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간 Kurgan - 이소연 희곡
2020년 12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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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8812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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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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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어느 벌판, 커다란 쿠르간(고분)이 있다. 각기 다른 이유로 쿠 르간을 파헤치는 1937년의 고려인들과 어떤 미래의 고고학자들. 강제이주를 당해 어딘지 모를 황야에 버려진 소녀 율리야의 가족(A)과, 중앙아시아에서 신라 왕족의 흔적을 찾기 위해 죽은 한박사 대신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남 소영(B)이 교차되고, 연결되며, 위로하는 이야기.
(A) - 땅굴을 파 몸 뉘일 집을 짓던 율리야는, 다리를 다친 조선인 일본군 강산을 만나 치료해준다. 한 번도 조선에 가본 적 없지만 스스로를 조선인이 라 칭하는 율리야에게 강산은 조선의 놀이와 노래를 가르쳐준다. 그러나 강산 은 조선 의병대 출신 응수(율리야의 할아버지)에게 정체를 들키게 되고, 두 사 람은 서로에게 총을 겨눈다. 율리야는 강산이 조선 사람이라며 감싸지만 응수 는 저 자는 조선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강산은 자신은 조선인도 일본인도 아니라고, 하지만 그렇다면 나는 누구냐, 하는 질문을 던지고 떠난다. 암에 걸 려 시력을 점점 잃어가던 응수는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떠나려한다. 독립 운동을 하느라 가족을 보살핀 적 없던 응수의 초라한 뒷모습에 대고, 엄 마와 아들을 잃고 말문을 닫았던 로자(율리야의 엄마)가 묻는다. “당신은, 도 대체 누구입니까.” 나는 당신에게 당신을 부를 말조차 빼앗겨버렸다고. 연해 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약속을 해주던 응수가 떠나자 율리야는 돌아갈 수 없을까봐 불안해한다. 로자는 자식들을 남편이 있는 사할린에 보내려하지 만, 사할린에 있던 조선인들마저 모두 실려왔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러나 로자는 웃는다. 비로소 자유로워졌다고. 이제 우린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율리 야는 이해할 수 없는 엄마를 보며, 언덕(쿠르간) 위로 뛰어올라간다.
(B) - 뒤늦게 카자흐스탄 쿠르간에서 신라 왕족의 흔적을 찾는 연구팀에 합 류하게 된 남소영. 오로지 유물을 찾는 데만 집중하는 냉정한 성격의 남소영 은 캐나다 엄마에게서 남소영의 친엄마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지만 일 핑계를 대며 연락을 끊는다. 남소영은 프로젝트를 주도했지만 돌연 세상을 떠나버린 한박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평소 고려인에 관심이 있었고, 매사 열정적 이었다던 한박사를 모든 사람들이 칭송하지만, 남소영은 관심이 없다. 남소영 은 친엄마를 만나고 오길 바란다는 몸이 급격히 안 좋아진 엄마의 소식에도, 그 순간 발견한 쿠르간 안의 유골에만 집중한다. 남소영은 꿈에서 신라 왕족 처럼 보이는 여자를 만나고, 그게 그 유골의 주인일 거라 확신한다. 유골을 검사하던 도중, 임산부 류정주가 쓰러진다. 그러나 결과에만 관심 있는 남소 영을 사람들은 외면한다. 결과지에는 그 유골이 1930년대 그곳에 정착한 고려 인들의 것이라는 사실이 써있다. 남소영은 꿈에서 다시 여자를 만난다. 그 여 자가 한박사일 거라는 얘길 들은 남소영은, 한박사에게 따지다가, 계속 핑계를 찾아 헤매며 캐나다로 돌아가지 않는 자신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한박사 에게 묻는다. “누구예요?” …류정주가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고, 남소영은 그 빈자리에 스카웃 제의를 받는다. 그러나 남소영은 가지 않겠다고 한다. 한 참을 헤맨 남소영은 다시 쿠르간에 찾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 무덤 안으로 몸 을 뉘인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만난다. 율리야와 남소영. 만날 수 없는 시간, 만날 수 없는 장소에서 두 사람은 분명히 만난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소연
극작가. 발표작으로 <마트료시카>, <43kg만큼의 상아>, <어제의 당신이 나를 가로지를 때>, <그들은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기 위해> , <희곡상을 위한 희곡쓰기>, <괄호가 괄호와 괄호 사이 괄호가 될 수 있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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