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구

김이환 지음

마카롱 2018년 04월 26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외전과 함께 이북으로 돌아온,
모든 것을 흡수하는 정체불명의 구

「맨 발로, 맨 몸으로, 손은 뒤로 묶인 채, 숨을 헐떡이며, 남자는 목이 터져라 외쳤다.
살려주세요, 저 좀 살려주세요, 제발, 다 죽었어요, 살려주세요, 남자는 소리쳤다.」

자기 자신이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남자는 어느 날, 모든 것을 흡수하는 검은 구와 마주한다.
검은 구는 사람만을 흡수하고, 세상은 멸망을 마주한다.
어떤 무기도 통하지 않고 왜 나타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이 구에서, 남자는 도망칠 수 있을까?

목차

1. 검은 구
2. 자동차
3. 회사
4. 도로
5. 가족
6. 도시
7. 학교
8. 아이
9. 공터
10. 강도
11. 마트
12. 고독
13. 사람
14. 고립
15. 절망

책 속으로

남자는 뛰고 또 뛰었다. 길을 지나고 모퉁이를 돌았다. 모퉁이를 돌아오던 누군가와 부딪쳤다.

“…을 조심하게 젊은이.”

그는 말하고 남자를 지나쳤다. 남자는 돌아보았으나, 그는 모퉁이 너머로 사라져서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도망치는 것이 중요해서, 앞으로 가는 것이 중요해서, 남자는 앞으로 움직였다. 뒤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는 도망쳐야 했다. 도망치고 도망쳐야 했다.

그는 뛰고 또 뛰었다. 멀리, 그리고 더 멀리 도망쳤다. 그는 더 먼 곳으로 도망쳤고, 다시 도망쳤다. 끝없이 도망쳤다. 남자는 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절망을 피해 도망쳤다. 이것은 남자의 도주에 대한 기록이다.

남자는 도망친다.

출판사 서평

어느 순간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된 불안,
정체도, 이유도, 어떻게 이를 다스려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저자 김이환은 현대인이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안과
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을 SF적으로 해석해내는 데 성공했다.

공포 영화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를 소설적으로 완성된 문장과 결합하여,
책을 펼치는 순간 순식간에 마지막 장으로 독자를 이끌고 간다.

특히 이번 복간본에서는, 기존 <<절망의 구>> 와는 다르게 외전 검은구가 추가되어,
기존 독자층 또한 더욱 깊게, 저자 김이환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이환

장르소설과 문단문학을 넘나들며 활동 중이다. <양말 줍는 소년>, <절망의 구>, <오픈>, <디저트 월드>등 11편의 장편 소설과 여러 편의 공동단편집을 발표했다. 판타지, SF, 동화등 좋아하는 장르를 모두 아우르는 글을 쓴다. 제 1회 멀티문학상과 제 2회 젊은작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독립영화를 좋아하여 독립영화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