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결혼 6
2013년 03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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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N 0111-2018-000-002794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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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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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수의 입에서 나온 영우 씨란 말에 지영은 그만 입술이 살짝 열려가며 웃어 버렸다. 미워할 수 없는 막내딸이었다.
“그럼 뭐라고 불러? 박 피디님! 그건 싫어. 그렇다면 형……부! 형부! 좋았어. 이게 제일 마음에 든다. 형부라고 부를 거야. 어차피 두 사람, 결혼 할 거잖아.”
연수와 영우는 혜수의 말에 조금은 경직됐지만 세 사람은 빙그레 미소를 짓기만 할 뿐이었다. 지영은 지영대로, 인혁은 인혁대로 두 사람이 예뻐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벌써 결혼 말이 오고 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동안 이혼 준비를 하고……. 이혼준비라? 준비를 한 적은 없었다. 일방적인 이혼통보였으며 어쩔 수없이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그렇게 해 주지 않으면 저 여자의 숨이 금방이라도 넘어갈 듯이 보였기에 도장을 찍어 주었다. 그래야만 저 여자가 살 수 있으니까. 윤인혁이란 남자가 미워 견딜 수 없다는 눈빛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전혀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었다. 이혼하고 진짜 자유로워지고 있는 여자는 이지영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음이 느껴지고 있었다. 외형적인 모습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그때그때 감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웃고 있는 웃음소리가 눈에 들어왔으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련미가 흘러가고 있는 것도 보였다. 청바지가 저 여자에게 잘 어울렸나, 오늘도 청바지는 저 여자의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나이를 넘어 아름다운 선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결혼 날짜는 정했어?”
- 본문 중에서
18. 여자의 인생
19. 봄이 오다
어쩌면 너무 늦지 않았을까? 이제와 노력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걸까?
인혁은 아내와의 이혼 후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버렸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저 자신의 명령과 힐난에 묵묵하기만 했던 아내, 철없던 시절 만나 분명 뜨거운 사랑의 계절을 함께 보낸 자신의 여자. 지영을 떠나보낸 후에야 인혁은 자신의 철없음을 깨닫는다. 놓쳐버린 것이 너무나 많았다. 아빠, 아내, 할아버지……. 그가 제대로 해낸 건 하나도 없었다. 지영이 그렇게 사랑스러운 여자였는지도, 자신의 세 딸들이 훌륭히 성장했는지도. 심지어 사랑하는 딸 은수의 이혼 앞에서도 무력할 수밖에 없는 그가 이제 다시 가족을 찾으려 무던히 애쓴다. 그들은 어떤 마지막에 설 수 있을까? 해피엔딩, 혹은 블루?
“당신은 그랬어. 그게 뭐 그리 대단한 것이냐는 눈빛을 보냈을 뿐이야. 와이셔츠가 제 시간에 다려져 있지 않으면 화를 내었고, 넥타이가 준비되지 않으면 이런 것은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지. 그렇다고 큰 소리로 화를 낸 적은 없었어. 차근차근한 말투로 논리정연하게 말을 하고 있었으니까. 넥타이는 많았어. 와이셔츠도 많았고. 당신이 하는 일이 옷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와이셔츠와 넥타이는 여유 있게 준비를 해 놓았는데도 가끔은 엉뚱하게도 사람을 힘들게 했어. 아버님, 할머니, 아이들까지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에 당신이 알아서 골라 입었으면 하는 마음이었거든. 매일매일 당신까지 챙겨 주기엔 내 몸이 지쳐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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