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는 이름 아래. 3(완결)

이푸른 지음

라떼북 2014년 12월 2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야! 그만 뽑아! 지금 몇 개째인 줄 알아?”
“아, 시끄러워. 네가 옆에서 조잘대서 조준이 더 안 돼.”
인형 뽑기 기계 위로 수북이 쌓인 인형이 어느새 한 가득이다. 모두 주한의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한글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이미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졌다. 높고 파랗던 날은 점점 노을에 붉게 물들어가고, 주한의 눈도 하늘에 맞춰 보는 사람의 눈까지 아플 정도로 빨갛게 충혈이 되었다. 거의 한 시간 전부터 ‘하나만 더 뽑고, 아 하나만.’ 이러는 통에 한글은 그저 속이 터질 뿐이다. 그를 계속 이대로 뒀다가는 기계 안의 인형을 다 터는 것도 모자라 기계까지 뽑아서 집에 들여다 놓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녀이다. 어우, 그것만큼은 말려야지! 한글은 사격장에서 뽑은 커다란 인형을 주한이 뽑은 작은 인형들 위에 대충 던져 올려놓고는 그의 등짝을 정신없이 때리기 시작한다.
“야! 이거 다 들고 가지도 못 해! 그만 뽑아!”
주한은 인형 뽑기 사장님에게 남의 장사 거덜 낼 일 있느냐며 한 소리 듣고 쫓겨나서야 인형 뽑기를 그만 두었다는 슬픈 놀이공원의 전설로 전해져 내려온다.

-본문 중에서

목차

21. 달콤한
22. 열정과 냉정 사이
23. 악마를 보았다
24. 우리는 아직 청춘이다
25. 해피엔딩은 아무나 하나
26. 20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27. 안녕, 20대
28. 끝은 또 다른 시작
번외. 그 때가 되면 웃을 수 있을까
외전. 우연 뒤의 노력

출판사 서평

“나를 사랑해?”
“뭐?”
“나는 지난 9년 동안 단 한 순간도 빠짐없이 사랑했는데, 너는 나를 사랑해서 온 거냐고.”
“너를 사랑하는 것 같아. 아니. 이미 사랑하게 됐어, 너를.”

친구라는 이름 아래, 묶인 세월만 어언 9년.
우린 우정일까, 사랑일까?
친구와 연인 사이, 그 달콤하고 아슬아슬한 경계에 대하여. <친구라는 이름 아래>

꾸밈없는 성격에 하는 짓은 조금 푼수 같은, 발랄한 한글의 옆에는 항상 치킨을 대령하고 술 상대가 되어주는 주한이 존재한다. 새내기 때의 첫 오리엔테이션부터 한글의 곁을 지킨 주한이었지만, 그게 다였다. 주변에서 그들의 사이를 의심하고, 묘한 스캔들까지 퍼졌음에도 그들은 굳건했다. ‘친구로서.’
그녀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그녀의 옆을 묵묵히 지켜준 한 남자. 친구라는 이름 아래에서 주한은 때로는 남자 친구처럼 한글을 지켜주기도 하고, 때로는 엄마처럼 챙겨주기도 하고, 때로는 정말 친구처럼 푸념을 들어주기도 하며 그녀의 곁을 지켰다. 그렇게 그녀의 첫사랑, 두 번째 사랑, 사회로서의 첫 발걸음까지 모든 것을 함께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자취방 문을 아무런 허락도 없이 열고 들어갈 만큼 허물없는 사이였지만 그들을 묶는 이름은 항상 ‘친구’였다. 그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지만.
공식적으로는 9년, 비공식적으로는 10년이 넘도록 한글만을 바라보며 그녀의 옆에 있었던 주한은 단지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한글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적당할 때. 이제 좀 한글 앞에 남자로 서나 했더니, 주한 앞에 엄청난 장애물이 던져진다.
한글의 첫 사랑 민섭이 나타난 것! 과연, 그의 오랜 짝사랑은 끝날 수 있을까?

친구라는 이름 아래 / 이푸른 / 로맨스 / 전3권 완결

작가정보

저자(글) 이푸른

이푸른

작가를 꿈꿨지만 부모님의 걱정과 재능의 벽에 부딪혀, 남에게 무시당하지 않을 만큼만 공부해 현재는 과제에 치여사는 대학생.
시를 좋아하는, 아직은 현실보단 이상을 꿈꾸는 아이 같은 면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상을 쫓아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 꼭 이루어진다는 거짓말이 더 이상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첫 작품의 제목대로 친구 같은 남자친구와 꿀 떨어지듯 달달한 연애를 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