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은 도끼다
2016년 06월 08일 출간
국내도서 : 2016년 06월 0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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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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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초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총 9회에 걸쳐 이루어진 강독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박웅현 특유의 ‘들여다보기’ 독법을 강화하여 텍스트 자체를 더욱 밀도 있고 세밀하게 파고든다. 시, 소설, 에세이는 물론이고 예술과 역사를 다룬 인문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의 책들을 박웅현만의 창의적인 관점과 시선으로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1강 각자의 오독, 나만의 해석
-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문장론』
- 마르셀 프루스트 『독서에 관하여』
2강 관찰과 사유의 힘에 대하여
- 곽재구 『곽재구의 포구기행』, 『길 귀신의 노래』
- 김사인 『시를 어루만지다』
- 법인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3강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미완의 시간이다
- 레프 톨스토이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 볼테르 『미크로메가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4강 시대를 바꾼 질문, 시대를 품은 예술
- 스티븐 그린블랫 『1417년, 근대의 탄생』
- 이진숙 『시대를 훔친 미술』
5강 희망을 극복한 자유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기행문
- 니코스 카잔차키스 『천상의 두 나라』, 『영국 기행』, 『스페인 기행』
6강 장막을 걷고 소설을 만나는 길
- 밀란 쿤데라 『커튼』
7강 소설이 말하는 우리들의 마술 같은 삶
- 가르시아 가브리엘 마르케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 살만 루시디 『한밤의 아이들』
8강 나만을 위한 괴테의 선물,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강의실을 나서며
우리에게는 심사, 깊이 생각함이 빠져 있는 듯합니다. 많이 읽는 게 제일이잖아요. 1년에 100권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심사할 시간이 없죠. 결국 내 것이 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양적으로는 많이 읽었을지 몰라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불분명합니다. 책 속의 지식이 진짜 내 것이 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습(時習), 즉 배운 것을 때때로 익히는 노력입니다. 이 문장을 늘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양적으로 부족하더라도 주관적인 이성으로 내가 책에 담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소중한 지식이 된다는 사실도요. 이런 식의 책 읽기가 되어야 삶이 바뀐다고 봅니다. 그것이 책의 존재 의의입니다. (1강 ‘독서는 나만의 해석이다’ 중)
우리는 내면의 욕망을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그저 욕망을 하죠. 우리의 욕망을 구성하는 재료가 얼마나 허망한 것들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데 욕망의 구성 재료들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우리는 덜 불행해집니다. 그런데 이 욕망은 사유의 창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어요. 사유라는 게 사실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스마트폰 끄고, 접속을 멈추고 그저 가만히 있는 겁니다. 인풋도 아니고, 아웃풋도 아니고 노풋 상태로 있는 거죠. 사유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내 안에서 자생적으로 우러나오는 것들을 못 건져냅니다. (2강 ‘관찰과 사유의 힘에 대하여’ 중)
인생을 이렇게 직선으로 놓고 봤을 때, 9할은 기존(旣存)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이에요. 내가 살고 있는 당대, 내가 타고난 삶의 조건 등 대부분의 것은 기존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나머지 1할인데, 그것의 9할은 기성(旣成)입니다. 이미 이루어졌어요. 저는 이제 오십대이고, 남자로 태어났고, 많은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이건 끝난 겁니다. 되돌릴 수 없어요. 이것들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고 나면 남는 것이 1할의 1할입니다. 바로 미성(未成)이죠. 미성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입니다. (3강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미성의 시간이다’ 중)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에게 끊임없이 토론을 요청하며 질문을 던졌어요.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말이죠. 그래서 ‘질의응답을 통한 깨달음은 영혼의 산파술’이라는 말이 나왔죠.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결국 젊은이들을 선동했다는 죄목으로 처형을 당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질문이 있는 시대를 살고 있나요? 왜 대학에 가고 싶지? 왜 돈을 벌고 싶지? 왜 결혼을 하지? 왜 아이를 낳고 싶지? 이런 질문 없이 무조건 대학에 가고, 돈을 벌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습니다. 안 물어봐요. 아니, 묻긴 묻죠. 자기 자신이 아닌 부모님, 선생님, 주변의 성공한 사람들에게 묻죠. 스스로에게는 묻지 않습니다. (4강 ‘시대를 바꾼 질문, 시대를 품은 미술’ 중)
일반적인 여행서는 대상에 대한 객관을 담습니다. 기차표가 얼마이고, 맛집이 어디에 있고 하는 식의 객관적인 사실들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카잔차키스의 기행문은 ‘대상에 대한 저자의 사색’이 주제가 됩니다. 이 사람 외에는 건져 올릴 수 없는 것들이죠. 오늘 소개해드릴 기행문들을 읽을 때에는 그것을 발견하려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카잔차키스의 기행문은 ‘어떻게 삶을 대할 것인가?’라는 한 가지 방향으로 흐릅니다. 그는 온몸이 촉수인 사람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순간순간 예민하고 싶어 했죠. 그 순간에 온전하고 싶었던 겁니다. (5강 ‘희망을 극복한 자유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기행문’ 중)
영화를 볼 때 어떻게 보세요? 우리의 주인공들은 우여곡절과 갈등을 지나 달콤한 키스를 하는 걸로 엔딩을 맞이하죠. 그렇다고 그동안 서로에게 준 상처, 아픔 이런 것들이 키스 한 번으로 싹 잊힐까요? 현실이라면 일주일 후에 같은 일로 또 싸울 거예요. 그런데 그런 모습은 저기 커튼 뒤에 있어요. 보이지 않죠. 이 책은 커튼 뒤, 우리가 읽은 소설 뒤에 숨어 있는, 작가들이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우리가 보지 못한 소설 바깥에 대해 말합니다. 그리고 커튼을 찢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다루죠. 소설을 쓸 때 커튼 앞의 모습만이 아니라 그 뒤를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던 소설가들이 있거든요. (6강 ‘장막을 걷고 소설을 만나는 길’ 중)
베스트셀러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의 신작
5년 만에 열린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를 책으로 만나다!
이것이 정답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독법은 없다. 독서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체험이므로. 하지만 ‘이 사람의 것’이라면 믿을 만하다고 여겨지는 독법은 있다. 그가 추천했다는 말에 오래전에 출간됐던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가기도 했고, 절판되어 시중에서 구할 수 없었던 책이 다시 재출간되기도 했다. 우리 곁에 항상 존재했지만, 그 가치를 모르고 있었던 책들을 다시 들춰보게 해준 사람. 이미 읽은 책이지만, 새삼스레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 사람. 그가 돌아왔다. 2011년 출간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베스트셀러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이 『책은 도끼다』 이후 5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인문학 강독회를 다시 열었다. 모두가 후속작이 나오기만을 기다려왔던 책, 그래서 제목도 『다시, 책은 도끼다』이다.
그만의 창의적이고 세밀한 독법으로
우리 시대의 고전들을 새롭게 들여다보다
『다시, 책은 도끼다』는 지난 해 초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총 9회에 걸쳐 이루어진 강독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책은 도끼다』에서는 책을 읽으며 저자가 느낀 삶에 대한 태도, 인문적인 삶, 창의력 등 책을 통해 책 바깥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는 박웅현 특유의 ‘들여다보기’ 독법을 강화하여 텍스트 자체를 더욱 밀도 있고 세밀하게 파고들었다.
쇼펜하우어의 『문장론』, 마르셀 프루스트의 『독서에 관하여』처럼 ‘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텍스트부터 『천상의 두 나라』 『영국 기행』 등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기행문, 소설의 역사를 꿰뚫어주는 밀란 쿤데라의 『커튼』, 남녀 간의 사랑과 욕망의 연대기를 다룬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 『파우스트』 등 시, 소설, 에세이는 물론이고 예술과 역사를 다룬 인문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의 책들을 박웅현만의 창의적인 관점과 시선에서 쉽고, 흥미롭게 풀어냈다.
“작가의 지혜가 끝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우리의 지혜가 시작된다!”
『책은 도끼다』를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라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책은 도끼다』에서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깊이 있게 읽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도 역시 다독보다는 깊게 읽는 독서, 외부의 권위에 눌리지 않고 나만의 울림을 찾을 줄 아는 독법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저자가 아홉 번에 걸친 강독을 하면서 매 강독마다 강조했던 것은 책을 읽을 때 ‘각자의 오독’ ‘나만의 해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작가의 명성, 작품에 부여된 세간의 권위에 주눅 들지 말고, 나만의 한 문장을 찾아내어 그것으로써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책을 읽고, 느낀 바들이 있다면 거기에서 머무를 것이 아니라 나에게 울림과 감동을 주었던 지혜들을 각자의 삶 속에서 몸으로 행하며 살 것을 당부도 잊지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다시, 책은 도끼다』를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마르셀 프루스트의 이 말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작가의 지혜가 끝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우리의 지혜가 시작된다.” 『다시, 책은 도끼다』에 소개된 책들을 통해 독자들은 일상에 무뎌진 감수성을 회복하고, 나만의 시선을 투입하여 책을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새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책속으로 추가
요즘 ‘정주행’이라는 말을 많이들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정주행’이라는 말을 어느 때 사용하십니까? 주로 드라마를 볼 때 사용하시죠? 드라마를 정주행 하는 정성이 있으시다면 이 책도 충분히 완독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드라마를 볼 때도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야 하고, 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야 하고 꽤 신경 써야 하잖아요. 또 드라마 안에서 얻는 즐거움, 삶의 교훈, 지혜가 여기에도 다 들어 있어요. 어떤 소설들은 20부작 미드보다 훨씬 재미있어요. 이해되지 않는 주인공과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으로 불평할 일이 없습니다. 나만의 상상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요. 또 편집권이 우리 손에 있습니다. (7강 ‘소설이 말하는 우리들의 마술 같은 삶’ 중)
『파우스트』에는 자본의 논리, 과학, 사랑, 남녀관계, 지식인, 종교, 자연, 죽음에 대한 이야기 등 수많은 인간사가 녹아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전체적인 스토리를 따라 읽기보다 한 편의 시를 읽듯, 한 줄 한 줄 명언을 읽듯 자신만의 문장을 찾아나가며 읽어보시길 권하는 겁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줄 만한 한 줄을 찾겠다는 목표로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요? 그냥 내 몸속에 들어온 『파우스트』를 만나보셨으면 해요. 이렇게 펼쳐도 좋고, 저렇게 펼쳐도 좋은 책이 될 겁니다. 괴테가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줬다고 생각해요. 그 선물을 감사히 받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 (8강 ‘나만을 위한 괴테의 선물, 파우스트’ 중)
작가정보
저자 박웅현은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대학원에서는 텔레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제일기획에서 광고 일을 시작해 지금은 TBWA KOREA에서 크리에이티브 대표(Chief Creative Officer, CCO)로 일하고 있다. 마음과 생각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인문학적인 감수성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하는 많은 광고를 만들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생활의 중심》 《사람을 향합니다》 《생각이 에너지다》 《진심이 짓는다》 《혁신을 혁신하다》 등 한 시대의 생각을 진보시킨 카피들은 그 협업의 결과물들이다. 자신만의 들여다보기 독법으로 창의력과 감수성을 일깨워준 책들을 소개했으며(『책은 도끼다』 『다시, 책은 도끼다』), 살면서 꼭 생각해봤으면 하는 가치들을 인생의 선배로서 이야기했고(『여덟 단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창의성과 소통의 기술을 전하는(『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책들을 펴냈다. 늘 거기에 있었지만 미처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에 시선을 주어 매일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진짜 사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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