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

이수광 지음

추리작가협회 2013년 05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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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XX년 7월 12일 오후 4시.

서울 S경찰서 수사과 회의의 안건은 J일보의 사회부 기자 나석호의 죽음이 병사냐 살인이냐 하는 것으로 회의의 촛점이 갈라지고 있있다. 그러나 사건 자체가 세인의 관심을 끌 만한 것도 아니고 날씨마저----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환장하게 더운탓으로 회의는 시간이 흐를수록 따분해지고 J일보의 나석호 기자는 베테랑 경찰 출입 기자이기도 해서 강력계의 형사들은 대부분 낯이 익은 터였다.

최계장----지금까지의 상황이나 표면에 나타난 증거로 보아서는 나석호기자의 죽음은 병사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J일보 쪽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사체 검시 결과도 신경의 부조화에 의한 심장마비로 판명된다는 통보가 왔습니다. 살해되었다는 증거나 의심할 만한 여지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김과장----그렇다면 이 사건을 병사로 처리하고 매듭지어도 좋은가?최계장----예, 이의 없습니다.

조형사----저……과장님!

김과장----얘기하게!

조형사----나석호 기자의 취재수첩에 이런 게 있습니다. 불가사리, 불가사리가 마침내 나타났다……!

김과장----불가사리가 나타났다니 도대체 무슨 소리야……?

조형사----여기 이것이 나석호 기자의 취재수첩입니다. 보시죠…….

김과장----음, 정말 그렇군……!

조형사----불가사리, 불가사리가 마침내 나타났다……! 이 구절을 몇번 되풀이해서 읽어보면 나석호 기자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커다란 공포를느끼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무엇에 대한 공포인지알 수 없으나 만일 그것이 죽음에 대한 공포였다면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을까요……?

김과장----그렇다면 조형사는 살해된 것이라 생각하나?

조형사----증거는 없지만…….

김과장----살해된 것으로 본단 말이지?

조형사----예.

김과장----육감인가?

조형사----지금 현재는 그렇습니다.

김과장----그렇다면 조형사는 이 사건을 해결할 자신이 있나? 조형사----자신이라기보다 불가사리가 무엇인지 밝혀낸 뒤에 사건을 매듭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형사----저…… 과장님!

김과장----무슨 일인가?

박형사----불가사리란, 암호가 아닐까요?

김과장----암호?

박형사----예, 조형사의 얘기를 듣고 보니 불가사리란 말이 여간 수상스럽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김과장----음…….

박형사----치안본부의 암호해독반에 보내서 알아보는 게 어떨까요? 김과장----글쎄…… 공연한 짓 아닐까……?

박형사----혹시 모르는 일 아닙니까? 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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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글) 이수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