었는데 당시 상황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재숙: 1963년 1회 졸업생을 배출하고 무엇인가 새로운 국악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졸업생 몇 명이 이혜구 교수님과 상의를 하였더니 ‘신국악’과 ‘예술’이라는 말이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당시는 인간문화재 제도도 없고 하여 국악을 예술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또 국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이기 위해 국악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하였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신국악예술인회’였습니다. 그리고는 이혜구 교수님은 ‘즉 자네와 같은 사람이 신국악예술인이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전인평: 이렇게 신국악예술인회가 결성되고 난 후 주로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요? 선생님과 신국악예술인회 상황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재숙: 제1회 신국악예술인회 정기연주회는 1966년 4월 25일 서울대 음대 콘써트 홀에서 열렸습니다. 이 연주회에서 김용진 작곡 <합주곡 제2번>, 이성천 작곡 <독주곡 제13번>, 조재선 작곡 <젓대를 위한 시나위> 등 모두 6곡이 연주되었습니다. 그 후 매년 정기연주회와 임시연주회를 개최하며 그 때마다 매 회 초연 창작곡을 연주하였고 전통 음악도 편곡하여 연주하고 또 독주와 서양악기와 연주하는 협주곡으로도 편곡 하여 다양한 레파토리를 연주하며
오늘의 신악회로 이어졌습니다.

전인평: 선생님은 국악계의 개척자로서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동안에 많은 고생도 하셨지만 영광스러운 일도 많았지요?
이재숙: 그 후 지금까지의 음악활동을 말하려면 50여년이 흘러간 긴 세월이라 결국은 많은 제 자랑을 하는 것 같아 면구스럽네요. 긴 세월의 얘기를 하려면 중언부언 할 것 같으니
상을 받거나 훈장을 받을 때 제가 걸어온 길을 요약해서 써 주신 선생님들의 추천서로 대신해도 될까요?

전인평: 아주 좋습니다. 그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재숙: 다음은 선생님들의 추천서 내용입니다
“이재숙은 한국음악 최초의 학사와 석사학위의 소지자로서 1964년 한국 최초의 국악 (가야금) 독주회를 개최하여 현재와 같은 국악 독주회의 전형을 세웠고, 기록문화를 소유할 수 없었던 시대에 구전(口傳)으로만 전승 되어 오던 전통음악 가야금산조를 1971년 오선보로 악보화 하여 최초로 다섯유파의 가야금산조를 채보 출판 하였다. 이 악보는 능률적인 국악교육은 물론 가야금산조의 분석을 가능케 하여 산조음악의 체계적인 정립을 가능케 하였다. 1981년 명 고수들이 악보 없이 선율에 맞추어 즉흥성을 띠고 반주하던 正樂과 民俗樂 반주법을 명인들께 직접 전수 받아 채보 정리하여 출판한 “국악반주법”도 유일하며 독보적이다.
1994년 아시아琴교류회를 결성 아시아지역 음악교류에 크게 공헌 하였고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런던대학교(SOAS), 미국 하와이대학교의 객원교수와 수 많은 해외연주를 통하여 한국음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가야금 연주계통과 음악적 차별성에 관한 연구 등의 논문을 비롯 10여편의 논문과 8권의 저서가 국악이론 정립에기여 하였고 국내․외에서 200여회의 독주회 및 협연을 하였다. 특히 1994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개최한 연속 기획 독주회 “가야금산조 여섯 바탕 완주”는 가야금 연주사상 최초의 기획이였으며 아직까지는 유일하며 독보적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재숙이 2008년에 발간한 “가야금산조 여섯바탕전집”은 개별 산조유파의 음향기록을 부록으로 싣고 있다. 다양한 녹음방식의 음원을 씨디로 복각했는데, 이 음원은 구할 수 없는 이재숙이 채록한 음향들이 대부분이며 음반의 연주자들은 1세대연주자로 유명을 달리한 인간문화재들의 기록음원이다. 예를 들면, 1930년대 정남희와 한성준의 연주, 1950년대 강태홍과 박녹주의 녹음, 1965년 김병호와 박동진의 녹음, 1965년경 김윤덕과 이정업의 녹음, 1971년 함동정월과 김명환의 녹음, 1981년김죽파와 김동준의 녹음, 1984년 성금연과 김명환의 녹음 등이다.
2008 런던대학교 (SOAS) 하워드교수와 함께 출간한 공저․가야금산조(영국․ Ashgate)는 가야금산조를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 영어로 출판한 유일한 저서로서 한국음악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할 업적으로 사료된다.
특히 1967년 서울대학교 전임교수로 부임한 이래 39년 3개월을 봉직하는 동안 유수의 가야금 연주자들을 배출하였으며 2006년 정년이후에도 한양대학교 석좌교수로 봉직하여 평생을 가야금 연주계와 교육에 헌신하였다. 무엇보다 현재 전국 대학교의 가야금 전공 교수의 대부분이 이재숙의 제자라는 점은 평생을 바친 교육에 헌신한 결실이 현대 가야금계를 구축하는데 일조하였다. 이재숙은 시대적인 요구로 최초, 유일, 독보적이라는 수식어를 많이 지닌 전통과 현대를 이어주는데 챔피언의 역할을 한 음악가이다.”

챔피언이란 단어가 처음에는 참 어색했는데 청중들의 호응도가 낮아 때로는 야유까지 받는 창작음악을 많이 연주한다고 써주신 이혜구 선생님의 말씀이라 이제는 자연스러운 추억이 담긴 단어가 되었습니다.

전인평: 네, 선생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옛날 생각이 나네요. 정말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어려운 길을 걸어오시면서 국악을 지켜오고 창작국악이라는 것을 만든 덕택에 오늘날과 같이 풍성한 국악계로 발전하였고, 또한 창작음악이라는 장르가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긴 시간 귀한 말씀을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많은 일 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오늘날의 독자를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100년 후의 독자를 위한 책이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을 기록으로 남겨 소시민으로 열심히 살았던 모습을 후세에 전하려고 이 책을 마련하였다. 당장은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적더라고 후세에 누군가가 이 글을 읽으면서 20세기를 살아온 선인의 모습을 되새기는 자료가 되길 바란다.

작가정보

저자(글) 전인평

서울대 음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1970)하고 델리 간다르바 마하 비디알라야에서 수학(1986)한 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문학박사를 취득(1999)하였다. 중앙대 국악대 학장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중앙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아음악콩클 심사위원, 중앙음악연구소 소장, 문화재청전문위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심사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아시아 음악학회 회장으로 영문 음악학술지 Asian Musicology 발행인이다다. 대한민국작곡상(1981), KBS 국악대상(1998), 난계음악학대상(2003), 기독교문화대상(2004), 한국 음악상(2015), 서울음악대상(2018)을 수상하였다.
 
중앙대 교수(학장),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국립극장 자문위원, UNESCO world cultural heritage(세계문화유산) 심사위원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영문학술지 Asian Musicology 발행인,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한국음악평론가협회 회장, 한국국민악회 명예회장,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저서>
󰡔아시아음악의 아름다움󰡕(아시아음악학회, 2008 공저), 󰡔한국음악의 멋 열 가지󰡕(현대음악, 2010), 󰡔동북아시아음악사󰡕(아시아음악학회, 2012), 「국악작곡 길잡이󰡕(현대음악, 2013), 󰡔국악관현악법󰡕(아시아음악학회, 2014), 󰡔아시아음악 오디세이󰡕(아시아음악학회, 2015), 󰡔한국음악 선구자들의 삶과 음악󰡕(아시아음악학회, 2019). 󰡔한국음악장단의 역사󰡕(아시아음악학회, 201). _󰡔한국음악 창작음악사󰡕(아시아문화, 2022),
 
<주요 작품>
국악관현악 <고구려 송가>(KBS국악관현악단 위촉, 2000).
국악관현악곡 <바이칼 환상곡>(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위촉, 2008)
국악관현악곡 <반구대 환상곡>(국립국악관현악단 위촉, 2009).
실내악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수은 위촉, 2017)
실내악 <인간은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가?> 신악회 위촉, 2018)
가곡 <남북을 잇는 아리랑>(한국국민악회 위촉,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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