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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만지는 현대사상

박영욱 지음
바다출판사

2016년 05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15년 08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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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43.63MB)
ISBN 9788955618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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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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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은 예술을 통해 현실이 된다!
우리는 대개 ‘사상’을 머릿속의 작용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보이거나 들리는 것 혹은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닌 관념적인 무언가로 여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상이란 신기루에 불과할까? 여기에 이 책 『보고 듣고 만지는 현대사상』은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예술작품’을 사상가들의 핵심 개념과 연결하여 소개함으로써 사상을 보다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쇤베르크와 마르크스를 살펴보자. 정치에 무관심했으며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한 혁명가도 아닌 작곡가 쇤베르크와 사회주의 사상을 주창한 마르크스 사이에는 언뜻 아무런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당시 음악계의 분위기에 맞서 무조음악이라는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낸 쇤베르크의 음악에서 부르주아지 사상가들에 맞서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낸 마르크스를 듣는다.

이 외에도 저자는 비트겐슈타인과 에스허르, 들뢰즈와 렘브란트, 니체와 바그너, 소쉬르와 피카소, 라캉과 허스트 등의 낯선 조합을 통해 난해한 사상이나 형이상학적 개념에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추상적이고 논리적 단계로만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상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안내한다. 현대사상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에도 관심을 갖게 하는 흥미로운 여정이 될 것이다.
저자는 예술작품의 미덕 중 한 가지로 추상적 개념을 일상적 경험의 차원에서 구현하는 것을 꼽는다. 우리의 오감 중 예술작품이 구현해낸 시각, 청각, 촉각에 집중하여 사상을 풀어낸 이 책을 체험한다면 후에 그 예술작품을 보거나 들을 때 현대사상의 개념들을 보다 구체적이고 ‘육감’적으로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서문: 예술작품을 보고 듣고 만지며 현대사상을 느끼다
변화의 징후는 철학이 아닌 예술에서 먼저 나타난다 / 마르크스와 쇤베르크, 하버마스와 브뤼헐, 이들의 공통점은? / 철학의 모델은 언어가 아닌 이미지 / 진정한 소통의 모델은 일치가 아닌 불일치 / 추상적 개념을 경험의 차원에서 구현하다

현대사상을 보다
삶의 본질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키르케고르와 뭉크
뭉크 그림에 나타난 삶의 본질, 불안 / 불행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닌 받아들여야 할 운명 /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선택만이 있을 뿐 / 미적 단계에서 윤리적 단계로, 그리고 다시 종교적 단계로 / 진리란 내가 그것을 위해서 죽고 또 살 수 있는 것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의식을 현상하다: 후설과 피카소
피카소, 현상학을 그리다 / 우리가 감각하는 모든 것은 우리 의식 안에 있다 / 의식은 항상 무엇인가를 지향한다 /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괄호 속에 넣어라 / 진리는 상상에 의해서 롭게 발견된다

통념을 넘어서기 위한 혁명적 시도: 레닌과 말레비치
말레비치는 왜 추상화를 포기해야 했을까? / 근대 자본주의 사회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 사이비 유물론인 ‘경험비판론’을 공격하다 / 철학은 정치에 복무한다 / 추상과 구체를 결합시킨 변증법적 방법론의 초석을 놓다

참된 현실은 약자의 눈으로 바라볼 때 드러난다: 루카치와 졸라
자연주의 소설 속에는 현실이 없다 / 진리는 프롤레타리아트의 관점에 설 때 보인다 / ‘문제적 개인’을 통해서 근대사회의 이중성을 드러내다 / 총체성은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의식을 통해 실현된다

인위적 논리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비트겐슈타인과 에스허르
떨어진 물이 다시 위로 올라가는 가상의 논리 세계 / 세계는 그림이다 /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 / 언어는 게임이다 / 정보이론에서 소통이론으로

고흐의 구두는 세계를 담고 있다: 하이데거와 고흐
고흐가 구두를 그린 까닭은? / 존재자와 존재는 완전히 다르다 / 세계는 사물이 아닌 도구로 이루어져 있다 / 인간이라는 현존재는 죽음의 존재 / 예술은 은폐된 존재의 모습을 드러낸다

파편화된 대도시의 모습에서 진리를 찾다: 베냐민과 아제
사진은 예술이다 / 예술작품에서 더 이상 아우라를 찾을 수는 없다 / 복제기술의 핵심은 복제가 아닌 변형 가능성 / 초현실적인 공간 속의 도시인 / 진리란 비극적인 것이다

예술은 계몽주의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출구이다: 아도르노와 퇴폐 미술전
나치의 ‘퇴폐 미술전’이 오히려 퇴폐 미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다 / 다시 신화의 세계로 되돌아간 계몽주의의 운명 / 살아 있는 것들을 죽은 사물처럼 취급하는 태도 / 예술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다른 사람의 시선은 나에게 지옥이다: 사르트르와 마네
올랭피아의 시선은 왜 부담스러울까? / 말은 소통의 수단이 아닌 단절과 절망의 표현 / 없음은 있음에 대한 부정 / 우리는 우연히 같은 버스를 탄 사람들일 뿐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점: 매클루언과 와이어스
크리스티나가 보는 세계와 관람객이 보는 세계 / 미디어는 메시지이다 / 쿨미디어와 핫미디어 / 진원지가 없는 정보, 인터넷 미디어를 예견하다

갈등이 아름다움을 만든다: 리오타르와 인상주의
선을 깨뜨리고 색을 취하다 / ‘재현할 수 없는 것’의 재현 / 담론 대 형상 / 통합이 아닌 분쟁을 향한 정치

반복이 만들어낸 주름의 아름다움: 들뢰즈와 렘브란트
바로크에는 있고 고전주의에는 없는 것 / 다른 모든 것과 절대적으로 다른 나 / 차이는 반복의 결과

일상의 합리성이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하버마스와 브뤼헐
현실에는 소실점이 정해져 있지 않다 / 인식의 바탕에는 관심이 놓여 있다 / 언어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호이해 / 식민지화된 생활세계를 해방시켜라

욕망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가상의 세계를 만든다: 보드리야르와 거스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그림 / 디즈니랜드의 바깥은 현실세계라고 할 수 있을까 / 시뮬라크르의 세계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 어떻게 기호화되느냐에 따라 경제적 가치가 달라진다

세상에 진실한 목소리는 없다: 데리다와 스티글리츠
사진은 현실의 목소리가 아니다 / 실체가 없는 로고스는 인플레이션에 빠진다 / 바야흐로 오늘날은 문자의 시대이다 / 현실은 조작되었다 / 아직도 남아 있는 음성중심주의의 망령

현대사상을 듣다
주어진 법칙을 넘어 새로운 법칙을 세우다: 마르크스와 쇤베르크
외부로부터 주어진 어떤 전제도 거부하다 / 노동에 대한 왜곡된 관념을 비판하다 / 고전경제학의 비일관성을 폭로하다 / 근대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사상을 제시하다

가치 전복이 진정한 나를 만든다: 니체와 바그너
불협화음이 이끌어나가는 혁명적 음악 / 허무주의는 허무한 것이 아니다 / 신이란 거대한 속임수의 산물일 뿐 / 진리란 여성이다 /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힘을 긍정하는 것

중요한 것은 의식하지 못하는 곳에 있다: 프로이트와 루솔로
축음기와 정신분석학의 공통점은? / 히스테리 연구에서 정신분석학이 탄생하다 / 꿈은 현실세계의 또 다른 모습이다 / 나의 참모습, 익숙하지만 낯선 존재

삶은 계량화할 수 없다: 베르그송과 영
하나의 음이 음악이 될 수 있는가 / 날아가는 화살은 날아가지 않는다 / 세상은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 이미지와 ‘비결정성의 시대’ / 몸이 곧 프레임이다

현대사상을 만지다
관계에 따라 의미도 달라진다: 소쉬르와 피카소
자전거의 핸들이거나 황소의 뿔인 것 / 언어란 상품과 같이 가치를 지닌다 / 언어의 자의성은 변별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 / 언어의 주체는 사람이 아닌 구조

낭비와 에로티시즘이 인간을 구원하리라: 바타유와 추미
낭비가 아름다움이 될 수 있을까? / 엄숙한 철학적 사유는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다 / 변증법을 뒤집다, 주인의 무모한 행위를 옹호함 / 에로티시즘은 ‘작은 죽음’이다

인간 내면의 역설적인 본능은 무엇이 제어하는가: 라캉과 허스트
썩은 소의 머리에 눈길이 가는 이유 / 자아란 실체가 아닌 허구다 / 무의식은 언어와 더불어 만들어진다 / 내가 나라고 믿는 것은 거울 속에 비친 가짜의 모습일 뿐 / 상징계 너머 실재의 세계로

몸을 위한 예술, 몸을 위한 활동: 메를로퐁티와 로댕
시각예술은 눈을 위한 예술이 아니다 / 현상은 객관과 주관의 합작품 / 무엇을 현상하느냐에 따라 다른 삶을 살게 된다 / 모든 체험의 근원은 몸 / 눈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몸을 위한 디자인

휴머니즘은 허구다: 알튀세르와 브라만테
원근법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 휴머니즘은 마르크스가 폐기한 문제틀 / 사회는 모순이 아닌 중첩결정에 의해서 설명할 수 있다 / ‘나’라는 주체는 이데올로기의 효과에 의한 허구적 상상물

아는 것은 곧 권력이다: 푸코와 르코르뷔지에
대도시의 공간이 격자 모양으로 구획되는 이유는 / 권력은 보이지 않는다 / 권력은 담론을 필요로 한다 / 지식의 고고학으로부터 권력의 계보학으로 / 훈육은 권력의 또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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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말레비치를 추종하는 일련의 이러한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자신을 ‘구성주의자’라 자처하며 새로운 사회의 건설을 위한 온갖 전위적인 예술 실험을 감행하였다. 물론 이러한 예술적 실험이 가능하였던 것은 블라디미르 레닌의 예술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습을 타파하기 위한 예술적 관행에 대해서 관대하였으며 이를 새로운 사회 건설을 위한 실험으로 여겼다.
_통념을 넘어서기 위한 혁명적 시도: 레닌과 말레비치 中(54쪽)

보드리야르는 디즈니랜드의 바깥 세계 또한 온갖 시뮬라크르로 채워진 하이퍼리얼한 세계라고 본다. 디즈니랜드의 세계는 그것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반면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 세계는 그 사실을 교묘하게 은폐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즈니랜드라는 눈에 보이는 가상의 세계는 디즈니랜드 바깥의 세계가 현실세계라고 믿게 만드는 알리바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디즈니랜드라는 가상의 공간이나 우리가 현실세계라고 믿는 디즈니랜드 바깥의 공간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다. 보드리야르에 따르면 이미 우리가 현실세계라고 믿는 모든 세계가 가상적인 시뮬라크르의 세계, 즉 하이퍼리얼한 세계일 따름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이미지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피부로 절감할 수 있다. 가령 독일 출신의 사진작가 거스키의 작품 〈99센트〉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할인마트의 실내를 촬영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유사한 마트를 어렵지 않게 접해보았을 터이므로 이 이미지가 비현실적이거나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략) 수정 작업을 통해서 매우 정교하게 합성되었기 때문에 상품의 정렬이나 색상의 배열이 매우 조화롭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이미지에 우리가 익숙해질 경우 오히려 동네 마트에 가서 흐트러진 상품의 배열을 보면서 무엇인가 어색하고도 낯선 느낌을 받게 될지도 모를 노릇이다. 하이퍼리얼한 이미지가 현실을 대체하게 된다는 주장이 결코 과한 것만은 아니다.
_욕망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가상의 세계를 만든다: 보드리야르와 거스키(205~207쪽)

20세기 초반 이탈리아의 전위예술가 루솔로는 사람들이 귀에 거슬려하는 소리들, 즉 소음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었다. 심지어 그는 전통적인 악기와 달리 소음을 내는 엄청나게 거대한 악기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미래파의 일원이었던 그의 작업에서 우리는 두 가지의 큰 의미를 얻을 수 있다. (중략) 우리의 귀에 분명하게 들리고 지각되는 것만이 소리의 전부가 아니다. (중략)
오늘날 심리학의 모태가 되었으며 중요한 학문적 방법론으로 자리매김한 정신분석학은 바로 흥미롭게도 우리가 소음이라고 간주하는 것들에 주목함으로써 탄생하였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의식적인 진술 내용보다는 오히려 터무니없는 그들의 행동이나 무의미한 잡담 혹은 말실수 등에 주목하였다._중요한 것은 의식하지 못하는 곳에 있다: 프로이트와 루솔로(256~258쪽)

〈황소머리〉라는 이 작품은 자전거의 핸들과 안장을 단순하게 재배치한 물건이다. 이 작품을 본 사람들은 머릿속에 뿔 달린 황소를 떠올리는 동시에 황소의 얼굴과 뿔이 각기 자전거의 안장과 핸들이라는 사실도 파악한다. 어떻게 배치하는가에 따라서 자전거의 핸들은 황소의 뿔로 보이며 안장은 황소의 얼굴로 파악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삼각형의 물체가 안장이 되는가 혹은 황소의 얼굴이 되는가가 전적으로 핸들과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점이다. 안장은 핸들과 어떻게 관계 맺는가에 따라서 다른 의미를 지닌 기호가 된다. 그것은 핸들도 마찬가지이다. 삼각형인 물체가 안장이라는 기호가 될 수도 있고 황소 얼굴이라는 기호도 될 수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다른 물체와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
피카소 자신은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사실상 피카소의 이 작품은 스위스 출신의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의 언어학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집약적이고도 명확하게 보여준다. 언어 혹은 기호의 의미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그것이 지시하는 대상이나 현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언어들과의 차별적 관계에 의해서 만들어질 뿐이라는 것이 소쉬르 언어학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쉬르 언어학이 지닌 근본적인 통찰을 피카소의 작품보다 더 잘 보여주는 사례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_관계에 따라 의미도 달라진다: 소쉬르와 피카소(284~286쪽)

사상은 머릿속이 아니라 우리 눈앞에 존재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말은 철학의 제1원리로 불리며 오랫동안 사상의 세계를 대표해왔다. 이 말은 사상이란 철학자와 선구자 들이 생각 끝에 내놓은 관념적인 무언가임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듯하다. 우리는 이처럼 사상을 머릿속의 작용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보이거나 들리는 것 혹은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우리는 사상을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으로 취급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사상이란 신기루일 뿐일까?
이 책의 저자는 사상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며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뉴턴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을 깨달았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진리는 머리로 생각하기 이전에 눈에 보이는 것이다. 사상도 그렇다. 그리고 사상의 물질성은 예술을 통해 비로소 드러난다. 이 책은 25명의 사상가와 예술가를 언급하며 숨어 있는 그들의 공통점을 찾는다. 그리고 그 공통점을 바탕으로 예술작품을 통해서 난해한 사상이나 형이상학적 개념에 접근한다.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경험과 맞닿아 있는 예술은 머릿속에서 어렴풋하게 떠돌던 현대사상을 현실에 현상해낸다.

마르크스와 쇤베르크, 하버마스와 브뤼헐, 소쉬르와 피카소의 연관성은?
예술을 통해 드러나는 사상의 물질성
책에서 연결하고 있는 사상가와 예술가 사이에는 언뜻 아무런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쇤베르크는 정치에 무관심했으며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한 혁명가도 아니었다. 브뤼헐 또한 자신의 그림이 하버마스 사상과 연관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저자는 그 사이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그는 기존의 법칙을 자연법칙인 양 따르려는 당시 음악계의 분위기에 맞서 무조음악이라는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낸 쇤베르크의 음악에서, 자본주의 법칙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며 착취를 은폐하거나 당연시하는 부르주아지 사상가들에 맞서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낸 마르크스를 듣는다. 그리고 정해진 소실점 없이 흐트러진 현실을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결혼식’이라는 공통의 장소를 공유함으로써 결사(結社)를 이루는 브뤼헐의 그림에서, 자유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합리적 공동체를 추구했던 하버마스의 모습을 본다.
이 과정에서 추상적이고 논리적 단계로만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상은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된다. 즉 사상은 예술을 통해 구체성을 얻는다. 반면 예술은 사상을 통해 사유모델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한다.

사상과 예술을 넘나들며 현대의 생각을 탐구하다
저자 박영욱은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문화와 예술에 천착했다. 그는 예술작품의 미덕이 추상적 개념을 일상적 경험의 차원에서 구현하는 데도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책에서 우리의 오감(五感) 중 예술작품이 일상에서 구현해낸 시각, 청각, 촉각에 집중하여 사상을 풀어낸다.
‘1장 현대사상을 보다’에서는 눈으로 감상하는 평면적인 회화와 사진을 통해 감각할 수 있는 사상들을 정리했다. 비트겐슈타인과 에스허르, 들뢰즈와 렘브란트, 사르트르와 마네 등 낯선 조합이 사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2장 현대사상을 듣다’는 쇤베르크, 바그너, 루솔로, 영의 음악을 통해 마르크스와 니체, 프로이트와 베르그송의 사상을 들을 수 있다.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QR코드를 삽입했다. ‘3장 현대사상을 만지다’에서는 입체적인 예술작품이 표현한 현대사상의 진수를 만지듯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허스트의 설치예술, 추미의 건축물을 통해 라캉과 바타유의 사상 또한 피부로 느끼듯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세 감각을 통해 현대사상을 체험한다면 나중에 그 예술작품을 보거나 들을 때 현대사상의 개념들을 육감(六感)적으로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사상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사상이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는 실체 없는 것이라고 믿고 무작정 외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상과 이어지는 예술작품과의 공통점을 보고 듣고 만진다면 사상을 보다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책은 현대사상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에도 관심을 갖게 하는 흥미로운 여행서가 될 것이다.

보고 듣고 만지며 이해하고 감상하는 현대사상
저자는 책에서 예술작품을 보여주고 들려주며 그 안에서 찾아낸 사상과의 연결고리를 설명한다. 다음은 회화작품, 음악작품, 조각작품을 통해 설명한 사상가의 핵심 개념을 요약한 것이다.

현대사상을 보다
_사르트르와 마네: 다른 사람의 시선은 나에게 지옥이다
마네의 [올랭피아]는 누드화다. 그때까지의 누드화의 여인들이 살짝 눈을 내리까는 등의 방법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피한 것과 달리, 작품 속 여인은 보는 사람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응시한다. 이를 통해 보는 이는 자신이 그녀의 벗은 몸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올랭피아]를 음탕하게 바라보는 순간, 그 불순한 의도를 그녀에게 들키고 마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늘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를 생각한다고 사르트르는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이란 자신의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며 늘 다른 상황과 비교하고 현재에 머무르는 것을 불안해하는 존재다. 이렇게 무언가 부족한 상태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데 자유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자유를 갈망할수록 오히려 자유에 갇히고 만다. [올랭피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타인의 시선에 걸리는 것처럼 말이다.

현대사상을 듣다
_베르그송과 영: 삶은 계량화할 수 없다
우리는 음악이라고 하면 일정한 박자를 가진 아름다운 선율을 떠올린다. 그런데 라 몬테 영의 [컴포지션 1960 7번]은 그렇지 않다. 한 음을 세게 내리치는 것이 전부인 음악이다. 영은 어린 시절 자신이 들었던 숲이나 강의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러나 자연의 소리는 악보에 옮겨놓을 수 없다. 자연을 악보에 담는다는 말은 그것을 분절하여 일정 공간에 담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자연은 지속하는 것이지 나뉘어지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영은 한 음을 세게 내리치는 것으로 자연의 소리를 표현하고자 했다.
베르그송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여기 있다. 자연뿐 아니라 삶 또한 나누거나 공간에 담을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시간을 24개로 나누어 세고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임으로써 생명의 본질과 멀어진다. 베르그송이 생각하는 진정한 삶이란 [컴포지션 1960 7번]이 들려주는 것처럼 공간화되지 않으며 나눠지지 않고 순수하게 이어지는 것이다.

현대사상을 만지다
_메를로퐁티와 로댕: 몸을 위한 예술, 몸을 위한 활동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완벽한 조각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상을 꼽자면 [생각하는 사람]은 1, 2위를 다툴 것이다. 머리를 숙이고 앉아 있는 이 조각상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들이 그 조각상을 보는 순간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작품의 거친 표면 또한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다.
몸의 현상학자로 유명한 메를로퐁티는 이렇듯 우리의 경험은 모두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만약 접시가 깨지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하자. 접시가 깨지는 현상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접시가 깨지는 소리가 그저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청자가 있기 때문이다. 즉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험은 우리가 몸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말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영욱

저자 박영욱은 사상을 감상하고 예술을 사유하는 철학자. 사회철학에 대한 관심에서 사상을 공부했고 고려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동 대학원에서 칸트 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그의 관심은 문화와 예술로 이어졌다. 특히 현대음악과 현대미술, 미디어아트, 건축디자인에 대해 연구하면서 사상과 접목시켜 강의해왔다. 이 책은 사상과 예술에 쏟았던 관심이 낳은 결과물이다. 그는 사상이란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고 말하며, 예술을 통해 사상의 감각적 측면을 드러내 보이고자 한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홍익대 대학원 미술학과, 국민대 대학원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에서 매체미술 비평, 음악, 공간디자인 등 예술과 사상을 넘나들며 강의했다. 지은 책으로는 《데리다와 들뢰즈: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에서》, 《철학으로 대중문화 읽기》, 《매체, 매체예술 그리고 철학》, 《미디어아트는 X예술이다》, 《필로아키텍처: 현대건축과 공간 그리고 철학적 담론》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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