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2017년 01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16년 09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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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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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말들 속에서 상처받는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실전 매뉴얼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의 저자 이민경의 두 번째 책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혼자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막막해하는 페미니스트를 위한 두 번째 실용서다. 역사교과서에서 지워진 여성의 계보를 찾아가는 워크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외로이 점으로서 존재하던 우리를 선으로 연결해 함께 나아갈 용기를 심어줄 것이다.
1 사회는 흐른다
2 우리는 모두 모른다
3 작은 승리를 기억하라
4 기념하지 않으면 잊힌다
5 기념하면 잊히지 않는다
6 우리는 이제 막 변했다
7 물론, 무언가는 그대로다
8 작은 승리를 기념하라
맺음말
주
참고문헌
편집 후기
지난 시대의 가부장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똑같은 말을 하면서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조상을 닮았다는 말에 발끈한다. “그것과 이것이 같으냐?”, “과거에는 차별이 있었지만 나는 상식적인 얘길 하는 거다.” 뻔한 주장이다. 그러나 그 상식은 누가 만들었는가? (…) 나는 불청객 취급을 받으며 외롭고 공허하게 외치다가 어느 결엔가 묻혀버렸을 내 조상의 목소리를 찾아 헤맨다. 나와 닮은 얼굴을 한 그들이 원했을, 여전히 한탄스럽지만 제법 나아진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고 자신의 후세에게 금세 부정당할 이는 결국 누구인가? 7장 ‘물론, 무언가는 그대로다’ 中
여태까지 어쩔 줄 모르거나 엮이고 싶지 않거나 배워온 대로 피하고 견뎌왔던 혐오에 드디어 정면으로 맞섰다. 죽음이 기생한 혐오가 불어나려는 찰나를 목격하면, 즉시 뛰어들어 가로막았다. 나 혼자였다면 또 주저했겠지만 다행히 수많은 이가 함께했기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 싸울 수 있었다. 커다랗지만 보이지 않았던 여성혐오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는 데 드디어 성공했다고 말할 만큼, 충분히 소란스러운 싸움이었다. 처음으로 목격한 실체에 처음으로 함께 맞선 이 사건은 비록 절망과 슬픔으로 시작했으나 승리와 연대의 경험으로 남았다. ‘이겼다’고 무언가를 정확히 내보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이번만큼은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물러서지 않았다. 8장 ‘강남역 살인 사건’ 中
바람에 쉬이 흩어지는 모래알로 성을 쌓는다. 드디어 성이 되었다 싶었는데 파도가 치니 곧 허물어진다. 애써 쌓은 우리의 성은 이제 흔적이 없다. 이 책은 그 모래성을 복원하는 작업이다. 새로 쌓는 모래성이 또 한 번의 파도에 자취를 감추기 전에, 우리에게도 단단히 쌓은 모래성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일이다. 8장 ‘작은 승리를 기념하라’ 中
지금 내가 느끼는 차별 그리고 우리의 삶은
과거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가까운 과거, 이 땅의 페미니스트들의 외로운 투쟁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성취는 너무도 쉽게 지워졌다.
지금의 여성혐오와 싸우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누구의 승리를 딛고 서 있을까?
“나는 치열하게 싸웠다. 후대 사람들이 가부장제의 폐해에서 벗어나 웃으며 살 수 있다면 참 감사한 일이다.” ―고은광순(한의사,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 대표)
“똑같은 사람인데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딸을, 어머니를, 아내를, 처가를 업신여기고 차별하는 사회의 부당한 법과 제도와 구조를 향해서, 또는 낡은 전통을 향해서 고발하고 반항하고 항변했다.” ―이태영(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
“나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원치 않으며 자유로운 인간이 되기를 원한다.” ―김명순(최초의 여성 근대소설가)
“내 몸이 불꽃으로 타올라 한 줌 재가 될지언정 언젠가 먼 훗날 나의 피와 외침이 이 땅에 뿌려져 우리 후손 여성들은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면서 내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나혜석(화가, 저술가)
“종래에는 계집은 아무 사람다운 값이 없이 살아오지 아니하였습니까. 수레 두 바퀴와 같은 남녀의 관계가 종래와 현재에는 한쪽으로 기울어졌으니까 이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 곧 여자 교육의 필요로 생각합니다.” ―차미리사(교육활동가)
“전복을 따기 위해 숨을 멈추고 물질하는 것과 같이 조금만 참으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 ―김옥련(제주잠녀항쟁으로 투옥된 해녀)
잊혀버린 승리를 기념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기 위한 첫걸음
지금 우리를 위한 하나뿐인 페미니즘 워크북!
[책소개]
최근 페미니즘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이슈고, 젠더 감수성이 비로소 시대의 교양으로 발돋움하려 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많은 이가 사회 속 성차별을 더 이상 웃어넘기지 않기로, 직시하고 싸워나가기로 마음을 다졌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할까? 성차별과 여성혐오는 각종 사회집단과 미디어 속에 공기처럼 들어차 있고, 여기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너무도 간단히 묻혀버린다. 페미니즘에 대한 말과 관심이 아무리 확산한들, 페미니스트 개인은 소속된 집단에서, 일상에서, 대중문화 속에서 여전히 외롭다.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무지한 말들 속에서 상처받는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실전 매뉴얼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입트페)의 저자 이민경의 두 번째 책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외롭지 않은 페미니즘』(외않페)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혼자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막막해하는 페미니스트를 위한 두 번째 실용서다. 역사교과서에서 지워진 여성의 계보를 찾아가는 워크북으로 구성된 이 책은, 외로이 점으로서 존재하던 우리를 선으로 연결해 함께 나아갈 용기를 심어줄 것이다.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단지 알지 못할 뿐.
여성들은 예로부터 계보에서 지워진 존재다. 가족들의 이름 사이 공백 속에서 자라고, 시집가면 출가외인, 2005년 호주제 폐지 이전까지는 남성 주인을 두지 않고는 법적으로 존재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그런 여성들에게도 계보란 것이 존재한다. 단지 우리가 알지 못할 뿐.
성차별은 과거에 비해 점차 나아지고 있다. 여성의 삶을 지금과 같게 만든 것은 과거 수많은 여성의 목소리와 운동이었다. 지금 우리의 존재는 그들의 승리에 빚지고 있다. 이것이 여성의 계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 계보를 알지 못하는가?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생애 첫 페미니즘 문제집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꾸역꾸역 습득한 여러 지식, 역사적 사건들의 이름 가운데 여권 신장 투쟁은 없었다. 여러 독립투사와 민주화운동 열사의 이름을 알고 있는 이라도 이 책에서 만나게 될 인물과 사건의 낯섦에는 놀랄 것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데서 시작해, 그 지워진 계보를 복원한 뒤 독자 본인이 경험한 승리를 자신의 말로 기록해보는 것으로 끝난다. 본문에는 간간이 독자의 경험이나 상상력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과, 정답이 있는 문제들이 함께 나온다.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를 함께 깨달아가면서 ‘계보 찾기’에 동참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수십 년 전의 우리나라, 혹은 다른 나라 여성들의 잊혀버린 성취를 복기하는 과정에서 외로운 싸움처럼 보이는 개개인의 투쟁은 종횡으로 펼쳐진 넓은 선으로 이어진다. 독자는 저 먼 나라, 전혀 다른 시대의 여성들이 지금 시대의 차별에 맞서는 우리와 놀랍도록 비슷한 억압을 겪어왔음을, 비슷한 방식으로 연대했음을 체험적으로 느끼면서 책을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우리의 작은 승리를 기념하라
책에서 보여주듯, 여성의 성취는 쉽게 잊혔고, 격하되었고, 무시당했다. 그러나 투쟁과 그에 따른 승리는 계속 있어왔고, 지금의 열기 또한 그 연장선상에 놓일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이미 경험하고 있는 이 성취가, “누군가 우연히 발견하거나 애써 찾아내야만 하는 흔적으로 축소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갈급한 이들만이 찾아내고야 마는 구석자리에 방치된 먼지 쌓인 역사가 아닌, 원한 적 없는 이들도 중간고사에 나온다는 이유로 꾸역꾸역 외워야만 하는 역사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이다. 잊히지 않기 위해서는 기념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의 작은 승리를 충분히 서로 이야기하고, 되새기고, 기념하자. 그것은 훗날 돌아보면 제대로 선으로 이어져 있을 테니.
“여성들의 움직임은 언제나 새롭고 낯설고 당황스럽게 받아들여졌지만, 근본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러 계승하지 않았어도 자연스럽게 이전의 움직임을 닮아 있었다. 여성은 여성으로서 자신의 계보를 알지 못한 채로도 끊임없이 움직였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우연한 듯 반복되는 우리의 원형을 찾았다. 마치 단 한 번뿐인 듯 계속 이어지는 것, 이것이 우리의 움직임이었다.” ―본문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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