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그레이스. 3

벼리나래 지음

심야책방 2017년 12월 2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교보문고 로맨스 공모전 수상작!

변호사, 지강현.
인생의 목표가 '돈'인 남자. 돈 많은 여자를 만나서 쉽게 살아가는 것이 목표인 사람.

그런 그의 앞에 어느 날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난한 여인, 은혜가 나타난다. 역대 최고액에 당첨된 복권을 가진 채로...

“제가 믿을 사람은 변호사님 뿐이에요.”

그런 강현을 모르는 은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강현에게 의지한다.

‘이거, 쉬워도 너무 쉽군. 하하하하.’

마지막 한 발을 앞에 둔 강현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헌데, 어째서인지 은혜의 ‘돈’이 아닌 ‘오은혜’라는 존재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목차

Chapter. 17
Chapter. 18
Chapter. 19
Chapter. 20
Chapter. 21
Chapter. 22
Epilogue

책 속으로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붉은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으나 아직은 사방이 훤한 초저녁이었다.

하지만 이곳, S호텔의 스위트룸은 아니었다. 빛을 싫어하는 윤경이 창문이란 창문을 모조린 커튼으로 가려놓아 칠흑 같은 어둠이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한가운데에 커다란 침대가 놓여 있었다. 새하얀 살결을 온전히 드러내고 윤경이 누워 있었다.

“강현씨, 하아...”

윤경의 달뜬 목소리가 강현을 유혹했다.

“나, 더는 못 기다리겠어.”

어서 저를 즐겁게 해달라며 강현을 재촉했다.

윤경을 내려다보던 강현은 피식, 마른 웃음을 그렸다. 욕정으로 가득 찬 눈동자를 재밌다는 듯 쳐다보았다.

“어서...!”

“쉿. 천천히, 맛있는 것 일수록 천천히 음미해야 한다고.”

윤경을 다독인 강현은 그녀의 입술위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댔다. 방금 전 말마따나 맛난 음식을 음미하듯 적당히 도톰한 아랫입술을 살며시 베어 물었다.

“흐음....”

강렬하진 않았지만 오감을 자극하는 부드러운 입맞춤에 윤경의 입술사이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강한 자극을 원했지만 노련한 키스 또한 나쁘지 않았다. 입술 끝에서 시작한 묘한 감각이 혈관을 따라 온 몸으로 퍼져 나가는 것 같았다.

그 은근한 쾌감에 윤경은 팔을 뻗어 강현에게로 바짝 달라붙었다.

“키스,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 누구한테 배운거래?”

“학원?”

“그 학원, 상 줘야겠네. 후훗.”

윤경에게 키스란 그저 몸을 흥분시키는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았었다. 하면 좋고, 안 해도 별 상관없는 것이었다.

헌데 강현을 만난 후 윤경은 이제까지 모르고 있었던 키스의 참 맛을 알게 되었다. 예민한 근육들의 농밀한 움직임이 어찌나 짜릿하던지 고작 키스 하나에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고는 했다.

“강현씨, 당신의 입술은 최고야. 정말이지, 누구도 대신할 수 없을 거야.”

“칭찬, 고맙군.”

“천만에. 하지만, 입술은 이제 됐어.”

“으흥?”

“키스를 꼭 입술로만 나누라는 법은 없잖아? 여기도, 저기도 아까부터 당신의 입술을 기다리고 있다고.”

“흐음, 그랬어? 난 몰랐네?”

“알았으면 빨리 해....흡!!”

목소리는 여전히 도도했지만 윤경은 달아오른 몸뚱이를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강현의 귓불을 깨물며 그를 유혹하고 있었지만 실상은 그에게 매달리며 애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현은 그녀가 원하는 것을 순순히 내주지 않았다. 보란 듯이 윤경의 입술을 베어 물고는 이전보다 더욱 달콤하게, 마치 아이스크림을 대하듯 윤경의 입술을 부드럽게 빨아들였다.

‘너무... 좋아...!’

겨우 입술 끝만 왔다 갔다 하는 키스였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아찔했다.

그러나, 장난은 이제 그만.

깊어지는 갈증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윤경은 손을 움직였다. 강현의 단단한 가슴과 복근을 쓰다듬으며 아래로 손을 내렸다.

“장난은 그만치고 다른 곳도 즐겁게 해줘.”

“좋아, 알았어. 하지만 당신이 어디를 원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어서 말이야. 여기를 원하는 거야? 아니면 여기?”

짐짓 모르는 척 강현은 윤경의 목덜미를 쓸어내렸다. 땀방울이 맺힌 둥근 어깨를 간질였다.

강현의 손가락이 지나칠 적마다 윤경의 피부가 파르르 떨려왔다. 하지만 감질 나는 애무는 손끝까지 안달이 난 윤경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강현씨, 자꾸 장난 칠거야? 계속 이럴거면 그만 둬!”

결국 참다 못 한 윤경은 짜증을 냈다. 강현의 흘겨보았다.

작가정보

저자(글) 벼리나래

벼리 ;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
나래 ; '날개'의 순 우리말
벼리나래, 이야기에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글쟁이.

◇ 출간작
‘환생후애(愛)’, ‘가연공주’, ‘지금은 유혹 중’, ‘별당아씨의 비밀’, '별당아씨의 외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