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계단
2020년 03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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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5310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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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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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기둥인 아내가 죽자, 남자는 아이들과 산동네로 향한다. 계단을 오르며 몰락의 운명에 순종해간다.
1. 인간의 계단 : 첫째 계단
2. 인간의 계단 : 둘째 계단
3. 인간의 계단 : 셋째 계단
4. 어느 철학자의 슬픔
5. 카르멘
6. 하모니카
그 해 초겨울 어느 날, 상곤 씨는 아내를 멀리 떠나보냈다. 침울하게 내려앉은 하늘이 진눈깨비를 뿌리는 날이었다. 그것은 돌아옴이 기약된 여행이 아니었다. 영원을 뜻하는 이별이었다.
매장을 원하는 처가 쪽 일가붙이의 은근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상곤 씨는 처음 작정대로 화장으로 깨끗이 장례를 끝냈다. 매장을 할 경우에 드는 엄청난 비용은 지금의 상곤 씨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었다.
꼭 돈 문제만이 그가 화장을 고집한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다. 꽁꽁 언 차가운 땅속에 갇혀 떨기보다는, 연기가 돼서 바람이 돼서, 너른 대기를 껴안으며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 하는 다소 종교적인 심경이었다. 누구보다 장례방법 결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당사자인 두 아들이 그의 기분과 입장을 이해해줬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장의차가 화장장을 출발한 것은 오후 2시가 조금 지나서였다.
아내의 친구나 사업적으로 관계가 있었던 사람, 그리고 시장에서 점포를 이웃하고 있어서 평소 가깝게 지내던 친분으로 화장터까지 따라왔던 사람들은 차가 시내에 들어오자 각각 자기가 가야 할 곳이 가깝거나 가기 편리한 곳에서 차례차례 내렸다. 그 중에는 낯익은 얼굴도 없진 않았지만, 대부분 상곤 씨로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슬픔이란 것은 언젠가는 잊게 되는 것이라고 하며, 자식들이 있으니까 용기를 잃지 말고 살라고 격려해줬다.
상곤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일일이 마주 허리를 굽히거나 악수를 하거나 했다. 그러면서 날씨가 찬데 이렇게까지 애써줘서 감사하다고 치하를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들한테서 해방되고 싶은 일념뿐이었다. 무슨 나쁜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다만, 가능한 한 빨리 혼자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심신이 황량하고 피곤했다.
이윽고 장의차는 그의 집으로 통하는 골목 입구에 나머지 사람들을 몽땅 내려놓고는 홀가분한 듯이 달아나버렸다.
나머지 사람이라야 골목에서 얼굴을 마주치면 고개를 끄덕일 정도인 이웃 여자들 두어 명과 일가붙이 몇 사람에 불과했다. 그 사람들과도 아까의 경우와 똑같은 석별의 인사가 치러졌다. 특히 아내의 사촌뻘인 여자친척 하나는 상곤 씨의 두 아들을 붙들고 화장장에서 못다 흘린 눈물을 뿌려 모두의 가슴에 새삼스런 비감을 불러 일으켜 놨다.
모두 떠나보내고 겨우 홀가분해졌을 때, 상곤 씨는 아들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애썼다.”
그러고는 갑자기 목이 메었다. 별 생각 없이 한 말인데, 내뱉고 나니 마치 자기 내부의 어떤 약하고 가녀른 심금을 스스로 건드린 느낌이었다.
“들어가자. 춥구나.”
상곤 씨는 다시 혼잣말처럼 말하고; 앞장서서 골목 안으로 걸음을 떼놓기 시작했다.
약간 구부정하게 숙이고 걷는 그의 뒤를, 두 아들이 묵묵히 따랐다. 눈 가장자리가 발그레한 아들들의 얼굴은 침통하고 어두웠다. 그들의 상복 차림은 마치 얻어다 걸친 입성처럼 어색해 보였다.
그 점은 상곤 씨도 마찬가지였다. 그 입성의 어색함이 어쩔 수 없음과 마찬가지로, 지금 그들이 가슴으로 떠안아야 하는 황량함과 슬픔 또한 어쩔 수 없었다. 비록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 가족은 물론이려니와 자신까지도 혹사하고 지겹게 했다손 치더라도, 그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은 남은 사람들에겐 실로 극복하기 어려운 충격이었다.
점점 변화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계단을 오르는 데 빗대어 촘촘히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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