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는 얼마나 비린내 날까

조현진 지음

퍼플 2013년 05월 1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작가의 말>
●이 이야기가 도대체 무슨 소리냐구요?

다시 쓴 '창세기'입니다.

더이상 내게 묻지 마십시오.
당신도 이런 꿈을 꾸고, 이런 사랑을 했었습니다.
오늘 아직, 당신이 이런 사랑을 하지 않았다고,
혹은 아직 이런 사랑을 모른다고 제 주장에 반박한다면 가만히 눈을 감고
몇 번이고 실패하고 망가지고 깨어지면서 살아왔던
당신의 200년 전부터 혹은 20000년 전까지의 삶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때에는 내가 당신일 수도 있었고, 당신이 나였을 수도 있었습니다.
내 아버지가 나였을 수도 있고,
우리집 부엌에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는 늙은 냉장고가 나였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혼란스러우십니까?

하지만 눈치빠른 당신은 이 글 <인어공주는 얼마나 비린내 날까?>를 통해
제가 던지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인기 짐작해 내셨을 겁니다.
눈치빠른 당신이야말로 바로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같은 세포분열과 유전자의 충돌로 오늘 서 계시는 분입니다.

(지금부터 그 분들을 향해서만-나에게만-이야기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이야기는 혼돈과 무질서의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기록입니다.
물론 20000년 전에도 나는 이런 기록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나의 사랑했던 방법의 결과와 사랑의 꿈만은 아닙니다.
내가 화장실에서 담배를 물고 생각하는 것들이나 어렸을 적 처음으로 꿈이란 것을 꾸었을 때의 기억도,
제가 마흔일곱 살이 되었을 때의 모습도 물론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발 당신만은 여기서 무슨 주제를 찾으려는 헛된 노력을 포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중략)

난 그저 내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지배자에 의해 창조된 내가 만든 새로운 '창세기'입니다. 이 책은.

당신의 세상엔 내가 있습니다. 나의 가슴 속엔 이미 당신이 있습니다.
비록 우리의 육체가 떨어져 있건 혹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하더라도,
우리의 정신은 이 지구의 밖에서 매일같이 충돌하며 파괴되고 치료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사랑'이란 단어를 함부로 쓰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당신은 지금껏 당신과 나의 마음속에 암덩어리처럼 숨겨졌던 '사랑'이라는 '혼란'을 읽으셨습니다.

목차

[차례]
①사랑의 기억
②사랑의 방법
③사랑의 형태
④사랑의 끝
⑤사랑했던 기억
●이 이야기가 도대체 무슨 소리냐구요?

출판사 서평

...우리는 사랑했었지만 늘 바쁘고 지쳐 있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사랑이 손톱만큼씩 줄어들기 시작했고,
칠년 전 십이월에 우리는 날마다 만나던 cafe에서 '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가다 헤어졌다.
우리는 서로의 길이 유사하지만 비뚤어졌다고 바이런처럼 말해 버렸고,
그러기에 우린 이제껏 잡고 있던 서로의 손을 놓은 채
길 가장자리로 나누어 서서 그 길을 걸었다.
그런데, 우리가 걷던 길은 이듬해 만난 지진으로 나누어져서
길 한복판에 커다란 바다가 나타나 버린 이래 한개 한개의 섬이 되어 버렸다...

... 날이 갈수록 그 바다는 너무도 넓게 커져버려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린 서로의 섬을 찾을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본문 중]

작가정보

저자(글) 조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