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연인. 1

가하모 지음

페퍼민트 2016년 08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약속 지키러 가요.” 8년 전 사랑을 떠나보낸 정인,
“이젠 그만하자.” 12년간 사랑했던 여자를 잊으려는 시훈,
한국행 대신 적도의 한 섬으로 가는 티켓을 얼떨결에 사고 만 치오.

열대의 섬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만난 세 사람.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변해. 그게 사람이야. 그래야 살 수 있어.

한 사람만을 향하던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는 순간, 사랑을 놓치기 싫은 남자는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데...."

목차

"제1장. 만남. 2
제2장. 도둑키스 따윈 안 합니다. 28
제3장. 그건 내가 노(No)야. 55
제4장. 한 남자. 80
제5장. 기억. 98
제6장. 짙어지는 관계. 124
제7장. 질투. 147"

책 속으로

“약속? 누구 만날 사람 있어요?”
정인은 활짝 웃었다.
“그런 사람은 없어요. 그냥 예전에 누군가와 한 약속이 있어서요.”

“다 마셨으면 가요.”
또 피하는 건가?
싸한 느낌이 지나갔다. 지구 상에 자신을 피해 다니는 여자는 한 명으로 충분했다. 그 여자 말고는 누구도 자신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가오지 못해 안달이었다. 자신을 가지지 못해 애달파하는 여자가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어째서?
비에 젖은 옷 때문에? 그게 뭐? 그깟 가슴 한 번 쳐다본 게 그렇게 문제가 되나?
시훈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게 그렇게 부끄러워할 일인 건지. 굳이 표나게 자리를 떠야 할 만큼 자신이 불편한 존재인 건지. 그렇다면 왜 그렇게 불편한 건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서로 통성명도 하지 않은 사이인 데다 말이라곤 오늘 아침 테라스에서 시훈이 일방적으로 건넸던 것뿐이다.
자리에 앉아 진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포니테일이 왜 자꾸 경기 일으키듯 자신을 피하는지에 대해 한참 동안 고찰해보았다. 그 짧은 시간에 자신에게 반했다는 가정을 해보기는 했지만 여태껏 자신을 좋아한 여자들은 무조건 들러붙는 쪽이었기 때문에 그 가정은 곧바로 버려졌다.
어쨌거나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었다. 포니테일 덕분에 그토록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던 여자가 생각나지 않았다는 것. 한순간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여자가 잠시 딴 여자에게 밀려났다는 것.
그 사실이 어이없어 피식, 짧은 웃음을 머금는다.

작가정보

저자(글) 가하모

삶의 광산에서 원석 상태의 사랑을 잘 가공하고 다듬어 질 좋은 로맨스를 보여주고 싶은 소망이 있다. 누구에게든, 어디에서든 로맨스는 인간 본연의, 가장 간직하고픈 보석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많이 파낸 광산보다 새로운 광산을 찾아 떠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작가는 독자가 소설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삶의 고단함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한없이 가벼워 보일지라도, 마음을 매만져주는 것으로 소설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한다고 여기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