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르보의 베르나르의 아가서 설교 · III 나는 들의 꽃 골짜기의 백합화

클레르보의 베르나르 지음 | 장미숙 옮김

은성 2022년 07월 1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베르나르의 86편의 아가서 설교를 통해 영적 신앙심과 하나님 체험을 생생하고 유감없이 표현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설교 47 골짜기의 백합화
설교 48 믿음과 관상에 관하여
설교 49 왕이 나를 인도하여 잔칫집에 들어갔으니
설교 50 육체와 이성과 지혜의 삼중적 사랑
설교 51 신랑의 왼팔과 오른팔의 의미
설교 52 노루와 들사슴
설교 53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
설교 54 교만
설교 55 신랑이 노루와 어린 사슴에 비교되는 비유
설교 56 벽은 무엇인가?
설교 57 마리아, 나사로, 마르다
설교 58 영혼의 가지치기
설교 59 비둘기의 소리
설교 60 무화과나무와 푸른 열매
설교 61 바위틈에 있는 나의 비둘기
설교 62 비둘기가 거하는 틈의 의미
설교 63 여우가 허는 포도원
설교 64 네 종류의 유혹
설교 65 여우를 잡으라
설교 66 새로운 이단자들

책 속으로

설교 47
골짜기의 백합화

1

1. “나는 들의 꽃이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아 2:1).13) 나는 이 말을 신부가 꽃으로 장식된 침상에 대해 찬탄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신부가 침대를 수놓고 방을 아름답게 꾸민 이 꽃들로 인해 스스로 우쭐해지지 않도록 하려고 신랑은 그가 들의 꽃, 즉 방이 아닌 들에서 난 꽃이라고 말합니다. 그 꽃들의 화려함과 향기는 신랑의 호의와 도움으로 말미암습니다. 아무도 그녀를 책망하여 “누가 너를 남달리 구별하였느냐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같이 자랑하느냐?”(고전 4:7)라고 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자상한 연인이요 친절한 스승인 그는 사랑하는 이에게 그녀가 자랑하는 꽃들의 화려함과 침상의 달콤한 향내를 누구의 덕분으로 돌려야 하는지를 말해 줍니다. “나는 들의 꽃이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 즉 “당신이 자랑해야 할 이는 바로 나다.” 우리는 이것으로부터 자랑하지 말아야 할 것과(고후 12:1)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고전 1:31)는 교훈을 배우게 됩니다. 이제 그분의 도움을 받아 문자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숨겨져 있는 영적인 의미도 고찰해 봅시다.

13) 개역개정성경에는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로 되어 있다.

2. 우선 꽃이 발견되는 세 장소―들과 정원과 방―를 살펴보고, 그다음에 왜 그가 특히 들의 꽃으로 불리기를 택하였는지를 알아봅시다. 꽃은 들이나 정원에서는 자라지만 방에서는 자라지 않습니다. 꽃은 방을 밝게 하고 방 안을 향기롭게 하지만 들이나 정원에서처럼 똑바로 서지 못하고 비스듬한 자세를 취합니다. 그것은 그 꽃이 안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 밖에서 들여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꽃은 물을 자주 갈아 주어야 하며, 향내와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새로운 꽃으로 갈아 꽂아야 합니다. 만약 꽃으로 장식된 침상이 선행을 실은 양심이라면, 한두 번 착한 일을 하는 것으로는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계속 새로운 선행을 추가해야 합니다.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둘 수 있습니다(고후 9:6). 계속 많은 사랑의 행위로 물을 갈아 주지 않는다면, 선행의 꽃은 곧 시들고 꽃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방 안에 있는 것은 이와 같습니다.

3. 정원과 들에 피어 있는 꽃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꽃은 꽃송이를 위해 충분한 양분을 흡수하므로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정원과 들에도 차이는 있습니다. 정원은 사람의 수고와 기술로 가꾸어져 꽃을 피우지만 들은 인간의 노력과 도움이 없이 자연적으로 꽃을 피웁니다. 들이 누구인지 짐작하십니까? 그것은 쟁기로 갈거나 호미로 매거나 거름을 주거나 사람의 손으로 씨를 뿌리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들은 여호와의 신이 그 위에 강림한 고귀한 꽃으로 인해 영화롭게 됩니다(사 11:2).

“내 아들의 향취는 여호와께서 복 주신 밭의 향취로다”(창 27:27). 밭의 꽃은 아직 그것의 아름다움을 입지 못하였지만, 이미 향기를 발하였습니다(아 1:12). 몸은 쇠약하고 눈은 볼 수 없었지만, 날카로운 후각을 지닌 거룩하고 늙은 족장 이삭은 영으로 향기를 미리 맡으며 기쁨에 넘치는 말을 하였습니다.

출판사 서평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는 그의 나이 23세 때인 1112년에 시토회에 가입하여 수도원 개혁에 앞장선 사람이었다.
그는 마르다보다 마리아의 직분을 훨씬 더 우월한 것으로 확신하고 모든 시간을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명상으로 보내는 것이 소원이었다. 특히 그는 그리스도의 인성 속에 계시된 하나님의 사랑에 깊이 사로잡혀 있었다.
그는 수많은 종교적, 사회적 문제의 중재자 노릇을 했으며, 교회 개혁의 지도자였고, 제2차 십자군 원정을 가능케 한 면 설교자였으며, 관상과 영혼의 순례에 관한 많은 글을 저술하였고, 일체의 신학적 변화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였다.

작가정보

저자(글) 클레르보의 베르나르

저자 클레르보의 베르나르(Bernard of Clairvaux; 1090~1153)는 프랑스 디종 근처 퐁텐의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세속적인 교육을 마친 그는 22살이 되던 해 다른 31명의 사람들과 함께 시토에 있는 베네딕토회에 들어갔다. 시토의 베네딕토회는 부르고뉴에 있는 개척 수도원으로 이곳에서 그는 나중에 시토회를 창립했다.1115년 베르나르는 클레르보에 있는 새로운 수도원의 수도원장이 되었으며, 이 첫 번째 수도원을 시작으로 이후 많은 수도원을 설립했다. 수도원장 베르나르는 처음엔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이유로 수도회의 비난을 받았지만, 기도에 할애된 시간을 줄이고 음식을 개선했으며 지역 주교의 도움으로 수도원의 일치를 강화하여 수도원의 상태를 크게 향상시켰다.그의 저작물로는 [신애론], [아가서 설교집] 등 많은 저술에 그의 명상적인 형상이 표현되어 있다.

번역 장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