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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은 어떻게 삶을 고통에서 구하는가

이타심에서 참여까지, 선한 마음의 이면에 대한 연구
조안 할리팩스 지음 | 김정숙 옮김
불광출판사

2022년 04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3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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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40.25MB)
ISBN 9788974795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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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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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선승(禪僧), 미국 참여 불교의 대가,
조안 할리팩스의 역작

스트레스와 번아웃의 끝에서
고립과 단절로 자기를 방어하는 당신,
자유와 치유의 길은 연민에 있다

“오후 햇빛을 등지고 진료소로 돌아온 나는 죽어 가는 할머니 곁에 앉았다. 숨쉬기도 힘들어 하는 노인의 이마에 오른손을 올려놓았다. 다음에는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 곁에 앉았다. 그녀 역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게 진료소의 하루가 저물어 가며, 찰나의 해변에는 생사의 파도가 오가고 있었다.
마침내 밤이 오자 진료소는 문을 닫았고, 나는 게스트하우스 마당에 있는 나의 텐트로 돌아왔다. 나의 삶은 뭍 생명 곁에 있는 작은 배처럼 느껴졌다. 그 생명들은 배움을 주기 위해 우리 곁에 왔다. 히말라야의 어둠과 침묵 속에서 나는 잠이 들었다.” - 본문 중에서

‘치유’는 요즘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 각박한 인간관계, 살벌한 경쟁, 팍팍한 삶으로 인해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이 시대의 지상 과제다. 치유를 위한 해결책으로 흔히 제시되는 것이 ‘이기적이 되라’다. 이것 저것 눈치 보며 타인을 배려할 것 없이 나부터 생각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필연적으로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 ‘이기적이 되라’가 과연 진정한 치유의 길이 될 수 있을까? 타인의 존재에서 눈을 돌려 버리고 나면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인 조안 할리팩스(Joan Halifax)는 세계적인 선승이자 미국 참여 불교의 대가인 동시에 의료 인류학자다. 저자는 ‘이기적이 되라’와는 반대되는 것, 즉 타인에 대한 연민을 가질 것을 치유의 길로 제시한다. 저자는 연민에 기반하여 이타심을 발휘하고, 타인에게 공감하며, 도덕적 진정성을 갖고, 타인을 존중하며, 타인을 위해 뭔가를 하라고 주문한다. 때로 우리는 그러한 과정에서 고통을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과의 깊은 유대를 인식하는 연민의 마음을 잃지 않는 한 우리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연민을 통해 우리는 자유로워지고,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부터 스스로를 치유할 힘을 얻는다. 나아가 우리는 모든 존재와 사물이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보는 드넓은 관점, 그리고 삶과 죽음을 여실하게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된다.
이기적으로 사는 것이 자기 치유의 수단이 되는 시대에 조안 할리팩스의 권유는 이상적인 꿈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저자의 생애는 타인을 향한 연민의 여정이었다. 그 여정은 인간의 마음에 대한 신경 과학적인 탐구이기도 했고, 죽어가는 이들의 삶과 사형수들의 삶과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의 삶을 어루만지는 치열한 실천이기도 했다. 그 기나긴 여정을 통해 저자는 타인을 향한 연민이야말로 자기를 치유하고 나아가 이 세상을 치유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몸소 입증해 왔다.
그 여정에서 얻은 깊은 통찰과 생생한 경험을 응축하여 조안 할리팩스는 이 책을 썼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연민은 인간이 갖출 여러 덕목 가운데 하나에 머물지 않고 나와 세계를 위한 구원의 길로 재탄생한다. 연대와 우정과 사랑이 의심받는 시대. 관계는 고통스럽고 혼자가 편안한 시대. 나홀로족과 일코노미를 말하지만 그 이면에 있을 그림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시대. 이 시대에 드리운 고립과 단절의 깊은 어둠 속으로 이 책이 혜성과 같이 뛰어든다.
이 책에 대한 찬사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는 글

산마루 벼랑 끝에서 본 풍경
벼랑 끝 상태
진흙이 없다면 연꽃도 없다
광활한 시야
상호 의존성
공허감과 용기


I. 이타심

1. 이타심이라는 높은 벼랑 끝에서
자아, 이기적, 혹은 이타적?
자신을 잊어버리기

2. 이타심이라는 벼랑 끝에서 떨어진다는 것
- 병적 이타심
해로운 도움
건강한가, 아닌가?
불 연꽃
이타심 편향

3. 이타심과 그 외 벼랑 끝 상태들

4. 이타심을 지원하는 수행
모름
지켜보기
연민행

5. 이타심이라는 벼랑 끝에서의 발견
나무 인형과 상처 입은 치유자
사랑


II. 공감

1. 공감이라는 높은 벼랑 끝에서
신체적 공감
정서적 공감
인지적 공감
한쪽 무릎을 꿇다
온몸이 그대로 손과 눈

2. 공감이라는 벼랑 끝에서 떨어진다는 것
- 공감 스트레스
공감은 연민이 아니다
공감적 각성
감정 둔화와 정서 불감증
기여와 침해 사이

3. 공감과 그 외 벼랑 끝 상태들

4. 공감을 지원하는 수행
깊이 듣기
공감 관리하기
재인간화 수행

5. 공감이라는 벼랑 끝에서의 발견


III. 진정성

1. 진정성이라는 높은 벼랑 끝에서
도덕적 용기와 급진적 현실주의
서약에 따라 살아가기

2. 진정성이라는 벼랑 끝에서 떨어진다는 것
- 도덕적 고통
도덕적 괴로움
도덕적 상처의 아픔
도덕적 분노, 그리고 화와 혐오의 경직성
도덕적 무관심과 마음의 죽음

3. 진정성과 그 외 벼랑 끝 상태들

4. 진정성을 지원하는 수행
질문의 범위 확장하기
서원에 따라 살기
감사 수행하기

5. 진정성이라는 벼랑 끝에서의 발견

IV. 존중

1. 존중이라는 높은 벼랑 끝에서
타인과 원칙과 자신에 대한 존중
손 모아 합장
타인의 발 씻기
물은 생명이다

2. 존중이라는 벼랑 끝에서 떨어진다는 것
- 무시
괴롭힘
수평적 적대감
내면화된 억압
수직적 폭력
함께하는 권력과 군림하는 권력
존엄성을 박탈당하다
앙굴리말라
원인과 결과

3. 존중과 그 외 벼랑 끝 상태들

4. 존중을 지원하는 수행
드라마 삼각 구도
말의 다섯 문지기
자신을 타인과 교환하기

5. 존중이라는 벼랑 끝에서의 발견


V. 참여

1. 참여라는 높은 벼랑 끝에서
에너지, 관여, 효능
분주함의 선물

2. 참여라는 벼랑 끝에서 떨어진다는 것
- 소진
누가 소진될까?
분주함에 중독되다
업무 스트레스라는 독을 마시다

3. 참여와 그 외 벼랑 끝 상태들

4. 참여를 지원하는 수행
일 수행
정명(正命) 수행
일 밖의 수행

5. 참여라는 벼랑 끝에서의 발견
놀이
연결


VI. 벼랑 끝에서의 연민

1. 친절한 자의 생존
과학과 연민

2. 연민의 세 가지 얼굴
관계적 연민
통찰에 기반한 연민
비관계적 연민
아상가와 붉은 개

3. 육바라밀

4. 연민의 적
연민의 산술
연민에 빠지기, 연민에서 빠져나오기

5. 연민의 지도 그리기
연민은 연민이 아닌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6. 연민 수행
GRACE 수행하기

7. 천장터에서의 연민
지옥으로 내려가서 중생을 구제하기
마법의 거울


감사의 말

미주

이 책은 다섯 가지 인간적인 자질, 즉 이타심ㆍ공감ㆍ진정성ㆍ존중ㆍ참여를 통해 연민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성찰한다.

선한 마음 때문에 겪는 고통
자기방어를 위해 선택하는 고립

이타심ㆍ공감ㆍ진정성ㆍ존중ㆍ참여는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우리는 이러한 자질들로 인해 고통을 겪게 될 수 있다.
먼저 ‘이타심’은 ‘병적 이타심’으로 바뀔 수 있다.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사심 없는 행동은 사회와 자연계의 행복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타적으로 보이는 행동이 때로는 자신을 해하거나, 봉사하려는 사람들을 해하거나, 봉사하는 기관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공감’은 ‘공감 스트레스’로 변할 수 있다. 타인의 고통을 감지할 수 있을 때, 그 공감을 통해 우리는 타인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고 그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영감을 얻으며 나아가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의 고통에 지나치게 감정이입되어 자신을 그것과 너무 강하게 동일시한다면, 우리 자신이 피해를 입고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게 된다.
‘진정성’은 강한 도덕적 원칙을 말한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진정성, 정의, 선행에 위배되는 행동에 관여하거나 그런 행동을 목격하게 되면, ‘도덕적 고통’이 뒤따르게 된다.
‘존중’은 존재와 사물을 받드는 방법이다. 하지만 가치관과 예의라는 우리의 원칙을 어기고 자신과 타인을 경시할 때, 존중은 ‘무시’로 바뀔 수 있다.
‘참여’는 삶에 목적과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 우리가 참여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일 때 특히 그러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 과로, 유해한 직장 환경, 효율성 부족이 개입되면 참여는 ‘소진(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량한 존재인 인간은 이 다섯 가지 자질을 실천하며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기본적인 의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량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 대표되는 여러 가지 고통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고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타인과 세상에 대해 거리를 두고 고개를 돌리게 된다.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치유하는 연민
그리고 그 연민을 회복하는 명확한 길

이타심ㆍ공감ㆍ진정성ㆍ존중ㆍ참여라는 다섯 가지 자질이 발현하는 기반은 연민이다. 연민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그들을 더 행복하게 하고자 하는 욕구로 정의될 수 있다. 분리된 자아가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모든 존재와 모든 사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을 때, 우리의 보편적 연민은 무르익는다.
연민은 우리로 하여금 이타심ㆍ공감ㆍ진정성ㆍ존중ㆍ참여라는 인간적 자질을 꿋꿋이 실천하며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한다. 또한 이 다섯 가지 자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구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타인과 함께하는 삶의 기쁨과 보람을 회복할 수 있으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 연민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속도와 성과를 중시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타인에 대한 연민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타인에게 연민을 발휘하다가 스스로 상처를 입게 될 가능성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연민의 마음을 갖는 것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위험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주의를 모으기’, ‘의도를 상기하기’, ‘자신에게 조율한 후 타인에게 조율하기’, ‘무엇이 도움이 될지 숙고하기’, ‘참여한 후 상호 작용 끝내기’라는 다섯 가지 간단한 실천을 통해 일상의 삶 속에서 연민의 마음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 : 조안 할리팩스
Joan Halifax

세계적인 선사(禪師)이자 의료 인류학자로서 임종 돌봄 의료 분야의 선구자다. 1973년에 의료 인류학 박사를 취득하고, 하버드대학교 신학 대학과 의과 대학, 조지타운대학교 의과 대학 등에서 죽음에 관한 교육을 해 왔다. 미국 산타페에 불교 연구와 사회 운동을 위한 ‘우파야 연구소 및 젠 센터(Upaya Institute and Zen Center)’를 설립하여, 50년 넘게 참여 불교의 길을 걷고 있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보살피는 임상 역량을 개발시키기 위해 의료 전문가를 훈련시키는 ‘죽음과 함께 하는 삶’ 프로젝트의 창안자이기도 하다. 1970년대에 숭산 스님의 제자였고, 그 후 틱낫한 스님으로부터 법등(法燈)을 전수받았다. 또한 저명한 서구 선 불교 지도자인 버니 글래스맨(Bernie Glassman) 선사로부터도 법등을 전수받았다. 『죽음을 명상하다』 등 여러 권의 저서가 있다.

역자 : 김정숙
국제 공인 현실 치료 교수진(Reality Therapy Faculty)이면서 마음챙김과 컴패션(compassion) 지도자다. 경희대학교 의과 대학 간호학과와 일반 대학원을 졸업하고, 정신 간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동신대학교 한의과 대학 간호학과에서 정신 간호학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여의도에 소재한 ‘아시아 행복 연구원’ 대표, 경희대학교 공공 대학원 의료 관리학과 겸임 교수로 있다. 저서와 번역서로 『죽음을 명상하다』 (공역), 『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 (공역) 등 다수가 있다. 지난 2018년에 ‘죽음과 함께하는 삶’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조안 할리팩스 선사와 인연을 맺고 제자가 되었다.

역자 : 진우기
불교 전문 번역가 겸 통역가다. 서울대학교 사범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Texas A&M University 석사를 거쳐,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명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로터스 불교 영어 연구원’ 원장으로 있다. 『화해』, 『고요함의 지혜』 등 20여 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간화선』, 『위빠사나 명상일기』 등을 영어로 번역했다. 저서로는 『달마, 서양으로 가다』가 있다.

작가의 말

■ 저자의 말

베네딕토회 수사인 토마스 머튼은 “연민의 전체 개념은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서로의 일부가 되고 서로에게 관여하는 상호 의존성에 관한 민감한 알아차림에 바탕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머튼의 심오한 관점은 모든 생명을 상호 의존적이고 서로 얽혀 있으며 서로를 내포하는 것으로 보는 통찰력을 암시합니다. 이러한 통찰력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이지 않고 사심 없는 행동을 하도록 우리를 이끕니다. 이것이 “원칙에 입각한 연민”입니다. 이 연민은 용기, 사랑 그리고 모든 존재와 사물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존중에 바탕을 둔 명확한 도덕적 토대를 가집니다. 이것이 지금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왜 연민이 필요한지에 대한 더 큰 이해를 이 책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_ 27~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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