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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황후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3

차복희 지음
델피뉴

2022년 05월 0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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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61MB)
ISBN 9791166948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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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체 3
버림받은 황후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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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황후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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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황후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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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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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베 제국의 꽃’이라 불리는 로델리아는 완벽한 황후이자 사랑받는 아내였다.
아니,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 여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저를 사랑하신다 했잖아요. 그건 다 거짓이었나요?”
“……거짓은 아니었어. 단지, 내 마음의 크기가 작았을 뿐이겠지.”

자신을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황제의 말에 무너진 로델리아.
그런 그녀에게 수수께끼의 남자, 세르디안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다가온다.

“당신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아요, 아이젠 대공.”
“말씀드린 것 같은데. 그대는 결국 나를 선택하게 될 거라고.”

세르디안을 믿을 수 없었던 로델리아는 그를 거절하지만,
점점 가혹해지는 운명 앞에 흔들리게 되는데…….

“겁도 없이.”
“…….”
“두 발로 직접 찾아오시지 않으셨습니까.”

로델리아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먼저 세르디안의 손을 잡은 이상, 이제 그에게서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제가 당신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과연, 그를 믿어도 되는 걸까.
3권
14 - 19

세르디안 아이젠은 명백한 적이다.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하고, 그저 위로하기 위해 말하는 것 같지만 모든 것이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대답일 터였다.
그의 진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마친 로델리아의 입술 사이로 날카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글쎄요.”
그저 작은 호의이니 마음 쓸 필요가 없다고 했던가.

[따님처럼 아무런 능력도, 쓸모도 없는 사람에게 대가 없이 호의를 베풀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답니다.]

그럴 리가 없지.
로델리아가 작게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인 플로렌체 후작의 말마따나 자신은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하는, 쓸모없는, 태어나서는 안 되었을 존재일 뿐이니.
어릴 적 그토록 상처받았던 말이 제게 도움을 주는 날이 올 줄이야.
머리가 차게 식었다.
세르디안은 그저 솔라의 혈육,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런 행동 모두 케인과 자신을 갈라놓기 위한 계획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이런 것에 잠시나마 흔들린 저가 한심했다. 어쩌면 종국에는 서로 피를 봐야 할지도 모르는 사이인 그에게 휘둘릴 수는 없는 일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했다.
“……아이젠 대공, 무례를 봐주는 것도 여기까지입니다. 이만 물러나 주세요.”
로델리아는 정신을 차리고 건조한 목소리를 냈다. 잠자코 뒷말을 기다리던 세르디안의 표정이 일순간 흔들렸다.
“세르디안입니다.”
하지만 흔들림도 잠시, 돌아오는 것은 그의 엉뚱한 대답이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통 종잡을 수 없는 그의 반응에 로델리아의 낯빛이 의문으로 물들었다.
그녀의 반응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 그가 다시금 붉은 입매를 매끄럽게 올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 이름, 세르디안입니다.”
그가 다시 한번 낮고 짙게 읊조렸다. 마치 이름을 불러 달라고 하는 것도 같았다.
원하는 답을 듣기 전까지 보내 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로델리아는 다시 허리를 꼿꼿이 세워 그를 마주했다.
“그래요, 세르디안 대공.”
당황했는지 목이 잠겨 거의 갈라지다시피 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는 대답이 꽤 만족스러운 듯 살짝 닫혀 있던 입술을 끌어 올렸다.
그의 미소는 시리도록 아름다웠지만 오만했다. 그래서일까, 본능처럼 거부감이 치밀어 올랐다. 그것을 가라앉히려 숨을 크게 들이마신 로델리아가 찬찬히 말을 뱉었다.
“대공, 이 일은 저와 폐하…… 그러니까 부부 사이의 일입니다. 대공께서 신경 쓸 일이 아니니 걱정은 접어 주셨으면 좋겠군요.”
그저 건조하게 대꾸해도 되었겠지만, 로델리아는 일부러 차갑게 그를 밀어내었다. 긴장감을 숨기기 위해 괜한 소맷자락만 만지작거렸다.
드레스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울려 퍼졌다.
불안감을 눈치챈 듯, 잠시 소매로 시선을 내린 그가 다시 눈을 맞추곤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면 말하세요. 그대의 부탁이라면 언제든 두 손, 아니 모든 것이 되어 드릴 수 있으니.”
세르디안의 날카로운 눈매가 사뭇 가늘어졌다.
“언제든.”
그가 입가에 다정한 미소를 걸친 채 느릿하게 말을 이었다. 왠지 저릿한 기분이 들어 하마터면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다.
하지만 흔들리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 시선을 돌리고 답했다.
“신경 써 주는 것은 고맙지만, 제가 당신에게 도움을 받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제가 못 미더우신 것도, 이상하게 보일 거라는 것도. 제가 솔라 그 아이와 남매라 그렇게 여기시는 것 아닙니까.”

작가정보

저자(글) 차복희

차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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