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분 인문학
2017년 11월 21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7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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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88248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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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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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뚜렷하게 드러난 사회 현상임에도 혼자를 선택한 이들에게 왜곡된 편견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몇 년 지나고 나면 사라질 유행으로 치부하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 일탈 정도로 경시한다. 이렇게 우리는 ‘혼자’를 오해하고 있다. 이제는 혼자됨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스스로의 삶을 주인으로 세우려는, 타인 속에서도 외롭지 않은 개인으로 살아가려는 능동적인 한 명에게 더 관대해져야 한다.
혼자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사람들. 그들은 자기 내부에 견고한 공간을 만들어 깊게 사유하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만큼 타인의 경계선을 침범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처럼 내가 정한 속도로, 내가 정한 단위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며 나를 돌아보는 ‘혼자’야 말로 가장 괜찮은 삶의 단위라고 제안하면서 혼자를 택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넘어, 그들의 능동적 의미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고독의 인문학적 기원을 이야기한다.
현상을 넘어 심층적 통찰과 만나기 위해 인문학과 사회학을 씨줄과 날줄로 삼았고 현실의 생생한 인간과 보다 친근하게 만나기 위해 미술 작품을 매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책에 몰입한 남자의 눈빛에서 나를 성찰하는 혼자의 모습을 만나고, 홀로 너울거리는 조르바의 춤사위에서 일탈의 맛을 느끼고, 월든의 오두막에서 자주와 독립의 의미를 배우는 등 혼자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인문학 한 그릇을 건넨다.
한 명을 위한 해명
1 일인분의 일상 : 혼자라는 삶의 단위
고독에서 자유가 시작된다
여행은 혼자 떠나는 맛이다
독서는 나에게로의 온전한 몰입이다
개인은 집단보다 도덕적이다
2 일인분의 사랑 : 혼자라서 아는 낭만
미혼이 아니라 비혼입니다
당신과의 사이에 거리를 두겠습니다
결혼하지만, 지킬 건 지킵니다
이제 결혼을 졸업합니다
3 일인분의 상상 : 혼자일 때 시작되는 혁신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고독
조금 엉뚱하게 살 자격
마음껏 춤추는 삶, 일탈의 가치
다름에서 시작되는 예술
4 일인분의 세상 : 혼자서 만나는 세계
솔로로 살면 슬로로 산다
내 식대로 그런대로 먹고살다
군중으로부터 지혜롭게 벗어나다
저항하는 개인은 강하다
일단 1인 가구와 혼족의 증가를 경제적 원인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제일 많다. 경제적 곤란 때문에 혼자 살고, 혼밥·혼술을 비롯한 혼족의 생활 특징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예를 들어 공무원 시험이나 취업 준비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3천 원짜리 컵밥이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퀵서비스 같이 밖에서 업무를 해야 하는 많은 저임금
직종 종사자는 저렴하고 간편한 혼밥이 생활일 수밖에 없다. 대체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업무 공간이 없는 조건이거나 경제적인 곤란 때문에 강제된 것이 혼족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나 취업난 등 경제적인 조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대 15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2.5%가 스스로를 ‘나홀로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통계청이 조사한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율의 거의 2배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1인 가구가 아닌 경우에도 자신을 ‘혼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수에 이른다.
또한 그들은 혼족이 된 이유를 주변 조건이나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복수응답이기는 하지만 ‘원하는 방식대로 할 수 있어서’가 75.9%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다. 이어서 혼자만의
시간이 보장되며(66.4%),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36.7%)로 이어진다. 이외에도 남에게 맞추는 것이 힘들거나(35.5%) 남과 비교되는 게 싫어서(10.6%) 혼족이 되었다는 순서로 대답이 이어진다.
이 가운데 경제적 곤란을 꼽자면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라거나 ‘남과 비교되는 게 싫어서’ 정도인데, 이는 전체 대답 가운데 상당히 적은 비중이다.
_p18~19, <고독에서 자유가 시작된다> 중
우리는 하루에 자신에게 24시간이 주어져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24시간은 온전히 내 시간이 아니다. 24시간 중에서 3분의 2 이상은 타인의 시간이다.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목록에 가득 채운다. 24시간이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 단위로 쪼개 사용하면서 뿌듯해 한다. 하지만 그 시간 안에 자신을 채우고 있다는 생각은 착각일 뿐이고, 실제로는 그가 속해 있는 거대한 사회 조직의 틀 속에 맞추어진 것들이다. 어쩌면 자신의 시간은 고작
잠자는 시간뿐일지도 모른다. 그나마 낮 시간에 겪은 타인과의 연결이 계속 강박으로 남아 있다면 잠자는 시간조차 내 시간이 아닐 수도 있다.
인간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 살아간다. 시간과 공간의 주인일 때 비로소 그 사람은 자유인이다. 자유인이란 자기 운명의 주체가 자신인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타인에게 쓰거나 타인의 시선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을 자유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노예제도 아래에서만 노예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혼족은 비록 조건의 영역이긴 하지만, 노예적 삶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제공한다. 혼족의 시간이 자기를 위한 시간의 확대로,
나만의 고독과 침묵으로, 나만의 독서로, 나만의 성찰로 이어질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인의 길로 한걸음 다가설 수 있다.
_p35~36, <고독한 시간에 만나는 나> 중
보다 분명히 말하자면 독립적으로 삶을 영위할 마음과 조건을 준비한 사람이 결혼생활을 하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혼자 설 수 없는 사람은 결혼이 의존관계 형성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경제적·감정적 의존은 필연적으로 인간으로서의 예속을 낳기 마련이다.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상대방을 소유하고 구속하는 결과를 맺기 십상이다. 먼저 자유롭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바로 서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가족이라는 문제를 놓고도 혼자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고독이라는 감정에 익숙해져야 한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를 전제로 개인의 판단에 따라 결혼과 비혼 중에
자기 행복을 위해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면 될 일이다.
비혼이 확대되면 출산율 저하 현상이 더욱 심화되어 사회 유지가 어려워진다는 비판이 바로 제기된다. 하지만 현실의 진행과 상당히 동떨어진 주장에 불과하다. 비혼이 가장 확대되어 있는 유럽의 경우
오히려 한국보다 높은 출산율을 보인다. 서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비혼 비율을 보이는 프랑스의 경우 가임 여성 한 명당 정상 출산율인 2명에 가깝다. 이에 비해 여전히 결혼 비중이 훨씬 높은
한국은 1.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_p114~115, <미혼이 아니라 비혼입니다> 중
가장 괜찮은 삶의 단위, ‘혼자’를 읽다
우리가 챙겨야 할 삶의 몫은 더도 덜도 아닌 ‘스스로’다
“단단한 혼자이기 위해 우리는 인문학을 곱씹어야 한다”
여전히 혼자가 어려운 당신에게 건네는 인문학 한 그릇
관계와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말들은 이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다. 상사와 같이 술도 한잔 하고, 가족과 밥도 같이 먹고, 주말엔 시간을 내어 친구를 만나라고. 그렇게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고 끊임없이 소통하라고. 하지만 관계를 돌보느라 정작 나를 성찰하지 못하고, 타인과의 소통 때문에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닫는다. ‘고독한 군중’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혼자’를 오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혼자됨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봐야 한다. 저자는 ‘혼자’야 말로 가장 괜찮은 삶의 단위라고 제안한다. 이 책은 스스로의 삶에 집중하고 자유롭게 사유하는 ‘건강한 혼자’를 위해, 1인분의 인문학을 담았다.
인문학 안에서 우리는 모두 혼자다
관계에서의 부담은 줄이고 개인의 욕구는 오롯이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혼자를 삶의 기본 단위로 삼는 이른바 ‘혼족’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혼자 하지 않았던 일들까지 홀로 즐기려는 점 때문에 나 홀로 문화를 전에 없던 특이한 사회 현상으로 여기지만, 사실 역사 속 예술가들은 일찍부터 ‘혼자’를 가장 적절한 삶의 단위로 여기며 살아왔다. 막스 베크만의 자화상에는 홀로 술잔을 기울이는 작가의 모습이, 티슈바인의 그림에는 혼자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괴테가 그려져 있다. 철학과 예술에는 고독과 자아 성찰이 필수였고, 따라서 그들은 작품 속에 스스로의 혼자됨을 그려 넣었다. 저자는 작가들이 그리고 담아낸 고독 속에서 우리가 진짜로 누려야 할 자유와 사유를 찾아 읽는다. 더불어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홀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관계도, 자유도, 혼자일 때에야 시작된다
혼자의 삶을 선택함으로써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집단은 바로 가족이다. 대가족의 형태에서 시작했던 분화는 가족의 가장 근간이 되는 부부로까지 이어졌다. 이 변화를 가장 잘 반영하는 흐름이 바로 2~30대의 ‘비혼’과 중장년층의 ‘졸혼’이다. 저자는 안정된 관계를 이루기 위해서 홀로 단단하게 자신을 가꿨던 1인분의 삶들을 소개한다. 결혼이 주는 강박에서 역사 속 비혼주의자들은 어떤 삶의 태도를 제시했는지 짚어보고, 중장년의 우울에서 졸혼은 어떤 자아실현을 가능하게 했는지도 살펴본다. 이처럼 사랑의 기본은 주체인 자신이며,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명제를 작품과 실존 인물을 통해 뒷받침한다. 또한 자유롭고 자발적인 삶, 엉뚱한 생각, 한 명의 저항을 주장해온 사람들도 등장한다. 공동체의 해체는 사회가 변화하는 하나의 모습일 뿐, 부정적인 현상으로 봐야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책은 설명한다.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할수록 오히려 사회 전체는 더 원만해진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한 명의 목소리, 한 명의 실천을 더욱더 지지해야만 한다.
유행 아닌 철학으로, 우리에게는 혼자됨의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도 타인과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관계를 아예 끊고 살아가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가 던진 숨 막히는 타이머에서, 자아를 가두는 관계 사이에서 자기만의 방,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정한 속도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오롯이 혼자 살아가기 위해 인문학을 곱씹어야 한다. 이 책이 던져주는 화폭과 문장에서 우리는 진짜 혼자됨의 지혜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 박홍순은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인문학을 접하고 느끼길 바라며 강연도 하고 글도 쓴다. 현대사회가 강요하는 속도에 맞춰 사느라 혼자의 시간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아직 혼자되는 시간이 버겁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좀 더 친절한 ‘혼자’ 설명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쓴 책으로는 《미술관 옆 인문학》(1·2),《사유와 매혹》(1·2), 《저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말의 전쟁》, 《생각의 미술관》 등이 있다. 미술로, 혹은 인문학으로 안내하는 길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스스로의 모습을 비추며 홀로 걷는 길은 기존의 길과는 달라야 한다. 문장과 화폭 사이에서 고요한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당신에게 좋은 계기가, 친절한 안내가, 적절한 위안이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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