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인간과 낮의 동물

임수랑 지음

퍼플 2015년 08월 2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임수랑 작가의 『밤의 인간과 낮의 동물』은 말 그대로 밤의 인간과 낮의 동물, 그리고 강과 별 이야기이다. 세상의 모든 별들이 언제나 제자리에서 빛나고 있는 것처럼, 지금은 정체되어 갈 길을 잃은 상태에 있어도 언젠가는 제자리를 찾아 편안해질 강처럼, 지금 그곳에서, 여기에서, 낮의 동물들은 인간에게, 밤의 인간들은 동물에게 기억하고 말해야 하는 문장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다.


1.각

골목과 대문의 기억 속에서 피어오르는 물방울들
각이 진 마루와 문, 문턱을 건너다니던 단단한 발걸음
까만 머리칼과 젖은 피부, 반짝이는 눈동자처럼...


2.어제 하늘

어제 하늘, 키 큰 소나무만 기억하고 싶다
무너지는 아스팔트 햇볕, 긴긴 땀
포클레인과 잿더미의 소음이 묻은
벤치 뒷등은 말고
분열된 회색모자. 해바라기와
얼음의 대륙으로 기차가 떠나기 전에
노동의 대낮이지만...


3.오후의 말

지하도로로 들어간 차들은
빠르게 그 길을 통과해 지나갈 것이다
그 사이 지상의 도로 위로
비와 구름과 햇빛이 머물다 가버리고
도로가의 갈빗집은 불을 밝히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이마트 앞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은
언제나 먼 길을 떠나고 도착하는
여행객들이다
이 세상의
그러면 다행이다...

목차

제2시집『밤의 인간과 낮의 동물』(2011~2012)


밤의 인간과 낮의 동물
백장미
아흔아홉 명의 카프카
말
사과그릇
밤 그림자
세상의 접시들
비는 안 오는데
한 가지씩
봄인데
몸살
꿈을 수정하다
각
맛에 대하여
벗꽃
가을, 나무의 몸
그 길을 다시 걷고 싶다
꽃과 나
오늘 달, 모든 달
하늘 시간
가을쯤
어제 하늘
길모퉁이
늦은 아침
내일이 되면
매미
쑥부쟁이
하루
시간이 늙어간다
김진숙은 환하다
비와 어둠, 11월 29일 오후 네 시의 하늘
강은 편안하다
가시들
진눈깨비
3시 30분
시간은 염소똥 같은 것
거리의 창문
하루의 호흡
여름휴가
늦가을 저녁
꿈의 차원
사라지는 것들
꿈
기억할 것이 두 가지 있다면
미소
소녀들
리듬과 노래
버스
여기서도 보이는구나
일면
별천지
빗자루가 싹 튼다
유월은 여름에게
처음의 그것
밤의 공원
85호 크레인, 그녀의 깃발
낙원호프
온전한 하루
같은 차이
오후의 말

작가정보

저자(글) 임수랑

작가 임수랑은 2003년『문학시대』에서 시 「마른꽃」으로, 2006년『월간문학』에서 단편소설 「 꽃삽」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2011년에는 단편소설「끝나지 않는, 녹슨」으로 5.18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지하철 아이』, 제 1시집『늪의 방식』, 제 6시집『당신의 계절』, 제 8시집『단단한 옷장』을 전자책으로 출간했고, 주요 작품으로「 재」,「로라의 게시판」,「리플라이」,「판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