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단편소설선 02 소낙비
2013년 08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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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55920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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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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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에 쓴 단편소설로 193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1등에 당선된 작품이다. 가난한 현실 속에서 비리의 구렁으로 떨어지는 농촌사회의 현실적 모순과 도착된 인간상을 도박에 미친 농부를 소재로 풍자했다.
가난한 농군인 춘호는 열아홉 살 된 아내와 견디기 어려운 산골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며칠 째 잠을 못 이루며 산골을 아예 빠져나가 서울로 가려고 하고 있다. 그러자면 2원이 필요하다. 아내를 시켜 주선해보지만, 그녀는 속수무책이다. 춘호는 아내를 습관처럼 두들겨팼고, 견디다 못해 그녀는 돈을 구하기 위해 뛰쳐나간다. 그녀는 마을의 무자이며 호색한인 이주사와 정을 통한 댓가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쇠돌엄마를 찾아간다. 그때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고, 이주사가 쇠돌네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녀는 밖에서 기다리며 생각하다 이주사 혼자 있을 쇠돌네집으로 용기를 내어 들어간다. 이주사와 그녀는 한 시간쯤 뒤 다음날 2원을 받기로 하고 헤어진다. 이튿날 춘호는 아내를 곱게 단장시켜 이주사에게로 보낸다. 서울로 가기 위해 또 노름 밑천으로 필요한 2원을 고이 받을 것을 기대하면서....
돈에 대한 탐욕과 가난 때문에 아내에게 매춘행위를 사주하거나 아내를 매매하는 것은 김유정의 작품에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춘호처럼 돈에 대한 허망한 탐욕에 이끌린 남자들은 아내를 가축이나 물건으로 취급하거나 성(性)을 생계수단으로 이해가고 하등의 도덕적인 수치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만큼 돈은 도덕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돈만 소유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단순한 인물들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표층적인 사실에 잠재된 적빈에 대한 철저한 인식의 투영을 간과해 버릴 수는 없다. 가진 것이라고는 알몸뚱이밖에 없기에 굶주림과 가난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 그 길밖에 없음을 암시하고 있다. 극도의 가난 속에서 윤리나 도덕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식민지 농천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인한 빈곤을 반어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품해설
지은이 김유정
작가정보
지은이 김유정(1908.01.18~1937.03.29)
소설작가.
강원도 춘천 출생.
아명은 멱설이.
***김유정의 출생: 김유정의 출생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실레마을)로 알려져 있는 이곳은 김유정의 선대 집안이 몇 대에 걸쳐 터를 잡고 살아온 곳이기도 하다. 흔히 김유정의 출생지를 춘천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김유정의 셋째 누나였던 김유경은 김유정의 출생지가 서울 진골(지금의 종로구 운니동)이었다고 증언하고 있으며, 현재 실레마을의 주민들 가운데 김유정이 춘천에서 태어났음을 증언하는 사람은 없다. 전상국은 대대로 춘천의 실레마을에서 터를 잡고 살았던 김유정의 선대가 춘천 의병이 잇따라 봉기하던 구한말 한일합방을 앞둔 뒤숭숭한 세상에서 신상에 어떤 위협을 느끼고 서울에 집을 마련하여 식솔들을 그곳으로 이주시켰고 김유정도 이 무렵에 태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다(혹은 일본의 재산 몰수를 피하기 위해서였다고도 한다). 한편 김유정 본인은 자신의 고향을 춘천으로 생각하여 <오월의 산골작이>라는 수필에서 "나의 고향은 저 강원도 산골이다. 춘천읍에서 한 20리 가량 산을 끼고 꼬불꼬불 돌아 들어가면 내닷는 조고마한 마을이다. 앞뒤 좌우에 굵찍굵찍한 산들이 빽 둘러섰고 그 속에 묻친 안윽한 마을이다. 그 산에 묻친 모양이 마치 옴푹한 떡시루 같아 하야 동명을 실레라 부른다. (...중략...) 주위가 이렇게 시적이니만치 그들의 생활도 어데인가 시적이다. 어수룩하고 꾸물꾸물 일만하는 그들을 대하면 마치 딴 세상 사람을 보는 듯하다."고 적고 있다.
***김유정의 작품세계: 김유정의 소설은 인간에 대한 훈훈한 사랑을 예술적으로 재미나게 다루고 있다. 많은 사람을 한 끈에 꿸 수 있는 사랑, 그들의 마음과 마음을 서로 따뜻하게 이어주는 사랑을 우리의 전통적인 민중예술의 솜씨로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민중에 대한 사랑에 뿌리를 둔 민중적 성격의 문학이라고 해서, 그의 작품들이 한갓 통속적 흥미나 저급한 희극성에 매달려 있는 것은 아니다. 김유정의 소설들은 흔히 인물들의 어리석음이나 무지함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일면에서 그것은 바로 그들 자신의 가난하고 비참한 실제 삶과 이어져 진한 슬픔을 배어나게 하는, 말하자면 해학과 비애를 동반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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