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토머리. 2

김한나 지음

블라썸 2017년 06월 2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열셋의 나이, 몰락한 양반가의 여식으로
아무것도 모른 채 시집을 온 안해 민정인.

단명살을 피하기 위해 연모하는 기생을 뒤로하고
열두살 어린 안해를 맞아들이는 지아비 남휘.

“너, 여인 구실이 뭔 줄이나 아냐?
‘애’는 어찌 만드는 것인지 알고는 있고?”
“모, 모르옵니다.”

이립 전에는 어떤 여인도 품을 수 없는 남휘는
학문 수양을 위해 홀로 절로 떠난다.

그리고 4년 후.

“언제 이렇게 자랐어?
손을 대는 것조차 두려워질 만큼 어엿하게 자랐구나.”
“저는 서방님의 안해이온데 손대는 것이 무에 두려우십니까?”

지아비의 마음속 달이 서서히
국화 향기 아찔한 안해에게 기울어갈 때,
드러나서는 안 될 비밀이 밝혀지는데…….

영겁을 지난다 해도 변치 않을 정인(情人)들의 사랑.
김한나 장편 로맨스 소설 <해토머리>

목차

9. 정인(情璘)아, 정인(情璘)아, 내 정인(情人)아!
10. 은애함보다 더 중한 것은 ‘진실한 믿음’이더라
11. 하얀 꽃잠
12. 화희(火戱)
끝맺는 이야기
덧붙이는 이야기
외전. 태초의 이야기
덧붙여 넣어드리는 이야기
곁가지 이야기. 남겨진 두 사람의 이야기 上
곁가지 이야기. 남겨진 두 사람의 이야기 下

책 속으로

“언제 이렇게 자랐어?”
“……?”
“밤톨같이 늘 작고 애기 같을 줄로만 알았는데, 자네. 아니, 정인아. 너는 언제 이렇게 자랐느냐. 언제 이리 곱게 자라서 그 여아가 이리 여인이 된 것이더냐.”
“은근슬쩍, 또 저에게 낮춤말을 하십니다?”
아씨께서는 지아비의 품에 안긴 채 엷게 웃고는 부푼 듯한 입술에 가만히 손을 대시며 말씀하셨다.
“좀 봐줘. 어차피 우리 둘뿐인데. 정인아, 언제 이렇게 자랐느냐? 응? 어린 날에는 손댈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렇게, 손을 대는 것조차 두려워질 만큼 어엿하게 자랐구나.”
“저는 서방님의 안해이온데 손대는 것이 무에 두려우십니까?”
“손을 대면, 네 치마를 풀고 싶어질 것이고, 그 저고리 안으로 손을 넣고 싶어질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참말로, 못 하시는 말씀이 없으십니다.”
지어미의 새치름한 말투에 지아비께서는 엷게 웃으시며 귓가에 더운 숨결을 불어 넣을 것처럼 말씀하셨다.
“열흘 남짓 남았지.”
그 말에 지어미께서는 고개를 드시어 지아비와 눈을 맞추셨다.
“그 시간이 다 흐르면, 네 치마를 풀고 너를 품을 것이다. 지금은 때가 되지 않아 여기에서 참지만, 그날에는 너에게 손을 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고, 또한 참지도 않을 것이다.”
지아비의 그 말을 들은 순간. 지어미의 낯빛은 새빨간 불꽃마냥 빨개지시니, 아아, 젓가락을 찔러 넣어보면 빨간 물이 줄줄줄 흐르겠구나!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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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한나

김한나

커피를 마시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간이 있음에 감사하는 글쟁이.
작가연합 ‘나무그늘아래’ 거주.

<출간작>
나봄, 녹월춘화야담(전2권), 들이대지 마, 땡큐(Thank U), 밤에 피는 꽃, 찬비, 트랭퀼라이저(Tranquilizer), 해토머리(전2권), 환향, 마귀-죄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