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설화와 민중의식

조동일 지음

교보문고 2011년 12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별다른 학식이나 재능이 없는 예사 사람이라도 누구나 하고 듣는 이야기인 설화는, 삶의 양상에 대한 스스로의 성찰로서 무엇보다 소중하다 하겠으나, 워낙 많은 자료가 잡다하게 누적되어 있어서 정리하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설화를 연구하고자 하는 노력이 거듭되어도 아직은 이룬 성과가 얼마 되지 않은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은 설화를 연구하고자 하는 노력이 거듭되어도 아직은 이룬 성과가 얼마 되지 않은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은 설화를 다루는 방법을 반성하고, 문제점을 찾아내고, 분류와 해석을 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착상을 마련했던 작업을 한 차례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분발을 기약하고 내놓는 서론일 따름이다.
설화를 다루자면 믿을 만한 자료를 확보하고, 그 실상을 제대로 정리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런데, 출발을 잘못 했기 때문에 불필요한 선입견을 가지거나 엉뚱한 논란에 휘말려드는 전례가 적지 않았기에 방법론의 반성이 선행하지 않을 수 없다. 각자 마음에 드는 자료를 뽑아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설화의 전체적인 판도를 알아 저변으로부터의 귀납을 통해서, 그 동안 제기된 쟁점을 검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긴요한 과제이다. 설화가 민중의식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가 하는 문제는, 들든 분위기를 일단 가라앉히고, 방법과 자료에 관한 기초공사를 다시 하면서 재론할 필요가 있다. 표제는 크게 붙였지만 속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 이유가 이런 데 있다는 점을 미리 밝히고 양해를 구한다.
제 1부에서는, 문헌설화에 대한 재론을 시도해 보았다. 삼국유사 설화는 거듭 다루어왔지만 실상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미루어 둔 채, 하기 좋은 말만 되풀이했다는 느낌이어서, 반성의 기회를 가지고자 했다. 후대 문헌에 파다하게 실려 있는 설화 중에서는, 진인출현설 하나를 예증으로 삼아 새로운 접근을 구상해 본 것도 함께 실었다. 그 사이에 미진한 작업이 많음은 물론이나, 측량을 하기 위한 기준점 둘을 찍어 본 것을 성과로 삼고자 한다.
제 2부에서는, 구전설화를 분류하기 위한 기본 착상을 제시해 보았다. 우리 자료와 맞지 않고 방법론적으로도 결함이 큰 기존의 유형분류에 구애되지 않으면서, 방대한 자료를 무리 없이 정리하는 길을 찾자니, 품은 들었어도 성과는 아직 미흡하기만 하다. 앞으로 비슷한 작업을 더 해서 부류 체계를 완성할 때에는 이미 제시한 착상 중에서 상당한 부분이 수정되리라고 예상되는데, 출발점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져야 바람직하게 수정될 수 있을 것이다.
제 3부에서는, 설화 연구를 심화하고 확대하는 데 필요한 주변의 작업을 해보았다. 설화를 포함한 민속문학 또는 구비문학 저반의 연구 방법을 가다듬고자 한 글을 앞세우고, 민속극의 역사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도 찾은 다음, 민중, 민중의식, 민중예술을 서로 관련시켜 규정하며 그 특징을 찾고자 했다. 그렇게 해서 말은 많아도 내실이 부족한 민중의식론이 다져질 수 있도록 하자고 애썼다.

목차

제1부
삼국유사 설화 연구사와 그 문제점｜11
삼국유사 불교설화와 숭고하고 비속한 삶｜64
진인출현설의 구비문학적 이해｜108

제2부
영웅이야기의 분류 방법 모색｜138
구전설화에 나타난 이인의 면모｜170
“잘 되고 못 되는 사연”의 분류 체계｜202
“속이고 속는 사연”의 분류 체계｜254

제3부
민속문학 연구 방법｜298
이규보가 본 꼭두각시놀음｜313
민중, 민중의식, 민중예술｜337

작가정보

저자(글) 조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