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싱어게인 무명 가수 30호 이승윤 현상

이정란 지음

이인북스 2021년 03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2021년 2월 초에 종영된 Jtbc의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매 방송마다 핫한 화제가 되었던 가수가 있었다. 이름하여 ‘30호’로 불렸던 가수 이승윤.
71개 팀의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된 경연에서 최종 우승을 한 그는 무명 가수에서 졸지에 유명 가수가 되었다. 그는 1라운드 때부터 개성적인 음악을 선보여 매 라운드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던 장본인이다.
무대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경연이라기보다는 공연을 하는 것처럼 독창적이고 열정적인 음악을 보여주면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갔다.
프로그램 종영 이후에도 그의 인기는 시들 줄 모르고 있는데, 그에게는 여타 많은 경연 프로그램에서 스타가 된 가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특이점이 많이 보인다. 그를 지지하는 대중들의 환호를 한 현상으로 파악하고, 대중들이 왜 그에게 매료되는지,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배출된 가수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쓴 글이다.

목차

프롤로그 4
첫 대면 7
리듬과 비트 10
사람의 온도와 사람의 호흡 14
노래들 17
애매함과 경계 26
이승윤 효과-마음과 메시지 31
10분의 10 36
과제 40
누구나 아무나의 again 45
에필로그 47

책 속으로

무명 가수 ‘30’호로 불렸던 가수 이승윤. 그처럼 스펙트럼이 넓은 가수는 보다 첨 본다.
보통 가수들은 타고난 스타일이 있어 한 음반에 담긴 곡들의 분위기가 비슷비슷해 한 번에 다 듣기 지루한데 이 가수는 노래마다 다른 특색을 뿜고 있어 1시간 이상 노래가 이어져도 지루한 줄 모르고 듣게 된다. 지루하기는커녕 몸이 먼저 반응해 자신도 모르게 그의 몸짓을 흉내내게 된다.
그의 노래는 멜로디가 가사를 가져다주고 가사가 멜로디를 데리고 오는 음악이어서 멜로디와 가사의 합이 아주 찰지다. 그렇게 찰진 노래가 그의 음색에 얹혀 그의 몸으로 발산될 때의 느낌은 아, 최적화라는 게 바로 저런 거로구나!
노래할 때 그는 이 세상에 있지 않다. 노래 안쪽에 들어가 있다. 그때 그의 눈에는 노래 안쪽에서 발하는 빛이 담겨 있다. 또 그의 몸속에는 여러 장르의 음악이 동거하고 있는데 그걸 표현할 때의 창법과 목소리와 몸짓과 표정이 또 다르다.

지금 대중음악의 재야에는 한 음악의 히트가 아닌 ‘무명 가수 30호’가 비트를 치고 있다. 그 파동 위에 많은 사람들이 실려 이상야릇하게 매력적인 리듬에 몸을 맡기고 있다. 그의 노래의 중독성은 음악의 울림보다 더 깊고 긴 여운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이 수십 년간 사랑, 이별, 배신, 상처, 우울감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 청년 가수는 그것을 훌쩍 초월해 삶을 성찰해 길어 올린 자신만의 철학을 발포한다.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 발길에 차여 없어지기에 또 좁은 라이브 카페에서 소수 사람들의 환호에 묻혀 금방 사라지기에는 너무 아까운 노래들이 그의 음악 창고를 꽉 채우고 있다.
그 노래들이 아우성으로 그를 세상 바깥으로 밀어내 그는 방문을 열고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노래로 철학하는 30호 장르의 가수는 지금 ‘탄생’한 것이 아니라 이제야 ‘발견’된 것이다.

유명 가수 이승윤(체제에 어느 정도 순응하는)과 무명 가수 30호(틀에 갇히길 거부하는)가 적절히 잘 배합되어 있는 그는 어느 쪽을 향해 가는 스타일까? 대중은 어느 쪽을 향해 있는 스타를 원할까? 그의 노래 〈영웅 수집가〉에는 바람에 따라 춤추기 좋아하는 대중들의 속성이 잘 표현되어 있다.

“숨을 쉬어, 그렇게 하나씩 해보는 거야” 하며 넓은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무명 가수 30호는 유명 가수 이승윤보다 매력적인 요소가 훨씬 많다. 모쪼록 무명 가수 30호의 매력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무명 가수 ‘30호’로 불렸던 이승윤의 인기를 하나의 현상으로 단정 짓고, 대중들이 왜 그에게 매료되는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배출된 가수들과의 차별점이 무엇인지에 중점을 두고 써내려간 글이다.
저자는 순수한 팬의 마음으로 쓴, 그의 노래에 대한 군더더기 없는 화답의 글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말대로 순수한 팬의 입장에서 대중들에게 어필되고 있는 요소를 객관적으로 짚어주어 쉽게 공감이 갈 뿐 아니라 군더더기 없이 써내려간 글이어서 빨려들 듯이 읽힌다.
우리가 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때, 막연히 아, 아름답다, 예쁘다 하고 지나치는 것보다 꽃의 모양이 다른 꽃들과 어떻게 다른지 빛깔은 또 얼마나 독특한지를 좀더 세밀하게 관찰해서 본다면 그 꽃을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다. 그렇듯이 어떤 음악을 막연하게 좋다 하고 말하는 것보다 그의 음악이 여타 가수들과 다른 부분이 무엇인지 또 뛰어난 부분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면 그 음악의 깊은 결, 가수의 영혼까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무명 가수 30호가 다른 가수들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특별한 지점이 어딘지를 살펴보는 이 책은 그를 더 밀접하게 사랑할 수 있게 해주는(소위 덕질)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정란

저자 이정란은 월간 《심상》 신인상으로 시단에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이를테면 빗방울』, 『눈사람 라라』, 『나무의 기억력』,
『어둠·흑맥주가 있는 카페』가 있으며, 산문집으로 『시비로
만나는 아름다운 시』, 『간이역 풍경』, 『딸아, 세상은 단풍 든
숲속의 길처럼 아름답다』, 『글 잘 쓰기 위한 쉬운 맞춤법』
등이 있다.
2019년 서울문화재단 '예술가 지원' 작가에 선정되었으며, 현재 출판사 〈이인북스〉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