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흔을 넘어

여해름 지음

조은세상 2011년 04월 1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연은교. 예나 지금이나 그다지 달라진 게 없군.
난 이곳에 서서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렸던 거 같아. ……그래, 맞아. 큰도련님. 류하신. 난 그분을 기다렸어. 언젠가 한 번은 찾아와 주시겠지 하고.

‘있지, 큰도련님께서 이혼을 하셨대……. 난 참 나빠.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너무 아프면서도……그러면서도…….’
모른 척했지만 제 스스로 이미 해답을 알고 있었다.
그를 향한 신앙과도 같은 사랑. 가당치도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버릴 수 없는 마음. 아무도 모르게 꽁꽁 감추느라 갑갑하기만 한 심정.
“여기까지 어쩐 일이세요?”
“추울 텐데, 웃옷도 안 걸치고 나와 있는 거야?”
하신은 말에서 내리며 아침바람보다 쌀쌀한 눈빛으로 그녀를 마주했다. 은교는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그다지 춥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는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를 바라봤다. 그녀가 그의 모습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근데 정말 어쩐 일이세요?”
“네 눈에, 지금의 난 어떻게 비치지? 하긴, 어린 날의 마음이 지금까지 존재할 순 없겠지. 어린 애들의 마음은 들쑥날쑥하기 마련이니까. 또 나보단 하윤이 놈을 더 좋아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일 테고.”
하신은 한쪽 눈매를 슬며시 경련했다. 제 스스로 인정을 해야 하는 말들이 따가운 나머지 불편한 입김을 쏟으며 그녀의 목덜미를 강하게 그러쥐었다.
“다시 물을 테니, 이번엔 대답해.”
“…….”

목차

프롤로그

1. 재회

2. 상흔

3. 외출

4.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밤

5. 감정의 파노라마

6. 햇살이 따사로운 뒤뜰

7. 작은 바위섬을 집어삼키는 파도

8. 손님

9. 달콤한 꿈

10. 종잡을 수 없는 하늘

11. 뿌연 안개 같은 시간

12. 얼굴이 다른 사랑

13. 만만치 않은 상대

14. 그녀의 결정

15. 잠시의 헤어짐

16. 한 달만의 재회

17. 편지

18. 귀향

에필로그

작가정보

저자(글) 여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