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파이브

김주한 지음

위즈덤커넥트 2020년 05월 26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다른 사람의 손을 가지게 된 남자의 한낮의 단 꿈 같은 이야기.
평범한 직장인인 주인공은 술에 만취해서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 자신의 왼손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다른 누군가의 오른손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니까 주인공에게는 원래 자신의 오른손과 다른 사람의 오른손, 이렇게 2개의 손이 존재하는 것이다. 술기운에 착각을 하는 것인가 생각해 보지만, 사실은 변하지 않고, 병원을 갈 수도 없다. 그렇게 당황스러운 상황 속에서 주인공은 경찰관 친구에게 도움을 청한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42 (추정치)

책 속으로

"여보세요. 혹시 선생님께서 얼마 전에 큰 사고가 있지 않으셨나요?"
"누구요? 어디십니까?"
"선생님 손을 제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혹시 장난 전화 하는 거요?"
"아닙니다. 만나서 말씀 나누시죠. 제가 그 쪽으로 가겠습니다."
"..."
"곧 연락드리겠습니다.
***
내가 어제 마셨던 것이 소주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럼 지금 내 눈앞에 벌어진 일이 조금이나마 설명이 될지도 모르겠다. 내 왼손에는 모르는 오른손이 붙어있다. 처음 보는 오른손이다.
‘주님, 뭔진 모르겠지만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기도하려 해도 손이 맞지 않으니 기도조차 할 수 없다. 술 먹고 얼굴이 긁히거나 심지어 넘어져서 무릎이 깨진 적은 왕왕 있었지만 남의 손을 바꿔 낀 적은 없다. 맨정신에도 불가능한 일을 술 마시고 알딸딸한 상태에서 할 수 있을 리 없다. 새로 얻은 손을 살펴본다. 100% 내 의지대로 움직이기는 한다. 주먹을 쥘 수 있고 무언가를 집어들 수 있으며 손가락으로 딱딱 소리를 낼 수도 있다. 오른손이기 때문에 내 진짜 오른손과 악수를 할 수도 있다. 그 점은 좀 신기했다. 그리고 손의 생김새를 잘 살펴본다. 일단 연배는 나보다 훨씬 들어 보인다. 주름의 자글자글함과 툭 튀어나온 핏줄이 그렇다. 손톱이 시작되는 부분엔 거스러미들이 정돈되지 않은 채로 마구 나있다. 그리고 짧게 자른 손톱 밑에는 검은 기름 때 자국이 묻어있다. 잘 닦이지도 않았다. 손바닥은 여기저기 껍질이 벗겨져있어 이 손의 주인이 상당히 육체적으로 고생을 하고 산다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다. 일단 인터넷 창을 열고 회사 사이트에 접속한다. 오른쪽 상단에 깨알같이 적혀있는 사원용 사이트로 접속하고 월차 신청을 한다. 예전에는 온갖 사탕발림으로 굽실거리며 월차를 따냈지만 이젠 세상이 변해서 인터넷으로 한 일이 분 뚝딱거리면 끝이다. 대신에 이 대리에게는 따로 전화를 해서 전후 사정을 설명해야한다. 아 물론 이 모든 일을 곧이곧대로 설명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아 귀찮으니 전화 오면 그냥 아프다고 해야지. 가만히 침대에 누워 두 손을 펴서 천장을 향한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오른손 옆에 오른손이라니. 실눈을 뜨고 실루엣만 보면 그저 왼손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은 형상이지만 다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면 역시나 남의 손이 붙어있다. 계속 해서 생각해 봐도 남의 손이다. 견주어 볼 내 오른손은 정말 오른쪽에 잘 붙어있으니깐. 곰곰이 생각하다가 얼마 전에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친구는 경찰이 되었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자고 일어났더니 누군가의 손을 가지게 되었다. 원래의 내 손은 사라졌다. 기발한 상상력을 가지고 엮어낸 사랑과 연대, 우정, 슬픔에 대한 이야기."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작가정보

저자(글) 김주한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거나 입힌 기억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시간 날 때마다 글을 쓰는,
뻔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