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추남을 좋아해(전3권)

최진숙 지음

라떼북 2013년 04월 09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추남은 멀뚱멀뚱 서서 버스정류장을 바라보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는 미녀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어차피 거절당할 것, 말인심이라도 써보자는 심정으로 다가섰다.

“태워 드려요?”

미녀는 추남을 그제야 똑바로, 그것도 비명을 지르지 않고 쳐다봤다. 그리고 3초간 갈등에 빠졌다. ‘네!’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아침에 들었던 환청이 다시 들릴 것이 두려웠고, 또 ‘웬 떡이냐!’하며 바로 덥석 무는 건, 여자의 자존심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아니오. 괜찮아요.”

“그래요? 그럼, 조심해서 가세요.”

추남은 그대로 자전거를 돌려 뒷길로 가버렸다.
미녀는 당황해 말도 못하고 멀뚱멀뚱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풀이 죽어서 한숨을 내쉬었다가 또 다시 입을 내밀며 투덜거렸다.

“뭘 믿고 저리 당당해? 나 같은 미녀가 한 번 튕겼다고 그냥 가고 말이야. 남자가 말이지. 친절을 베풀 생각이면, 거절해도 억지로라도 태워서 가야하는 거 아니야? 저러니 주인공이 못되지. 당신이 아쉽지, 내가 아쉽나? 치사해.”

미녀는 오기를 부리며 쩔뚝거리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세 걸음을 못가서 걸음이 느려졌다.

“아야! 치…… 내가 아쉽네.”

울상을 짓는 미녀 옆으로 자전거가 멈춰 섰다.
추남은 거절을 당한 것이 반가웠다. 고객에 대한 립서비스는 했고, 고객이 거절했으니, 자신은 신경을 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직원이 미녀를 챙겼다면, 추남은 그대로 돌아서 집으로 가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미녀의 곁에 수많은 직원들이 지나갔지만,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도, 돌아보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미녀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마지막 ‘내가 아쉽네.’라는 소리에 마음이 움직였다.

“어?”

“아쉬우면 태워 드릴까요?”

이번엔 전보다 조금은 진심이 담긴 말투였다. 미녀는 입술을 내밀며 모기만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 꼭 아쉬운 건 아니지만…….”

“타세요. 오늘만 태워드릴게요.”

헬멧을 내밀자 미녀는 못이기는 척 머리에 쓰고, 뒷자리에 올라탔다. 추남은 미녀가 잡을 수 있게 가방의 양쪽 아랫부분을 옆으로 쭉 잡아 당겼다.

“여기 잡으세요.”

“좀…… 천천히 가도 돼요.”

막상 자전거에 올라타자 어젯밤과 아침에 맛본 바람이 그리웠다. 미녀의 부탁에 추남은 “아~ 네, 네.”하고 대답하고 조심스럽게 자전거를 출발시켰다.

- 본문 중에서

목차

1. 살인마 잭
2. 상상력이 풍부한 이상한 여자
3. 작전명 : 첫사랑과 결혼하기
4. 신데렐라 콤플렉스
5. 넘사벽
6. 그 여자의 주사
7. 자전거 대리기사
8. 아버지
9. 저울질
10. 이상과 현실 1
11. 이상과 현실 2
12. 지혜를 구하는 법
13. 사랑의 조건
14. 눈높이
15. 사랑앓이
16. 내 남자의 기준
17. 행복이란

출판사 서평

이름처럼 예쁜 그녀가 살인마로 오해할 정도의 외모를 가진 그를 만났다!

외모와 재력만 따지는 미녀는 어쩐지 추남이 자꾸만 보고 싶은데, 어느 조건 하나 빠지지 않는 재벌 2세 자룡이 그녀에게 구애하기 시작한다. 추남과 자룡의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미녀. 미녀는 추남을 좋아하는 걸까?

시대는 삼포세대를 양성했다고 하고, 미혼자들은 주변에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없는 것일까, 사람 보는 눈이 없는 것일까? 단순한 주제로 시작한 사랑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외모지상주의자 나미녀가 야수를 만났다. 그것도 마녀의 저주에 걸린 왕자가 아닌, 순수한 야수 그 자체를 말이다. 드라마 같은 상상과 현실 속에서 헤매는 도시녀에게, 생긴 것 자체가 ’추남’인 강추남의 등장은 삶의 기준을 바꿔놓는다.

키가 작고 못 생겨서 연애를 못한다고 울부짖으며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실화에서 탄생한 씁쓸하고 달콤한 사랑이야기.

악마를 키우는 마녀가 전하는 이야기.

작가정보

저자(글) 최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