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을 팔자

아가토끼 지음

젤리빈 2020년 03월 1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현대물 #전생/환생 #쌍둥이 #금단의관계 #오해/착각 #애절물 #잔잔물
#미인공 #사랑꾼공 #순정공 #미인수 #순진수 #단정수 #외유내강수
시온과 시헌은 이란성 쌍둥이 형제이다. 차갑고 무뚝뚝하며 말이 없는 성격의 형, 시온과 그에 비해 다정하고 형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동생, 시헌. 사업상의 이유로 해외에서 살게된 부모님 때문에 쌍둥이 형제는 둘이서만 지내고 있다. 나름대로 친하던 형제였지만, 시헌은 어느 순간부터 형, 시온이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조금씩 행동 반경을 어긋나게 만들어서 서로 볼 일이 없게 만들고, 같이 살면서도 제대로 된 대화조차 걸지 않는 것이다. 사실 그 변화는 몇 개월 전 새벽녘 잠에서 깬 시헌이 자신 곁에서 가만히 울고 있는 형, 시온을 발견한 일과 관련이 있는 듯 하다.
한날한시에 태어났지만 서로 다른 성격의 형제. 먼 옛날 다른 세계로부터 이어져온 쌍둥이의 인연. 다가오는 죽음의 운명과 그 앞에 몸을 던지는 사랑. 그리고 닿을 듯 닿지 못하는 연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외전
부록 1,2,3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3.8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81쪽)

책 속으로

어둑한 밤이었다.
인적 없는 한적한 놀이터에서 형은 울었다. 뺨 위로 흥건히 흘러내리는 눈물이 턱 끝에서 뚝뚝 떨어진다. 새빨간 눈시울과 입 밖으로 간헐적으로 나오는 흐느끼는 소리.
형은 정말 서럽게 울었다.
나는 우는 형을 지켜보기만 했다.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달래는 것도, 위로하는 것도.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형은 울며 미안하다고 내게 말했다.
미안하다는 말에 그제야 할말이 떠올랐다.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애써 움직이며 한 자, 한 자 천천히 말했다.
"...미안하면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지."
심장이 무겁게 쿵쿵 뛰어댄다. 너무 놀라 숨도 잘 쉬어지지 않는다. 가슴이 갑갑하다. 크게 심호흡하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차마 형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이제 와서... 왜 나한테..., 왜 그런...."
말이 더듬더듬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른손을 들어 눈가를 짚었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온다.
"...그거 자기만족이야, 이시온."
깊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진짜 좆같네."
"시헌아...."
형이 울먹이며 나를 부른다.
내리깔았던 시선을 들어 형을 보았다. 눈물에 붉게 짓무른 눈가가 애처롭다. 나는 눈매를 찡그리며 형을 노려보았다.
"미안해. ...내가 전부 미안해. 나는..., 나는... 정말 그래도 괜찮을 줄 알았어. 우리가 헤어지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씨발!"
거칠게 욕설을 내뱉자 형의 어깨가 움찔 떨린다. 평소라면 그 모습에 마음이 쓰였겠지만, 지금은 그저 눈에 거슬린다.
"이제 와서 뭐 어쩌라고! 다음 주가 식이야...! 형이 날 이렇게 밀어냈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나를... 사랑한다고 하면... 내가 형을 선택할 줄 알았어? 파혼하고 형을 사랑한다고 다시 말할 줄 알았어? 형이 이제 와서 괜찮지 않다고 하면 내가..., 내가...!"
"...시헌아... 나는...."
"난 안 돼."
고개를 저으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난 그렇게 못해."
천천히 나를 향해 뻗어오는 형의 손을 피해 뒤돌아서서 뛰기 시작했다. 어서 이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정신없이 뛰고 또 뛰었다. 등 뒤에서 나를 부르는 형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절대 멈추지 않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절대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라고.
"시헌아!"
하지만 어딘가 다급한 형의 목소리에 내 몸은 저절로 멈춘다. 걸음을 멈추고 비스듬히 몸을 돌려 돌아본 등 뒤에는 형이 있었다.
언제 내 뒤를 쫓아온 거지?
나를 향해 힘껏 뻗어진 형의 손끝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나만을 직시하는 형의 두 눈이 크게 떠지고 그 동공 안에 내 모습만이 오롯이 들어찬다.
"...형."
반사적으로 입술을 달싹여 형을 불렀다. 형의 손끝은 끝내 내게 닿지 못했다. 무언가가 내 몸을 거세게 쳤다. 몸이 일순 허공을 날았다가 아스팔트 도로 위로 떨어졌다.
방금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삐이이-! 머릿속을 꽉 채우는 이명에 제대로 사고를 이어갈 수가 없다. 머리가 축축하다. 나를 중심으로 붉은 핏물이 번진다. 느리게 두 눈을 깜박였다.
내게 달려오는 형을 바라보며 몸을 일으켜보려 했지만 안 된다. 조금도 움직여지지 않는다. 마치 땅에 붙어버린 것처럼.
형을 보는 시야 가장자리로 내 손이 들어왔다. 도로 위에 힘없이 늘어져있는 손가락들 중 약지에 끼여 있는 백금 반지.
아.
순간 탄성을 내뱉었다.
이게 아닌데.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속에 억눌렀던 슬픔이 흘러넘친다. 뺨 위로 무언가가 흘러내린다.
"...형."

출판사 서평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묶어도 되겠습니까_빛슬
_77만원의 가치_휘핑많이
_딜도깨비_님도르신
_항문도 장기입니다_고록가락
_양아치 참교육_냠냠굿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아가토끼

단편은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