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acles - 구원의 천사 (체험판)

최진숙 지음

라떼북 2012년 08월 2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아직도 할머니가 보이니?]

엄마가 매일매일 하는 질문이었다.

[네. 할머니랑 끝말잇기 했어요.]

엄마 얼굴이 엄청 슬퍼지고 볼까지 빨개져서 내게 소리를 지르셨다.

[너 자꾸 거짓말할래? 5년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랑 놀았다니, 정말 엄마 죽는 꼴 보고 싶어?]
[거짓말 아니에요. 겨울이는 거짓말 안 해요.]

너무너무 슬퍼서 울어버렸다. 거짓말은 나쁜 거라고 해놓고, 참말을 하면 엄마는 화를 냈다. 내가 우는 게 싫어서였을까? 너무너무 화가 나신 걸까? 엄마는 가방을 들고 내게서 등을 돌렸다.

[거짓말하는 딸은 엄마 딸이 아니야. 겨울이가 거짓말 안하면 그때 돌아올 거야.]

엄마는 그렇게 떠나 버렸다.

- 본문 중에서

목차

체험판

출판사 서평

새로운 느낌과 잘 다져진 문장으로 완성된 학원 판타지 spectacles.

spectacles(이하 sp)는 가볍고 즐겁기 만한 학원물은 아니다. 시작부터 누군가의 죽음, 그리고 죽음을 볼 수 있는 소녀가 주인공이다. 그럼에도 SP는 특유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용왕의 아들이 귀여운 강아지처럼 그녀를 쫓아다니며 도깨비 노릇을 하고, 학원의 킹카는 사건을 같이 추적하다가 그녀에게 마음을 품고 만다. 은근한 연적까지 생기며 삼각관계를 형성하지만 그 모습이 루즈하거나 전형적이지 않다. 어린 학생들만이 가질 수 있는 감수성으로 적당히 포장하여 딱 좋을 만큼의 긴장을 만든다. 그리고 칠흑같이 어둡고 조금은 잔혹한 내용을 작가만의 필력으로 잘 융화시켜 하나의 당당한 작품으로 완성한다.

때론 보기 싫은 세상. 소녀는 다시 안경을 쓰고, 암흑 속의 진실을 추리한다.

현대의 사람들에겐 안경은 필수요소다. 안경을 쓰지 않은 사람들이 별로 없을 만큼. 주인공인 ‘한겨울’ 은 정말 지독하게도 나쁜 눈이라 시도 때도 없이 이리 부딪히고 저리 받아가면서도 안경을 쓰기 싫어한다. 안경을 쓰게 되면, 모든 게 너무 명확하게 보인다. 사람도, 귀신도. 일반인의 세상에서 기이한 것들이 현실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한겨울은 안경을 되도록 쓰지 않는다. 그녀의 현실은 언제나 피하고 싶은 존재였고, 우리에게도 현실이란 때론 너무 노골적이라 피하고만 싶어진다. 용기를 내어 안경을 바로 썼을 때만 현실을 마주 할수 있고, 항상 도망쳐왔던 자신을 책망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안개가 짙을수록 더욱 정신을 차려야 한다. 한겨울은 친구들과 함께 믿기 힘든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작가정보

저자(글) 최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