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싫었다. 4
2022년 05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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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1.56MB)
- ISBN 9791166948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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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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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직후 실종된 레너티 후작가의 첫째 딸,
내 ‘언니’라는 소녀가 돌아왔다.
저택의 모두가 그녀만을 사랑했다.
상관없었다.
내 부모가 쓰레기라는 건 원래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영지 관리를 위한 서류도 다 정리했겠다,
후작 내외 대신 실질적으로 일했던 내가 없어지면 알아서 곤두박질칠 가문에
귀찮게 따로 손을 쓸 생각은 없었다.
그러니 이제 예정된 절연만 하면 됐는데…….
―아주 칭칭 감겨 있었어! 분명 아주 오래전부터였을 거야.
종종 만난 자칭 하급 정령은 뜻밖의 이야기를 하지 않나,
“그럼 너는 누가 지켜 줘?”
내 ‘언니’라는 여자는 진짜 언니라도 되는 줄 아는지 나를 보호하려 들고,
“어때, 영애? 이만하면 대부로서도 유용하지 않겠어? 누가 채 가기 전에 어서 입후보하라고.”
상호 거래로 계약한 의뭉스러운 공작은 손해를 자처한다.
그리고……
“단 한 번도 기도한 적 없는 신에게 애걸했어.”
그렇게 말하는 내 다정한 소꿉친구의 얼굴을 본 순간,
우리의 끝은 더는 단순한 친구가 아닐 것 같았다.
[악녀 포지션 여주/ 강철멘탈 여주/ 책임감 강한 여주/ 여주 한정 다정남주/ 괴팍하지만 상냥한 새가족]
11-2장
12장
13장
14장
15장
“아니타, 왜 절연을 선택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하겠다고 생각했어?”
“나는…….”
“가주만 아닐 뿐이지, 가문에 네 영향력이 가득한데도 그걸 모두 저버리며 굳이 절연을 할 이유는 없는데도 말이야.”
그래서 나도 볼 수 없는 깊은 곳에 어린 시절부터 꼭꼭 숨겨 둬, 자라지 못한 진심을 말할 수 있었는지도 몰랐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더는 불행하게 살고 싶지 않아서.
“응, 아니타.”
악시온이 눈을 휘었다.
“행복해지면 돼. 네가 모두 가지면 돼.”
어느새 악시온이 내 바로 앞에 있었다. 따뜻한 손이 내 어깨를 감쌌다.
나는 나를 감싼 온기 속으로 얼굴을 묻었다.
아홉 살 아이는 저보다 커다란 어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런 것밖에 생각하지 못했으리라.
도망친다는 선택지밖에 없었던 거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지.’
“나를 이용해.”
얼굴을 묻은 몸이 단단했다.
그 손안에서는 항상 안전할 것 같았다.
이 품에 안겨 있으면 항상 이렇게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악시온은 내가 직접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그의 선에서 모든 일을 처리해 주겠지.
‘하지만 그렇게 기대어 살기만 하면 그건 나로서 사는 게 맞는 걸까.’
그렇게 살아 본 적 없었다. 그런 방식으로 살고 싶었다면, 애초에 절연을 생각하지도 않았을 거다.
눈꺼풀을 밀어 올리고선 슬쩍 악시온을 밀어냈다.
“그런 말, 조심해서 해. 내가 정말로 네 옆에 찰싹 붙어 이용해 먹기만 하면 어떡하려고.”
“그것도 난 좋아.”
등쳐 먹히기 딱 좋은 소리를 하는 악시온을 바라보며 눈을 활짝 휘었다. 나는 상대의 화를 돋우기 위해 짓는 미소 말고는 잘 웃을 줄도 모른다.
“그래도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
때문에 어색할 게 분명한 미소를, 악시온은 미소가 사그라드는 순간까지 동공을 크게 벌린 채로 바라보았다.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야.”
백금색 머리카락 속 귀가 이번에도 조금 발갛게 달아오른 듯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모카판나
모카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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