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이준규 , 허남준 지음

기린과숲 2014년 10월 1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당신』은 기린과숲이 야심차게 기획한 사진시집으로, 13편의 시와 13편의 사진이 실려 있다. 2000년 <문학과사회>로 등단한 뒤 자신만의 시세계를 단단히 구축해온 시인 이준규와, 그림과 사진 등 다방면에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허남준. 이들이 함께 쌓아올린 슬프고 아름다운 성으로 ‘당신’들을 초대한다.

목차

■목차


정지
손짓
경사
길
숲
그림자
눈
별
심연
얼룩
춤
하늘
햇빛

출판사 서평

■부재한 당신을 좇는 슬픈 궤적,
타오르는 빛 속에서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
-이준규․허남준의 사진시집, 『당신』


이상하다. 저 빛은 너무 환하고, 아무런 열기도 없는데, 그것은 불탄다. 나는 숨죽이고 당신이 떠난 환한 구멍을 본다.
-「햇빛」에서

당신은 어디 있습니까. 나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없는 당신. “부재의 옷”을 입고, 그 “하얗고 빛나는 옷을 걸치고” 들리지 않는 소리를 쉬지 않고 내뿜는 당신.
너무 요란하고, 열기도 없이 타오르는 매미의 울음을 듣습니다. 또 그런 울음처럼 타오르는 “저 빛”을 봅니다. 그 빛을 만든 이는 다름 아닌, 바로 나와 부재한 당신이지요. 나는 그 빛 속으로 갑니다. 그리고 스스로 그 빛에 갇히고 맙니다.

당신의 웃음이 만든 균열들, 당신의 울음이 만든 허연 공허. 당신의 부재는 가끔 싱겁게 웃기도 하는가. 나의 슬픈 얘기에 가끔 눈물을 흘리는가. 당신의 노래는 남고, 나의 노래는 언덕을 넘지 못한다.
-「손짓」에서

빛 속에서 부재한 당신이 지은 웃음. 그 “웃음이 만든 균열들”. 그리고 웃음이 맘에 안 드는지 곧바로 지어낸 울음. 그리고 그 “울음이 만든 허연 공허”.
나는 그 공허를 메우려고 성급히 아무 얘기나 주절거렸지요. 그 얘기가 슬픈 얘기가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새소리가 내게 전합니다. 내 “슬픈 얘기”에 지금 당신은 눈물을 흘리고 있노라고.
나는 홀로 타오르고 또 타오르면서, 부재한 당신에게 다시 또 묻습니다. 대체 당신은 어디 있습니까.

작가정보

저자(글) 이준규

이준규

시와 일기를 쓴다. 소설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태어나서 살고 있다는 확신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이젠 죽음에도 확신이 없다.
오늘의 날씨는 늘 좋았다.

허남준

가끔 기타를 치며 사진을 찍는다.
기억하지 못하는 시절부터 줄곧 그림을 그렸다.
병이 아닌가 싶다.

저자(글) 허남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