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마켓 : 작고 빛나는 것을 사고 팝니다

이호재 지음

마카롱 2020년 06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별의 세계. 이곳은 우주이자 세계. 어디에서나 별이 가득 찬 곳. 헤엄치듯 유영하는 무중력의….》

삑.

새롭게 런칭된 '우주' 어플 〈별의 세계〉.
그들은 선착순 유저 3,000명에게 '무료' 별을 '분양'하였다.
몇년 간의 취업 실패 속에서 방 안에 갇혀있던 '진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VR과 연계된 고성능의 시각 효과와 적절하게 조율되어서 느껴지는 별의 온도.

이 곳에서만큼은, '진희'는 현실 속의 자신을 잃고
무한하지만 유한한 이 '우주'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별의 아름다움과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것도 잠시.

진희는 지구에서 몇 광년이 떨어진
이 곳에서 가장 빨리 도착한 것은
빛이 아닌 인간의 욕망이었음을 알게 되는데...

목차

프롤로그
1부. 진희 이야기
- 1장
- 2장
- 3장
- 4장

2부. 이담 이야기
- 5장
- 6장
- 7장

3부. 두 사람의 이야기
-8장
-9장
-10장

에필로그

책 속으로

　
　 “방에 혼자 있었어요. 그 때 <별의 세계>를 처음 접했죠.”
　
　나는 왜 별의 세계를 하기 시작했냐고 물었으나 진희는 그 말에 정확히 답하지 못했다. 마치 자신에게만 말하는 것처럼. 그녀는 계속된 질문에도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흐릿한 내용의 이야기만 했다. 그녀가 쓰는 언어는 이해될 것 같으면서도 이해되지 않았다. 이렇게.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던 것일지도 몰라요. 그럴 때 있잖아요. 그 일을 하는 것 외에는 다른 일을 할 일이 없을 때 그걸 하는 거죠. 매달릴 곳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이호재, 『은하마켓 : 작고 빛나는 것을 사고 팝니다』中, 마카롱 (2020)
　
　
　진희는 우주 공간을 향해 부드럽게 미끄러졌다. 커다란 물탱크에서 평형을 하는 것 같았다. 마치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액셀만 밟는 듯 한 쾌감. 잘 제빙된 스케이트장에서 느낄만한 속도감. 이 무중력 공간에선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었다. 방에서 지냈던 지난 시간들이 아까울 정도였다. 속도는커녕 방향 감각조차 없이 실패하고 실패했던 그 시간들이 스쳐지나갔다. 실패와 좌절 속에서 누구도 만나지 않았던 현실과 달리 이곳에선 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이곳에선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
　
-이호재, 『은하마켓 : 작고 빛나는 것을 사고 팝니다』中, 마카롱 (2020)
　
　
　흔들리는 눈빛으로 이담은 별의 세계를 바라봤다. 검은 우주 속에서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별들은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듯 반짝반짝 환하게 빛났다. 그 반짝임은 절대 아름다움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건만, 오직 아름다움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담은 그 빛들을 바라보았다. 감탄할만한 무엇인가가 새롭게 탄생했음을 직감했다. 동시에 두려움도 느꼈다. 좌측하단엔 접속 인원수가 떴다. 천천히 숫자가 하나씩 늘어났다. 1은 곧 12가 됐다. 별의 세계를 만드는 데 참여한 이들의 수였다.
　
-이호재, 『은하마켓 : 작고 빛나는 것을 사고 팝니다』中, 마카롱 (2020)　
　
　

작가정보

저자(글) 이호재

『은하마켓 : 작고 빛나는 것을 사고 팝니다』 (마카롱,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