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이 내린 백일몽

해은찬 지음

젤리빈 2019년 06월 1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현대물 #백합/GL #질투 #금단의관계 #잔잔물 #성장물 #애잔물
#상처녀 #순정녀 #외유내강녀 #집착녀
승연과 예찬은 부모님의 재혼으로 자매가 된 이복자매이다. 어린 시절부터 사회성을 개발하지 못한 예찬은 더러운 몰골에 학교조차 다니지 않고, 오로지 이복언니인 승연만을 쫓아 다닌다. 승연 역시 어린 시절 친한 친구의 배신과 아버지를 잃은 슬픔으로 인해서 기댈 곳이 필요했고, 그런 그녀에게 예찬은 좋은 짝이 되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삶의 가치를 예찬을 통해서 증명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예찬의 행동은 승연이 그 누구와도 만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집착의 성격을 띠게 되고, 승연은 예찬을 멀리하려고 한다. 그러나 예찬은 자신이 아프면 승연이 마음을 돌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엉뚱한 결정을 내린다.
이복자매 사이에서 벌어지는 집착과 애증, 의존, 감정의 사유화로 가득찬 감정이 각자와 상대방에 대한 사랑을 자라가는 성숙의 이야기. 감미로운 분홍색의 벚꽃 음료수의 향기를 풍기는 단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GL - 한뼘 GL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8만자 (종이책 추정치: 41쪽)

책 속으로

승연은 오늘도 하온 고등학교 앞을 서성거리는 소녀를 보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또 시작이다. 승연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제멋대로 잘린 숏컷은 지저분했고 옷차림은 늘 후드 티에 청바지 차림이다. 승연은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저 키 작고 마른 소녀는 제대로 씻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다. 같은 집에서 살고, 돌보아야 하는 입장에서 승연은 소녀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는 의지가 있다든지, 낯가림이 심한 성격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을 자신에게만 의지하려고만 해서 문제였다. 승연은 무표정한 여동생의 얼굴이 소름끼쳤다. 동공은 어두웠고 생기가 없어보였다. 죽은 물고기의 눈이 마침내 승연을 발견하자 반짝인다. 먹잇감을 눈앞에 둔 짐승처럼 황홀하게 웃는데, 승연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불편한 마음과는 반대로 승연은 두 팔을 벌려주었고 달려와 안긴 여동생의 표정은 무척 행복해 보였다.
***
아이의 이름은 예찬이었다. 이예찬. 아이를 만난 순간부터 승연의 이름은 '한승연'에서 '이승연'으로 바뀌었다. 승연은 이복여동생인 예찬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참 이상한 아이다. 허여멀건 한 얼굴에 제멋대로 뻗친 머리카락은 꼭 스스로 가위질을 잘못하여 망친 머리 같았다. 눈동자는 무척 어둡고 탁했다. 아이다운 귀여움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연은 아쉬웠다. 학교에서도 친구 하나를 잘못 사귀어 이간질하고 다니는 아이로 오해받고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여자아이들 사이 소문은 빨랐고 학교생활은 그야말로 혼돈의 카니발이다. 누구라도 좋으니까 자신을 배신하지 않아줄 친구가 필요했다. 그것이, 설령 어딘가 좀 모자란 아이일지라도. 승연은 여동생에게 손을 내밀었고, 여동생은 본능적으로 손길을 피했다. 꼭 경계심이 하늘을 찌르는 고양이 같은 움직임이었다. 여동생이 새아버지의 등 뒤로 숨자 승연은 이번엔 웃는 얼굴로 한 번 더 손을 내밀며 소개하였다.
"언니 이름은 승연이야, 예찬아."
"..."
"나이는 너보다 4살 많고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예찬은 햇살처럼 포근하게 미소 짓는 그녀가 낯설면서도 싫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나? 달콤하고 감미로운 감각에 파도처럼 휩쓸린 것은.
***
승연은 예찬의 머리카락을 보며 물어보았다.
"예찬아, 미용실 가지 않을래?"
승연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예찬은 알았다. 지저분한 머리칼을 다듬고 싶어서겠지. 하지만 예찬은 머리가 긴 것도 싫었고, 누군가 자신의 몸에 손을 대는 것도 끔찍이도 싫어했다. 승연은 이해할 수 없었다. 여자아이를 이대로 방치해두는 새아버지나 새아버지에게 꼼짝도 못하는 자신의 어머니나.
매미 울음소리가 신경을 갉아 먹는 몹시도 더운 여름날이었다. 병원에 찾아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었지만 혼자 남겨진 승연은 심심해서 기다리다 지쳐 대기실에서 벗어났다.
그러다가 스쳐지나가는 간호사의 목소리가 고막에 파고든다. 야유와 비난 어린 목소리. 예찬의 이름이 거론되고 아이가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부모가 죄인이라며 헐뜯는다. 승연은 억울하고 화도 났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마침 어머니께서 예찬의 손을 잡고 상담실에서 나오셨다.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었다.
***
"언니."
병원에 다녀온 다음날, 예찬이 처음으로 먼저 말을 걸었다.

출판사 서평

<한뼘 G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G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GL들이 찾아 옵니다.
(참고) 한뼘 G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살꽃_해은찬
_엑스트라 차지혜_해은찬
_동화의 이름은 뷰티풀_해은찬
_봄빛 순정만화_해은찬
위의 도서 외 매달 꾸준히 신간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해은찬

안녕하세요. 해은찬 입니다. 글을 읽는 동안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