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막 공작의 애완 새. 3

유리파도 지음

델피뉴 2021년 07월 16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결혼 시장의 가련한 파랑새, 이사벨라 엘로이즈.
10년간 맹신했던 약혼자에게 배신당하고, 그녀는 세상을 잃었다.

빗길을 전전하던 그녀를 주운 건 소문 속 유령 공작이었다.

“새살이 돋을 때까지, 내가 당신을 돌보는 거예요.”

구원받았다고 생각했다. 그의 비밀을 알기 전까진…….

“사랑스러운 이사벨라, 당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면 어떤 소리로 지저귀는지 무척 궁금해졌어요.”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늦어 버린 후였다.

“에단 홀든, 당신 미쳤군요.”
“그래요, 난 미쳤어요. 그런데 그걸 이제야 알았나요?”

목차

3권
1. 뱀 꼬리 자르기
2. 에밀리의 일기장
3. 격정의 밤
4. 최후의 단잠
5. 사랑하는 애완 새(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에단, 분명 후회하게 될 거예요.”

겁에 질린 얼굴로 도리질을 치자, 그가 마주 잡은 손을 더욱 세게 움켜쥐어 왔다.

“후회할 생각이라면 진작에 그만뒀겠죠. 그러니 당신은 그저 내게 몸을 맡기기만 하면 돼요. 마치 왈츠를 출 때처럼.”

마치 왈츠를 출 때처럼. 그가 살며시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왈츠라는 단어가 이토록 야릇하게 느껴질 수 있다니.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설마 사이먼 브리튼이 아닌 다른 사내에겐 안기고 싶지 않은 건가요?”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익숙한 이름에 두 눈이 크게 확장됐다. 이 상황에서만큼은 절대로 듣고 싶지 않은 이름이었다.
잔인한 에단 홀든. 그 야속한 입술로 애써 잊고 있었던 내 처지를 자꾸만 상기시켰다.
그래, 내 몸은 오롯이 브리튼 후작가에 상납되기 위해 만들어졌지. 하지만…….

“……그런 건 아니에요.”

송곳니를 드러낸 포식자 앞에서 얼마 남지 않은 꽁지깃을 세우며 반발했다.

“나는 그저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또다시 착취당하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그런 비참한 경험은 한 번으로 족하니까요.”

가진 것이라곤 볼품없는 몸뚱어리뿐이라 그마저도 당신에게 줘 버리고 나면, 나는 다시금 사이먼에게 그랬던 것처럼 처절하게 애원하고 매달리며 애정을 갈구하게 될 것이다.
기약 없는 외사랑이 얼마나 비참하고 끔찍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무슨 뜻인지 잘 알겠어요. 당신은 흘러넘치도록 과분한 애정을 원하고 있군요.”

억세게 손목을 움켜잡고 있던 그의 손가락에 서서히 힘이 빠져나갔다. 아릿한 통증이 번져 오는 손목을 어루만지며 그를 주시했다.
그 순간, 영롱한 에메랄드를 감싸고 있던 희멀건 눈꺼풀이 초승달처럼 가늘게 휘어 접혔다.

“사랑스러운 이사벨라, 당신이 원하는 만큼 애정을 쏟아부어 줄게요. 얼마나 원하는지, 또 어디에 쏟아부어 줬으면 좋겠는지 말만 하면 돼요.”

관능적인 미소에 취해 있자, 그의 양팔이 나를 향해 쭉 벌어진다. 이내 속절없이 그의 품 안에 안겨 들었다.
빈틈없이 허리를 끌어안은 그의 단단한 팔뚝이 마치 새장 같다고 느껴졌다.

“에단, 나는 잘 모르겠어요. 방금 그 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이리로 와요. 더 가까이.”

델 듯 뜨거운 체온이었다. 땀으로 흥건한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자, 그의 손끝이 머리칼 사이를 부드럽게 헤집고 들어왔다.
촘촘히 두피를 훑는 손길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나도 모르게 손끝 발끝에 움찔 힘을 주자, 그의 입술 위로 옅은 미소가 번져 나갔다.

인물정보

저자(글) 유리파도

유리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