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본 척

김아라 지음

도서출판 이들 2021년 12월 0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그의 산책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그들이 쫓고 쫓기는 배경은 철거 중인 동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가족과 집은 어디인지 잊었다. 자신은 한 노인을 쫓고 있었고, 노인은 개를 쫓아가고 있다.
그는 왜 걷는지 이유도 모르고 그저 걷고 있었다. 만약 당신이라면, 그 자리에 멈출 것인가 아니면 가던 길을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갈 것인가.
주인공이 잃어버린 기억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그의 삶이었다. 그가 걸어왔던 길은 그가 평생 걸어온 인생이기도 했다. 소실점을 향해 걸어가는 구도자 같기도 하여, 읽는 내내 그의 산책길을 함께 걷는 듯하다.
노인이 되고 기억을 잃고, 생의 종말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과정을 이 이야기는 조금은 낯선 시선으로 담아냈다. 주로 어두운 소재로 쓰이는 죽음, 노인의 문제, 치매, 도심 재개발 등을 시적인 문장으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목차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첫 번째 기억
두 번째 기억
세 번째 기억
마지막과 처음의 기억

출판사 서평

그림과 짧은 텍스트로 구성된 이 이야기는 어른동화를 표방하고 있다. 치매와 철거민, 폐지를 줍는 노인 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뾰족하게 다루는 대신, 동화적 서사, 시와 소설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표현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 마지막 지점을 묘사하고 있다.
이 이야기 속에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한 노인의 죽음이 있다. 어쩌면 모든 인간을 대표하는 생일 수도 있다. 그의 인생과 잃어버린 기억에 대해 이 작품은 너무 무겁지도 너무 높지도 않게 계절과 인생의 순환처럼, 또 산책하듯 천천히 풀어낸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아라

글/그림 김아라
1983년생.
전공: 국어교육과, 문예창작과.
글을 쓰고 교정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단어 하나가 무겁고 귀함으로 매번 깨닫고 배웁니다. 뭇 사람들의 어떤 이야기도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옳은 말, 정직한 소리들을 모으면 역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림동화 <해변을 지키는 검은 개> <두 시 사막을 건너는 법> <마술입니다>, 단편집 <유목민들>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